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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방 구만산행 계획에 따라 '가라마을 → 구만암 → 우측 들머리 → 주 능선 → 봉의저수지 갈림길 → 억산 갈림길 → 구만산 → 전망 바위 → 구만폭포 → 너덜 지대 → 약물탕 → 구만굴 왕복 → 구만암 → 가라마을 원점회귀'의 10km 구간을 5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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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산[九萬山]
높이: 785m
위치: 경남 밀양시 산내면
육화산(六花山, 647.9m)과 구만산(九萬山, 785m)은 부산 사람들뿐만 아니라 울산 마산 대구 등지에서도 많이 찾는 산이다. 행정구역상 육화산은 경북 청도군 청도읍, 구만산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 속한다.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의 주 산행코스는 경북 청도군 청도읍 내리 안내동에서 육화산 정상을 거쳐 구만산으로 가다 통소계곡으로 하산하기도 하고 거꾸로 산행하기도 한다. 이 두 산을 종주하더라도 거의 육화산에서 구만산 정상을 거쳐 봉의저수지로 하산한다. 육화산 정상(지도상 번)에는 표지판이 없다.
진달래 터널과 진달래 군락지가 이어지고 통소계곡이 있다. 여름엔 통소계곡으로 올라와 구만산 정상을 거쳐 봉의저수지로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구만산 정상에서 보면 왼편으로 억산, 운문산, 지룡산, 용당산이 보인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8월 네 번째 목요일인 22일에는 안내산악회 목요방에서 진행하는 밀양 구만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구만산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산하' 인기 300 산 서열 136위에 있는 산으로 2021년 8월 당시 열심히 다니고 있던 인기 100 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내리 200까지 하기로 하고, 목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산이다. 와중에 산림청 숨은 명산 중 하나라는 것도 알았다. 특히, 산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앞선 산꾼의 산행기를 보다가, 여름 계곡 산행으로 많이 찾는다는 걸 확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름에 다녀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 산행은 무리라는 생각과 당장 천고지, 백두대간 연결과 그 외 100 산에 집중하느라, 잊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3월 천고지 산행의 하나로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에서 진행하는 함화산행을 검토하다가 그 산행의 D 코스로 구만산행이 있는 걸 보고 어디서 본 듯한 산이라고만 생각하고 지나쳤다[산행기].
그러다, 2024년 3월 3일 천고지 함화산행 중, 함화산 들머리 도착 이전 구만산행 들머리에서 네 명의 산꾼이 내리는 걸 보고, ‘구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궁금해졌다. 해서 귀가 후 검색을 통해 산행계획까지 세웠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다른 산행으로 일정이 빡빡하고, 산악회가 찾는 산이라는 걸 안 이상 무리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 다시 잊고 있다가, 2024년 6월 10일 여느 날처럼 목요방 8월 22일 목요일 산행을 확인하다가 구만산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해, 이번에 가게 됐다. 지난 3월 3일 오르지 못한 억산과 묶어서 달리고 싶지만, 코스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아 포기했다. 어쨌든 이번 산행 또한 여름 계곡 산행 중 하나라, 아큐아 슈즈에, 다른 준비도 간단하게 할 예정이다. 그런데, 8월 18일 일요일, 산행 닷새 전 주왕산 주봉에 오르기 위해 산악회 버스를 타고 청송으로 가던 중 잠도 안 오고 심심해 안내산악회 게시판을 뒤적이다가, 28인승 버스의 대기자까지 있던, 구만산행이 여섯 자리가 빈 걸 발견했다. 말인즉 취소자가 속출했다!
2018년 처음 안내산악회를 이용한 이후 적으면 일주일 한 번, 많으면 일주일 세 번까지 이용하는 안내산악회 산행에서 대기자까지 있던 산행이 취소자가 속출해 빈자리가 발생하는 건 기상, 즉 당일 목적지 산의 날씨가 좋지 않아 서가 거의 99.9%다! 구체적으로 비다! 설중산행(雪中山行)을 즐기는 등산객은 많지만, 우중산행(雨中山行)을 즐기는 등산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쨌든 기상청 산악날씨 사흘 예보가 나오기 전이라, 대략적인 정보만 나오는 중기예보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비다! 그리고 구만산이 있는 밀양 지역 날씨 또한 같다. 사실 어쩔 수 없어 하는 우중산행은 즐기나, 예고된 우중산행은 피하는 인간이라, 취소에 따른 불이익까지 감수하며 취소하는 산꾼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폭염 아래, 배가 터지도록 더위를 먹어가며 산에 오른 덕분에 은근히 소나기가 내리기를 바라던 중이었다. 해서 비 소식을 듣자마자, 폭우를 맞으며 능선과 계곡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취소자를 만든 중기예보의 그 비는 태풍의 종다리의 영향으로, 태풍의 경로인 서해안과 가까운 지역은 종일 폭우가 내리나, 먼 지역은 소량의 비가 몇 시간만 내린다는 단기예보다. 역시 경로에서 멀리 떨어진 운문산 또한 10시부터 21시까지 산행 중 더위를 식혀줄 정도인 1mm/h 내린다는 예보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취소자가 늘어나더니, 산행 하루 전인 수요일 오전에는 열세 자리가 비어, 안내산악회에서 산행 자체를 연기할 수도 있다. 우천을 이유로 취소자가 속출해 어느 선을 넘을 때는 산행 자체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연기하는 건 비를 이유로 한 취소는 20%의 추가 페널티를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페널티로 버스의 비용을 충당하니, 당하는 산꾼은 기분 더럽지만, 내가 사장이라도 그 비슷한 정책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추측건대 성원은 고정된 기준이 없고, 손익분기점에 좌우되는 듯하다. 그럼, 그동안 성원이라 생각했던 숫자가 오락가락했던 것도 이해가 된다. 어쨌든 성원 기준이 없으니 진행할지, 연기 또는 취소할지는 수요일 오후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 고로 신청자는 안내산악회의 처분에 따라야 해, 최악의 기다림이다.
일단 정상 진행을 전제로 산행을 준비한다. 우중산행이라, 당연히 아큐아 슈즈에, 우산을 가져가고, 바람이 4㎧~5㎧라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될 확률이 높지만, 옷을 빨아서 입어봐야 마를 상황이 아니라, 평소 들고만 다니던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사실 저체온증에 대비해 들고 다니는 거지, 땀을 많이 흘려 갈아입을 용도가 아니다! 그리고 우중산행이라고 쫄쫄 굶다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때 딱 맞는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김밥을 사당역 내 가게에서 사 간다. 물론 목요방 특징인 하산주 시간에 이슬이를 반주로 늦은 점심도 먹는다. 다만, 비가 내리는 걸 뻔히 알면서 계곡산행을 강행하는 건 기름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아, 인솔 대장이 산행지를 변경할 수도 있다. 그나마 비가 적게 내리는 곳은 동해에 가까운 강원도 영동과 경북이라, 그 지역의 산일 확률이 높으나, 지난 3월 창원 인성산 대신, 고성 운봉산을 다녀오는 것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말인즉 산행지를 바꿀 거라면 비슷한 수준의 산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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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먼 산이 아니면, 사당역 기준 7시 출발을 원칙으로 하는 목요방 산행이라, 5시 알람에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새 변동 사항을 확인했다. 일단 신청자나 산행 계획은 변함이 없어, 28인승 버스에 인솔 대장 포함 15명이 출발한다. 고로 붙어 있는 좌석은 한 사람이 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어, 오히려 3열의 단독 석보다 더 좋은 환경이 됐다. 해서 나도 평소 로열석으로 불리는 12번 좌석에서 두 자리가 빈, 11번 좌석으로 옮겼다. 그리고 구만산의 당일 예보는 어제 기상청 산악날씨 운문산 단기 예보와 다른 건 별 차이가 없으나,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각이 10시에서 12시로 두 시간 밀렸다. 초미세먼지는 '자료 없음'이고, 미세먼지는 '좋음'이라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만 아니라면 조망은 좋을 듯하나, 난 계속된 폭염으로 쌓이고 쌓인 더위를 깨끗이 씻어 낼 폭우를 원한다.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5시 45분경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어제만 해도 새벽부터 내리 비라는 예보와는 달리, 비는 내릴 기미가 전혀 없다.
비 소식에 양말까지 벗고, 아큐아 슈즈만 신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날 종일 양말을 신지 않았다. 말인즉 맨발에 아큐아 슈즈만 신고 구만산을 달렸다. 덕분에 계곡을 만나면 망설임 없이 뛰어들 수 있어 좋았다. 그 차림으로, 구산역으로 가 신내행 열차를 타고, 삼각지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 6시 43분경 사당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위로 올라가 개찰구를 통과하며, 즉석 빵집에 김밥이 있는지 확인했다. 있어, 바로 그 가게로 가 야채김밥 한 줄을 사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가 산악회 버스가 대기 중인 공영주차장으로 갔다. 애초 대여섯 대가 출발하는 목요일이나, 비 소식에 취소자가 속출해 예정대로 출발하는 버스는 3대에 불과해, 한가한 주차장 사각지대에 정차한 버스로 가, 옆자리가 비어 배낭을 짊어진 채 차에 올랐다. 그러자, 지난주 목요방 산행이 백두대간 응복산이라, 참여하지 않아, 배낭 분실 후 처음 만나는 목요방 산꾼들이 새 배낭에 관심을 보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배낭을 옆자리 아래에 내려놓은 후, 거기서 슬링백과 물가방을 꺼내, 앞자리 손잡이에 거는 거로 사실상의 산행 준비를 마쳤다. 들머리에서 두 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산악회 버스에 내리면 된다. 이후 사당에서 타야 할 승객이 다 탄 걸 확인한 버스는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는 걸 보고 잠이 들어 깨어보니, 최근에 자주 방문하는 구병산 조망처, 화서휴게소다. 딱히 급한 건 아니나, 목이 말라 물을 마시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스트레칭하며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본 후 식당에 들러 물을 마셨다. 그리고 버스로 돌아가며 보니, 왼쪽으로 정상이 구름에 가린 구병산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문명의 이기가 함께 찍힌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휴게소 끝으로 가 다시 찍었다. 이후 버스로 돌아가, 출발을 기다리며, 음악 감상하며 책을 봤다. 그리고 20분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고 인솔 대장이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얘기를 시작해 패드로 산악회 사이트로 들어가 지도를 보며 얘기를 들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거와 크게 다른 건 없다. 다만, 정상까지 600m 이상 고도를 높여야 하는 산행이라, 쉽지 않은 걸라는 얘기를 듣자, 들머리의 고도가 내가 아는 것과 달라, 약간 당황했다. 물론 지난 3월 함화산행 기록을 찾아보면 되나, 그런다고 갑자기 들머리가 높아지거나, 구만산 정상이 낮아지는 일은 없어, 쓸데없는 짓은 안 했다. 사실 며칠 전이라면 찾아보겠지만, 더위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만사가 귀찮다. 그리고 언제 비가 내리는지 수시로 기상청 사이트를 확인해, 모두에게 알려줬다. 결론 비가 안 내릴 수도 있다는 거다. 해서, 기상청 예보를 확인했다. 9시 43분 현재, 새벽에 본 것과 같다. 그러자, 그걸 보지 말고, 구름의 움직임을 보란다. 응, 그것도 볼 수 있나? 난 걸리적거린다고 없애 버린 '날씨지도 펼치기'를 누른 후 확장하자 기상레이더의 구름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말인즉 두 시간 동안 10분 단위로 비구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고로 두 시간 내의 강수 예측은 가장 정확하다. 앞으로 이걸 애용할 생각이다. 물론 두 시간 후는 그때 또 확인!
신세계를 맛본 설명이 끝나고, 목요방에서 가장 중요한 하산주 식당에 관해 얘기를 시작했다. 메뉴는 세 가지로, 돈가스, 곤약야채비빔밥, 곤약메밀국수! 사실 산행 전 안주로 뭐가 적당할지 확인하기 위해 하산주 식당으로 선택된 '마중'의 메뉴를 검색했다. 그런데, 식사 종류 외에는 보이지 않아, 약간 당황했으나, 다른 식당과는 다르게 차림표 자체 사진이 없어, 식당에 도착해 차림표를 보고 주문하려고 했다. 인솔 대장 또한 나와 생각이 같은지 비슷한 말을 한다. 혹시 안주가 따로 없으면, 따로 돈가스를 주문해, 그걸 안주할 생각도 있었다. 해서 일단 식사로 3가지 메뉴에 대해 주문을 받아, 곤약야채비빔밥을 선택했다. 이후 실내등이 꺼지고 취침 상황으로 돌입한 후, 휴게소까지 오는 동안 충분히 자,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보며, 가끔 창밖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했다. 화서를 떠날 때만 해도, 금방 도착할 거 같더니, 11시간 넘은 11시 7분에 들머리에 도착했다. 고로 마감은 6시 10분이다. 물론 도착 직전 벗고 있던 아큐아 슈즈를 신고, 슬링백과 물가방을 크로스로 메는 거로 산행 준비를 끝낸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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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먼저 앱을 기동하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구만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는 보이지 않고, 벌써 저만큼 앞서가는 일행만 보인다.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두 앱의 지도로 들머리인 가라마을의 고도를 확인했다. 109m~140m, 구만산이 785m니, 고도차는 645m~676m 정도로, 대장이 코스 설명 때 언급한 것과 같다. 그런데, 고도를 확인할 때만 해도 구만산의 높이를 900m 내외로 알고 있어, 들머리가 생각보다 낮아, 올려야 할 높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요즘 들어 실제 정상의 높이보다, 더 높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정상에 오른 후 또는 정상 직전 지도를 통해 높이를 확인하고 당황하는 일이 많다. 물론 올려야 할 높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낮아, 기쁜 것도 있다. 어쨌든 그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산행 전 코스 검토 때, 주변 산도 같이 확인하는데,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가 뇌리에 박히고, 산행 때는 그 높이만 기억에 남아 있어, 오늘 올라야 할 산의 높이로 착각하는 듯했다.
올려야 할 높이를 확인하고,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임도인지 마을 도로인지 헷갈리는 포장도로로 위로 갔다. 가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유심히 살폈는데, 능선 곳곳이 거대한 바위다. 저 능선을 따라 달리는 것도 재미가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당연히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산행 중 지도를 검토하다가 그 능선이 ‘운문지맥’이라는 걸 알았다. 세 번째 사진의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기준으로 왼쪽은 운문지맥, 오른쪽은 구만산 주 능선이다. 그리고 가운데 오른쪽으로 경사진 녹색 중간에 보이는 바위에 구만굴이 있다. 물론 도로를 따라 들머리를 향해 갈 때는 그 사실을 모르고, 두 능선 사이의 계곡이 생각보다 협소하게 보여 기록으로 남겼다. 그렇게 기록도 남기며, 위로 올라가, 11시 16분 구만산행의 주요 이정표 중 하나인 구만산장 입구를 지났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자, 포장도로가 흙길로 바뀌고 저 앞에 철책 문도 보이는 게 여기서부터 임도인 듯했다.
활짝 열린 철책 문을 통과하자 왼쪽으로 구만산 등산 안내도가 있어, 잠깐 살펴봤다. 참 단순한 코스의 산으로 들머리는 현 위치, 즉 구만암과 봉의저수지가 있는 인곡마을 둘이다. 물론 운문지맥을 따라오다가 구만산으로 빠져도 되나, 그 방향 입구를 구만산 들머리로 볼 수는 없다! 그리고 구만암을 기점으로 하는 환 중주의 도상 거리는 7.9km에 불과했다. 그 안내문에서 10여 미터를 가면, 갈림길로 포장된 직진은 사유지로, 왼쪽 흙길이 임도이자 등산로다. 당연히 흙길로 30여 미터를 가니, 구만암으로 오른쪽에 다시 안내도, 왼쪽에는 이정표가 있다. 여기 또한 갈림길로 직진은 구만계곡, 오른쪽이 주 능선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다. 물로 환 종주라 어디로 가든 상관없으나, 불볕더위에 산행 중 흘린 땀을 시원한 계곡에서 씻으려면, 능선으로 올라, 계곡으로 하산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정표와 갈림길이 잘 보이지 않아, 인솔 대장을 비롯해 선두가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못 보고 직진하자, 뒤에서 따라가던 선두 조 중 한 명이 대장을 불러, 바로잡기도 했다. 그리고 갈림길 직전 오른쪽에는 ‘등산로 정비공사’ 안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한국 산에서 등산로 정비공사 안내문을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니라, 그러려니 하고 당연히 오른쪽 등산로로 위로 조금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입산통제'를 알리는 노란 간판이 서 있다. 통제 이유는 아래 플래카드에 있는 등산로 정비! 국립공원이나, 많은 산에서 등산로 정비를 이유로 우회로 안내하는 건 봤지만, 통제하는 건 본 적이 없는 듯한데, 밀양시장은 입장료 20만 원을 받고 있다. 밀양이 여러 사건으로 상태가 나쁘다더니 세수가 부족한 듯하다. 그런데, 세금을 들여 등산로 정비는 어떻게 하는 거지? 어쨌든 입장료가 아까운 산꾼은 구만계곡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 그걸 보며 몇 마디 농담을 나누고 위로 가자 갑판 계단이고, 생각보다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 있다. 처음에는 깨닫지 못했는데, 비록 잘 정비된 등산로이지만, 두발짐승은 쉽게 오를 수 없는 급경사에 만든 등산로라, 당연히 갈지를 그리며 능선으로 향한다. 그런데, 기 선두가 소란스러운 게, 앞에 무언가 있는 듯해 동영상을 찍으며 접근했다. 다른 게 아니라 마치 짐승의 콧구멍처럼 반대편 바위에 보이는 커다란 두 개의 구멍이다. 인솔 대장이 얘기한 인공석굴인 ‘구만굴’이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다들 그걸 사진에 담는 중이다.
산행 전 코스를 검토하다가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거로 보이는 구만굴을 보고, 만약 왕복이라면 다녀올지 말지 고민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왕복 거리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인솔 대장이 인공석굴이라는 언급하는 바람에 왕복할 생각이 많이 줄었으나, 일단 하산할 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갈기를 그리는 등산로라, 위로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선두의 모습이 아래로는 역시 반대로 가는 후미의 모습을 감상하며, 가끔은 동영상도 촬영하며, 오르는데,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등산로 한편에 앉아 쉬고 있다. 그 둘을 추월하며, 일행 15명 중에 한 쌍의 부구가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봤으나, 없다! 모든 승객을 유심히 보지 않았으니, 보지 못했을 거로 생각하고 계속 갔다. 그런데, 역시 잘 정비된 등산로라도, 바위와 돌길, 너덜은 어쩔 수 없어, 그런 지역은 어쩔 수 없는 오지 산행이다. 그렇게 오르다 능선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55분 선두가 휴식하고 있는 능선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산행 시작한 후 처음 보는 이정표가 있고, 그것에 의하면, 구만산까지 남은 거리는 3.2km다. 그런데, 이정표 옆에는 등산로 폐쇄 안내문도 있다. 그 안내문을 보면, 능선 위에 있던 기본의 등산로를 폐쇄하고, 구만암에서 시작하는 급경사에 등산로를 신설한 거다. 해서 두 앱의 지로로 등산로를 확인했다. 산경표에는 능선 방향 길이 없고, 네이버 지도에는 점선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네이버 지도는 그 점선이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고, 정규 등산로는 여기까지다. 완만한 경사의 능선 위의 등산로를 폐쇄하고 새로운 등산로를 만든 이유가 뭘까? 해서 이 글을 쓰며, 다음 지도도 확인했다. 네이버 지도와 같고, 폐쇄된 등산로의 들머리는 구만산장 입구로, 보통 이런 경우는 산의 주인이 소유권을 강력히 주장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나 좋아 보이는 능선 위의 구 등산로를 보고 그냥 지나칠 인간이 아니라, 그 동산로로, 반대편으로 10여 미터 가봤다. 상태로 봐선 등산로는 폐쇄했지만, 구만산을 잘 아는 지역 산꾼들은 여전히 이 등산로를 애용하는 듯했다. 나 역시 이 길을 알았다면, 당연히 경사가 완만한 이 등산로를 택했을 거다!
폐쇄된 등산로로 갑자기 등산객이 나타날 일도 없고, 우리가 올라온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라, 볼일을 보고 정규 등산로로 돌아오자, 밑에서 쉬고 올라온 등산객이 폐쇄된 등산로로 올라오는 중인지 묻는다. 고로 우리 일행이 아니다. 그게 아니라, 등산로 상태가 궁금해 살펴보고 오는 길이라고 답했다. 어쨌든 대장이 코스 설명에서 언급한 것과는 달리, 일단 주 능선에 올라서자, 비록 작은 기복은 있으나, 정상까지 완만한 능선 위의 등산로고, 그나마 좀 높은 기복은 다 우회 등산로라, 체력적으로 힘든 산행은 아니었다. 오히려 산이 문제가 아니라, 살을 뚫을 듯한 햇살이 사람을 지치게 했다. 그나마 다행은 비는 사라졌으나, 종다리가 남기 바람은 남아, 가끔 부는 강풍이 땀을 날려줘 견딜 만했다. 바람만 놓고 보면 가을이다. 그래도 쏟아지는 땀은 어쩔 수 없어, 수건으로 연신 닦으며 가다가, 도대체 정상이 얼마나 남았나, 가끔 지도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렇게 올라, 12시 6분경 등산로 왼쪽으로 바위가 보이는 게, 전망대로 등산로에서 벗어가 그 바위로 갔다. 예상대로다. 진행 방향과 반대편은 안 보이나, 올라온 방향의 전망대라,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당시는 몰랐지만, 파노라마의 능선이 운문지맥이고, 지맥에서 계곡 방향으로 뻗어 내린 능선 끝 바위에 두 개의 콧구멍도 보인다.
정규 등산로로 돌아와 100여 미터를 올라가니, 다시 왼쪽으로 바위 전망대다. 당연히 그곳으로 가 주변을 둘러봤다. 운문지맥이야 아래에서 본 것과 같아 무시하고, 진행 방향 왼쪽으로 뾰족한 봉우리가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정황상 구만산은 아니다. 하지만, 목요방 코스 계획에 구만산을 제외한 다른 봉우리는 없다. 그럼, 무명봉이라, 일단 정상에서 확인하기로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해, 30여 미터를 가니, 이번에는 오른쪽 울창한 숲 사이로 봉우리가 보여 유심히 살펴봤다. 올해 3월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와 오른 함화산과 운문산으로 뒤의 암봉이 운문산이고, 그 왼쪽으로 뻗어나간 능선이 운문지맥이다[산행기].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2시 18분 아래 전망대에서 본 봉우리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해,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봉우리를 사진에 담았다. 이후 완만한 능선의 숲길을 6분 정도 가니, 능선은 돌과 바위로 바뀌고 그 위의 바뀐 등산로로 가자, 선두가 지르는 고함이 들려, 무언가 있다는 생각에 역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선두를 향해갔다.
왼쪽으로 바위 전망대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고함을 지른 게 아니라, 그 전망대가 바람이 통과하는 바람골로, 종다리가 남기 강풍의 도움으로 땀을 모조리 날리는 중이다. 역시 강풍의 도움으로 땀을 날리며, 운문지맥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그리고 현 위치가 궁금해 두 앱의 지도를 봤다. 아래에서 본 무명봉이 멀지 않았고, 정상은 갈림길로 오른쪽은 구만산의 두 들머리 중 하나인 봉의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다. 물론 네이버 지도의 200m 축척에는 안 보인다. 사실 당시에는 갈림길은 눈에 띄지도 않았고, 다만 장상까지 아직 멀었고, 왼쪽의 능선이 ‘운문지맥’이라는 것만 눈에 들어왔다. 이후 12시 28분경 이번에는 오른쪽이 트인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 오른쪽의 전경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파노라마의 왼쪽이 함화산, 운문산이고, 중앙 가장 높은 봉우리가 가지산이다. 물론 오른쪽 능선은 영남알프스, 아래 보이는 저수지가 봉의저수지다. 일행과 함께 보이는 전면의 봉우리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후 그 전망대를 떠나, 위로 가자, 이번에는 암릉 전망대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결과적인 얘기로, 이번 산행 최고의 전망대에 올랐다.
바로 아래 바위 전망대는 울창한 숲이 조망을 방해했으나, 이 전망대는 방해물이 전혀 없어, 영남알프스와 주변 봉우리를 모조리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올해 3월에 방문한 함화산과 운문산, 그리고 그 옆의 가지산을 제외하고는 어느 봉우리가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모른다. 다만, 높이와 순서에 따라,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이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정체불명의 봉우리도 기록으로 남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해, 12시 39분 도착했다. 그리고 정상에서 이정표를 보고, 이 봉우리가 봉의저수지 갈림길이라는 걸 알았다. 뒤를 따라 도착한 부부가 하는 얘기로 봐선, 그들도 봉의저수지 갈림길이 있는 걸 몰랐던지, 구만암에서 여기까지는 2.5km인데, 봉의저수지는 1.7km에 불과한 짧은 거리라, 그걸 미처 몰랐던 걸 아쉬워했다. 이후 그들을 뒤로하고 갈림길을 떠나, 구만산으로 가던 중 앞을 가로막는 봉우리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자, 정상 직전에서 등산로는 우회해, 잠깐 멈춰 정상 방향을 봤다. 그리고 지맥 산행을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능선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등산로를 따라 우회했다. 이후 정상 아래에서 봉우리의 높이와 위치가 궁금해 두 앱의 지도로 확인했다.
봉의저수지 갈림길이 있던 봉우리까지는 능선 중간중간 바위 전망대가 있는 것과는 달리, 그 이후로는 능선 주위로 울창한 숲이라, 딱히 전망대라 부를 만한 게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갔다. 그나마 숲이 뚫리는 곳으로, 구만산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있어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정체 모를 암봉도 보이는데, 운문지맥에서 구만산 능선으로 분기하는 봉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정상과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 억산 갈림길 봉우리 아래에 도착할 때까지 수시로 구만산과 그 암봉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곤 했다. 12시 54분 다시 이름 모를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는데, 선두는 그 옆으로 난 등산로로 간다. 해서 선두를 부르려고 하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갈림길이 아니라, 역시 봉우리를 피해 우회하는 등산로다. 혹시, 아래에서 본 암봉으로, 위험해서 우회하는 거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리고 1시 정각 울창한 숲 사이로 억산 갈림길 정상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마지막 사진 억산 갈림길 봉우리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가면 구만산 정상이다.
억산 갈림길이 멀지 않아 보이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어, 결국 핸드폰을 꺼내 등산 앱 지도의 등고선으로 남은 거리와 높이를 확인했다. 높이는 20m~30m 정도, 거리는 70m~80m 정도 남아 보여, 그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갔다. 그리고 1시 11분 이정표가 있는 억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 이정표에 의하면 우회전해야 하는, 억산까지는 5.3km, 좌회전해야 하는, 구만산은 0.3km가 남았다. 억산에서 구만산까지 꽤 거리가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정표를 보고 약간 놀랐다. 정확히는 석골교를 들머리로 억산을 거쳐 구만산까지 달리는 게 알고 있던 거보다 짧은 것에 놀랐다. 다음을 위해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기고 무언가 노란 게 보여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했다. 들머리에서 본 등산로 정비로 구만계곡 출입을 통제한다는 경고문이다. 그것도 기록으로 긴 후, 마지막 현 위치를 등산 앱 지도에 기록하고 갈림길을 떠나,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구만산으로 갔다. 그리고 정상이 멀지 않아 보이는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시 17분 선두 두 명이 서로의 인증을 찍어 주고 있는 해발 785m의 정상에 도착했다.
먼저 정상석과 그 옆의 이정표와 등산로 정비로 구만계곡을 통제한다는 플래카드 등을 기록으로 남긴 후 선두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막 도착한 일행의 도움으로 선두 조, 세 명의 단체 인증도 남겼다. 현재 시각 1시 18분 지금까지 점심 전이나, 정상은 속속 도착하는 일행의 인증 장소라 거기서 3m가량 떨어진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물론 난 사당역 즉석 빵집의 틈새 상품인 김밥! 점심도 점심이나, 여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충분히 휴식하고 마지막으로 등산 앱의 지도에 영역표시를 한 다음, 1시 30분경 급경사 돌길의 등산로로 구만계곡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김밥으로 배를 채우기도 했지만, 그 전에 더위를 잔뜩 먹어, 시원한 소나기를 바랐으나, 역시 한국의 기상청이라, 비가 내릴 기미는 안 보여, 소나기를 대신해 계곡의 차가운 물에 풍덩하기 위해 서둘러 구만계곡을 향해 내려갔다. 밀양시장이 입장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당장 죽겠는데, 더운밥 찬밥 가릴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길 건 남겨야 해, 내려가는 중에도 전면에 보이는 봉우리와 능선을 사진에 담았다. 물론 왼쪽 봉우리 아래 병풍바위도 그렇게 내려가던 중 계곡까지 거리가 궁금해 앱으로 확인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산경표에는 구만계곡과 운문지맥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있고, 네이버 지도에는 없지만, 구만산 주 능선 갈림길부터 억산 갈림길까지는 없던 정규 등산로가 억산부터 구만계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걸로 봐선 구만산은 구만계곡 외에는 대접받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리고 등고선으로 보면, 계곡까지 높이는 60m~70m, 거리는 200m~300m 정도 남은 듯했다. 와중에 하산길의 급경사 돌길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다가, 길목 전망대에서 멈춰 운문지맥과 구만산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1시 53분경 급경사를 떠밀리듯 내려오느라 가쁜 호흡을 고르기 위해 그나마 완만한 곳에서 멈춰, 숨을 고르며 아래를 보니, 계곡이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 그대로 물로 들어갔다. 이러기 위해 맨발에 아큐아 슈즈를 신은 거다. 그리고 차가운 계곡물로 들어가자,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하지만, 계속 계곡으로 갈 수는 없어, 등산로로 돌아와 폭포를 향해 갔다. 와중에 마을 주민이 세운 거로 보이는 작은 장승 군락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그런데, 구만폭포로 향하는 계곡 등산로에는 물을 건널 때마다 이정표다. 물론 건너편에도! 해서, 거의 10m마다 있는 듯했다. 와중에 계곡 등산로치고는 상태가 너무 좋아 놀랄 정도에, 경사마저 완만해 다른 계곡에서 보기 힘든 등산로라, 네이버를 비롯한 지도에 구만산 능선은 없으나, 구만계곡의 등산로는 표기하는 듯했다. 그것도 부족한지 갑자기 간판 길과 계단이 나타나고, 그 입구 오른쪽으로 경고문이 서 있다. 급하게 가느라 그걸 무시했으나, 감이 이상해 되돌아와 내용을 확인했다. '위험등산로 사용 안내'로 과거 갑판 길과 계단이 없던 시절에 세운 안내문인 듯했다.
결과적인 얘기나, 구만계곡은 구만폭포를 기준으로 층이 나뉘어 있다. 한국의 일반적인 계곡은 경사가 완만하든 급하든 죽 이어지는데, 구만계곡은 마치 계단처럼 폭포 위와 아래가 완전히 단으로 구분되어 있다. 결과적인 얘기나,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위가 그랬듯이 다시 거의 평지 수준의 계곡이고 등산로다. 해서 갑판 길과 계단이 없던 과거에는 도대체 어떻게 폭포 아래로 내려갔는지 궁금해, 그나마 현재 등산로가 과거 등산로의 흔적을 보여줄 거 같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와중에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폭포의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기도 했다. 갑판이 끝나자, 잔도 수준의 등산로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왼쪽의 안전시설이 없었던 듯했다. 그리고 너덜을 만나자, 등산로는 유턴해 다시 갑판 계단으로 갈지를 그리며 계곡으로 내려간다. 갑판이 없던 과거에는 너덜로 직진해 그걸 타고 계곡으로 내려간 거 같다. 촬영을 멈추고 주변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촬영을 시작하며 계단을 내려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라, 흥분해 비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비는 옷이 젖기도 전에 그쳤지만!
갈지를 그리며 계곡으로 향하는 갑판 계단으로 내려가, 계곡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요란한 폭포 소리에 섞인 경상도 사투리로 얘기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 고개를 갸우뚱했다. 물론 폭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큰 소리로 대화하는 중이다. 우리 일행은 여성이 셋에 불과하고, 한 명 더 추가하자면, 따로 온 부부로 애초 입장료를 물기 싫어 계곡을 피하려고 했으나, 우리가 계곡으로 가는 걸 보고 뒤에서 따라오는 중이다. 물론 일행 셋도 뒤에 있다. 아니, 여성 둘은 산행을 포기하고 바로 폭포로 갔나? 그래도 이상한 게 목소리는 둘이 아니라 셋 이상이다. 그 궁금증은 거의 계곡에 도착했을 즈음에 해소됐다. 대여섯의 단체 유니폼을 입은 여성 관광객(?)이고 나머지는 우리 일행으로 전부 남성이다. 폭포에 도착해 정체가 궁금해 유니폼 뒤의 글을 봤는데, Full Name은 기억 안 나지만, 'Kodak Film'으로 시작하는 건 정확히 기억한다. 그걸 보고 아직 코닥이 필름 장사를 하나? 했었다. 와중에 그중 한 명은 폭포로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다. 대충 훑어보고,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던져놓고, 바로 물로 들어갔다. 그런데, 위의 얕은 계곡과 달리 키를 넘기는 소임에도 따뜻한 게 한동안 고여 있던 물이다. 그나마 쉰움산, 주왕산 계곡보다 낫다는 것에 감사하면,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애초 폭포 아래 소로 들어가기 전 돌로 핸드폰을 받치고, 동영상 촬영 상태로 바꾼 다음 들어가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막상 물놀이가 끝나고 보니, 애초 촬영 중이었는데, 다시 버튼을 누르는 바람 촬영이 중지된 상태였다. 말인즉 내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은 전혀 없고, 물놀이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은 일행이 촬영한 걸 받은 거다. 어쨌든 물놀이가 끝나고, 윗도리는 깨끗이 빨아 꼭 짜서 입었지만, 아랫도리는 단체 여성 관광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상태다. 물론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일행 전부 같은 상태다. 와중에 늦게 도착한 인솔 대장의 사진을 찍어 준 다음 폭포를 떠나 과거 갑판이 없던 시절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라 생각되는 너덜을 지나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물론 왼쪽으로 보이는 암봉과 거대한 병풍바위 등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기록으로 남기며! 완만을 넘어 거의 평지 수준의 계곡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 2시 42분 또 다른 너덜 아래 '구만암 1.5km' 이정표를 통과했다.
너덜에 세운 꼬마 장승을 사진에 담기도 하며, 유유자적하지만 나도 모르게 페이스를 유지하며 내려가, 3시 정각 구만계곡에서 밀양시장이 입장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갑판 공사다. 물론 과거에는 이거 없이 잘 다녔을 텐데, 누군가의 금고가 빈듯하다. 참고로 등산 코스와 지도에는 '약물탕'이 있으나, 약수라면 무조건 가서 맛을 보는 인간이 계곡에서 약수터를 보지 못했는데, 산행 후 확인한 결과 위의 동영상 중 천막 친 곳이 약물탕이다! 난 인부가 더위를 피하는 장소라 생각해 그냥 지나쳤다(종다리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 입장료를 받을 사람이 없었다는 우리의 추측이다). 그리고 공사 현장을 지나자 볼 것도 없고 즐길 것도 없어, 선두와 같이 빠르게 하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구만굴 갈림길을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어 걸음을 멈췄다. 구만굴을 왕복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갈림길조차 지나친 건 문제다. 이후 선두에게 물어보니, 굴을 왕복할 생각이 없어 빨리 갔다고! 어쨌든 갈림길인 듯한 곳에서 계곡을 건너 희미한 인적을 따라 구만굴로 향하다, 갑자기 현타가 와, 다시 계곡을 건너 등산로로 돌아왔다. 역시 결과적인 얘기나 이번 산행 일행 중에는 구만굴을 다녀온 산꾼은 없다!
평지 수준의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 3시 11분 구만암에 도착하는 거로, 구만산 환 종주는 끝났다.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 기준 버스에서 내린 들머리에서 구만암까지의 0.9km를 빼면, 구만산 환 종주 거리는 13km 내외로 등산 안내도의 7.9km 도상 거리와는 차이가 크다. 그걸 확인하고 구만암 옆에 있는 약수, 아니, 구만암의 감로수(?), 뭐든 빈 병에 그 물을 받아 마셨다. 얼려서 가져간 보리차는 정상을 지나 바닥났고, 미지근한 생수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지하에서 나오는 약수가 더 시원할 거 같아 그걸 빈 병에 가득 채워 보온 기능이 있는 물가방에 넣어, 버스에서도 마셨다. 그렇게 오른쪽의 운문지맥을 감상하며 가다가, 그 아래 구만산행의 주요 이정표 중 하나인 '구만산장'을 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그리고, 3시 28분경 산악회 버스에 도착해 두 산꾼은 배낭을 버스 짐칸에 넣고, 나는 그대로 밀양한천 내 레스토랑인 마중으로 향해, 3시 44분 벼가 패기 시작한 논 너머로 마중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이후 낭만을 위해 포장도로가 아니라, 논둑을 걸어, 마중으로 가, 3시 36분 '한천박물관'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3
3시 47분 식당으로 들어서자, 1층은 한천을 원료로 한 제품 전시장 및 판매장이자 시음장이고, 식당은 2층이다. 2층으로 올라가 계산대에서 버스에서 주문한 걸 확인하고, 술에 관해 묻자, 없다! 응? 종류를 막론하고 술이 없다. 이제야 메뉴에 안주류가 없는 이유를 알았다. 정확히 이 식당은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공장에서 만든 한천을 홍보하기 위해, 공장 내에 싼 가격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3종류의 식사만 판매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니 당연히 술은 없다! 해서 편의점에서 사다 마실 생각으로 편의점 위치를 묻자. 이 동네에는 그런 게 없단다! 와중에 외부 음식 반입이 안 된다. 그저 헛웃음만 나오는 상황이라, 일단 이번 산행에 참여한 주당 셋이 식탁에 앉아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의논하다가, 내가 지도 앱으로 주변 음식점을 찾아봤다. 400m 내에 서너 개가 있다. 와중에 중국집도! 그 얘기를 하자, 두 선배 산꾼이 중국집에 전화해서 주문하란다.
우정반점에 전화해 탕수육과 소주 둘, 맥주 셋을 배달시켰다. 장소는 ‘밀양한천’ 내 식당 앞으로. 이후 늦은 점심을 빠르게 먹은 후,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온 후미가 식당으로 올라오는 걸 보고, 각자 계산하고 밖으로 나가, 배달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걸 펼쳐놓고 먹을 장소라, 주변을 둘러보니, 쉼터가 있어, 그곳으로 갔다. 장소는 좋은데, 기둥에 외부 음식 반입 금지 경고문이 있다. 와중에 여우비까지 내리지만, 딱히 대안이 없어 ‘밀양한천’과 논 사이의 도로변에서 먹기로 하고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배달을 기다리는데, 오토바이는 안 오고 그 도로로 경차가 지나간다. 아무래도 중국집 배달차로 보이는데, 외부에 어떠한 표시가 없어, 도로 턱에 앉아 오토바이를 기다리고 있자, 위치를 묻는 전화가 와, 박물관 앞 도로에 있다고 알려주자, 예상대로 식당 주차장에서 그 경차가 나온다. 그리고 도로에 정차해 황당한 표정으로 음식을 꺼내 도로변 놓고, 음식값을 받아 갔다. 주인장은 식당 종업원이 주문한 거로 생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차량 통행이 없다시피 하는 도로에 앉아, 탕수육을 안주로,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그리고 다른 일행 또한 술이 없으니, 점심만 먹고 바로 출발할 거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또한 짧아 서둘러 마시고 있으려니, 인솔 대장이 와, 10분 후에 출발이라고 알려준다. 10분이면 충분하다. 이미 점심을 먹은 후라, 애초 탕수육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거지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일행 우리가 뭐 하는지 보러 오는 일행에게 한 잔씩 권할 생각이라, 모자라면 모자라니 남을 거라곤 생각 안 했다. 그런데, 인솔 대장이야 우리가 남은 시간을 알려주러 온 거고, 다들 관심이 없어 박물관 방향으로 가는 일행을 불러, 같이 마신 후 깨끗이 뒤처리하고, 버스로 돌아갔다. 식당에 술이 없어 예정보다 일찍 출발한 버스에서 바로 잠이 들어 깨어 보니, '문의 청남대 휴게소'다. 맥주를 마신 후유증으로 초조한 상태라, 바로 차에서 내려 볼일을 본 후 일요일 주왕산행 때는 온몸에 꽂히는 햇살이 따가워, 제대로 보지 못한 절을 보기 위해 휴게소 건물 뒤로 갔다.
아래 계곡에 자리잡은 동화사를 자세히 관찰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후 버스로 돌아가자, 바로 서울로 출발한다. 다시 열심히 달린 버스는 먼저 죽전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8시 41분경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했다. 도착 전 모든 하차 준비를 끝낸 상태라, 버스가 정차하자 배낭을 들고 차에서 내려, 그걸 둘러메고 양재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막 들어온 열차에 평소라면 붐빌 텐데, 일요일 저녁이라 빈자리가 있어 자리를 잡고 앉자, 옆자리에 일행 둘이 앉았다. 내 옆자리는 산행기를 수필로 쓰는 산꾼으로 평소 친해지고 싶던 사람이고, 그 옆은 협심증으로 등산이 쉽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데, 수필을 쓰는 산꾼이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 녹번에서 내린다고 하자, 다음에 거기서 한잔하잔다. 응? 혹시 그 동네? 그리고 약수에서 내려, 6호선으로 갈아탈 건지 묻자, 집이 응암이라고. 그래서 녹번에서 한잔하자고 한 거다. 이후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방 산행 계획대로 '가라마을 → 구만암 → 구만계곡 갈림길 → 주 능선 → 봉의저수지 갈림길 → 억산 갈림길 → 구만산 → 전망 바위 → 구만폭포 → 너덜 지대 → 약물탕 → 구만암 → 가라마을 → 밀양한천’의 환 종주나 다름없는 16.49km(산길샘) 코스를 4시간 40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18분, 휴식 22분!
예보를 믿고 폭우를 기대한 산행이었으나, 역시 대한민국 기상청답게 오후 2시경 구만폭포에 도착하자마자 내린 1분가량의 비와 산행 후 늦은 점심시간에 내린 여우비가 다였다.
영남알프스 변두리 산이라 그런지, 보기와는 달리 계곡이 깊지 않아 수량을 전적으로 비에 의지하는지, 며칠 전 내린 비로 어느 정도 수량은 유지하고 있으나, 활발하게 흐르지 않아 차갑기보다는 온천같이 따뜻한 폭포수로 땀을 씻어야 했다. 그래도 지난 쉰움산과 주왕산에 비하면 어느 정도의 수량과 차가움을 유지하는 구만계곡이다.
들머리에서 능선에 올라서기까지 급경사 너덜을 갈지를 그리며 오르는 초반을 넘어서면, 정상까지 완만한 능선이고, 중간중간 탁월한 전망 바위도 있어,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어, 기회가 있으면 한 번쯤 탐방하기를 권한다.
첫댓글 인증 사진을 자세히 보면 물에 흠뻑 젖었음.
당연히 폭우나, 계곡수가 아니라, 폭염이 뽑아낸 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