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길목인 3월에 펼쳐지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74회 정기연주회’에서는 겨울왕국 러시아의 서정이 깃든 라흐마니노프와 청춘의 봄을 노래한 말러, 두 거장의 작품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껴본다.
2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회의 지휘봉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잡고, 협연은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맡는다.
이날 첫 무대는 열정과 감동, 화려한 기교까지 겸비한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으로 연다. 곡은 정열과 감미로움 속에 러시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어 제2악장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며, 제3악장은 경쾌함과 생동감이 넘친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 우승 외에도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을 차지하며 클래식계의 ‘젊은 거장’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다녔고 도미 후 커티스음악원 학사, 줄리아드 음대 석사과정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그는 뉴욕 카네기 웨일 리사이틀 홀, 뉴포트 뮤직 페스티벌, 미국 최대 클래식 라디오 채널 WQXR, 독일 루르 피아노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어 독주회를 했으며, 오클랜드 심포니, 유타 심포니, KBS교향악단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이날 후반부에는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을 만난다. 이 작품은 말러의 첫 교향곡이면서도 그의 음악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골고루 담고 있다. 말러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축에 속해 그의 교향곡 중 입문용 작품으로 꼽힌다.
교향곡 제1번은 말러 특유의 작곡기법이라 할 수 있는 ‘자가 복제’와 ‘인용’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대규모 악기편성과 특색 있는 악기 운용이 돋보인다. 느리게 시작된 제1악장에선 말러의 초기 연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두 번째 곡의 선율에 기초한 주제가 흘러나오고 뻐꾸기 울음소리(목관악기)는 청춘의 봄을 상징한다. 제2악장은 말러가 애용했던 랜틀러 춤곡풍의 선율이 펼쳐지다 왈츠풍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제3악장은 장송행진곡 같은 선율이 음울하게 연주되면서 청춘의 우울을 노래하고, 이를 희화화하는 밴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네 번째 곡에서 인용한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울려 퍼지며 쉬지 않고 4악장으로 들어간다. 말러는 청춘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과 에너지로 표출했다.
한편, 이날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예매는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할 수 있다. 1~3만원. 문의 053-250-1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