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를 쓰는 일은 세상을 산책하는 일!
-20여 년 만의 두 번째 동시집, 『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 출간
'좋은 동시는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한다'는 모토로 시작된 출판사 푸른책들의 동시집 시리즈 〈푸른동시놀이터〉. 그 14번째 동시집으로 『오후 네 시에 행복 도서관에서 만나』가 출간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책을 꾸준히 써온 신현신 시인이 2004년 이후 20여 년 만에 펴내는 동시집이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느림보 거북이' 시인으로서 등단 17년 만에 푸른책들에서 첫 동시집을 펴냈던 신현신 시인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느리게 걸으며 세상을 두루 살필 줄 아는 시인이다. 그렇게 『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는 그동안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더욱 밀도 있는 54편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문을 열고 길을 나서 보자. 코끝에 오늘의 공기를 싣고, 구름과 인사하고, 이웃의 안부를 살피며 거리를 걸어 보자. 시인은 이러한 산책의 과정이 동시를 쓰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혼자 왔니?/사람들은 내게 묻지만/난 지금/혼자가 아니라/내가 좋아하는 흰 구름이랑 단둘이/만나고 있는 중이야”-「나는」 중에서
홀로 길을 걷는 것은 혼자가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세상과 만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거리에서 “봄소식 전해 주러 온 봄까치꽃”(「봄까치꽃」)을 만나고, “나보다 먼저/담장 안 기웃거리던/봄바람”(「바람도 꼬리가 있구나」)도 만나고, “그냥 지나쳐 갔을” “살면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을” 무언가와 마주 서게 되기도 한다(「왜 만나게 되었을까」). 힘든 하루의 끝에는 “-고됐지?/환한 달의 따뜻한 한마디”(「연탄빵」)를 들을 수도 있다.
『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는 이러한 순간들을 섬세히 포착하여 우리가 세상과 교류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감각을 생생하게 되살려 준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것투성이일 어린이뿐만 아니라 삶이 익숙하고 무감각해졌을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