하얀 약속
전정현
목련이 또 왔다
먼 기억 따라서
물방울원피스가 사뿐사뿐 걸어서 온다
가지 못한 편지로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얼룩진 무늬는
세월의 흔적에 옅은 그림이 되었다
목련이 피고 져도
참새처럼 나뭇가지에
숨겨둔 꿈 버리지 못하겠지
산모퉁이 돌아서 눈감으면
백 년의 미소 머금은
너의 소실점이고 싶다ㆍ
*참 좋은 인연들이 많았다
돈을 주고는 살수없는 추억들
ᆢ봄이 왔다
몽우리진 목련도 곧 활짝피겠지
피고
져도
또, 피고
행복했던 산우들 보고 싶다
힘던 줄 모르고
이산 저산 구석구석 찿던ᆢ
세월은 흐르고
그들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ᆢ
그러나 목련은 올해도 필 것이다
흘러간 시간속에 숨은 미소
산모퉁이 돌면 반겨주려는지
ᆢ
꽃비늘이 떨어지는 화려한 봄
모두들 행복하였으면,
퇴고
하얀 약속
전정현
목련이 피었다
닿지 않은 연으로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얼룩진 무늬는
세월의 상흔이었다
목련이 피고 져도
참새처럼 나뭇가지에
숨겨둔 꿈은 사라지지 않았어
산모퉁이 돌아서 눈감으면
백 년의 미소를 머금은 얼굴이
생각나서 기도하고 싶어
먼 기억 따라서
파란 물방울 원피스입고 사뿐사뿐 걸어서 온다면,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깊고 향기로운 커피를 그대와 마시고
싶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