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혜破草鞋 총리 후보 김진표의 선교정치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2019.12.02
정치와 종교를 구분 못하는 덜 떨어진 정치인들이 많다. 김진표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치를 선교의 도구로 전락시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인물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자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미 ‘반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2017년 11월, 종교인 과세 시행령이 입법예고 되자 김 의원은 느닷없이 이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미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입법예고 된 시행령마저도 조세형평성에 크게 미달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었다. 이런 배경에는 김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세간에 파다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다시 2년 유예를 주장하는 뻔뻔함을 보여줬다.
종교인 과세는 개신교 과세였다. 불교와 가톨릭은 찬성의 뜻을 밝힌 반면 개신교만이 극렬히 반대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기독신우회 회장을 맡는 등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김 의원은 개신교의 주장과 같이 동성애와 동성혼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는지 김 의원은 개신교단체로부터 국회와 교회가 하나 되는데 공헌했다는 의미의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3월 국회에서는 목사들의 천문학적인 퇴직금을 감면해주기 위해 종교인 과세 완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보류됐지만 최근 재상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이 총리가 되면 개신교 특혜법안이 좀비처럼 살아날 확률이 높다. 선가에 ‘파초혜(破草鞋)’라는 가르침이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찢어진 짚신’이라는 의미다. 우리사회는 분열과 대립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그런데 총리마저 이런 인물이 된다면 종교까지 극한 불화에 휩싸일 것이다. 찢어진 짚신을 신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김진표라는 찢어진 신발을 내 놓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무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