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고백/이채
내가 원하는 세상은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사는 것인데 내가 아는 세상은 네가 잘살면 내가 잘살 수 없으니 어릴 적 타던 시소가 생각나 네가 내려가야 내가 올라가지...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이 말이 진리인듯 싶어서 하느님을 담보로 세상을 믿고 사람을 믿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더라.
찍힌 내가 잘못이냐 찍은 네가
잘못이냐 하느님! 믿음엔 왜 차용증이 없나요.
살다 보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한 두가지 이겠는가마는
그중 제일이 자식 농사더라.
직업의 귀천이 없다 해도 있고
돈이 별거 아니라 해도 별거더라.
평범하게 살기에도 힘겨운 세상.
천금 같은 자식아!
행복하게 잘 살아 주길 바라는 마음 네가 부모 되면 이 마음 알아줄까?
하긴 나도 올챙이 적 생각못하는 개구리가 아니던가!
살다가 살다가 사랑하는 당신아!
어느 날 문득 다른 마음먹는다면
행여라도 나 몰래 그런 생각
가진다면 나의 체온이 식어버린 탓인가요.
나의 가슴이 건조해진 탓인가요!
바람 앞에 눈 못 뜰 때 눈에 뵈는게 있으리오만 먼 훗날 세월이
약이라고 약처럼 나를 가루로 만들지는 마세요.
나이를 먹고 싶어 먹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이만큼 내가 비운 밥그릇 세어 보니 그 숫자에 감개가 무량하네.
그래도 한 가닥 위안인 것은
그럭저럭 밥값은 지불한 듯 싶어
저만큼 키워놓은 자식이 그렇고
방실방실 웃어주는 아내가 그렇고
두 다리 뻗고 자는 내가 그렇다.
하루 해 저물면 집으로 돌아가듯
한 해 저물면 고향으로 돌아가듯
한 세상 저물면 흙으로 돌아가리.
유명의 별은 못 되더라도 무명의 꽃은 되고 싶었다.
별이든 꽃이든 노을 앞에선 누구나 허무한 인생 그러고 보니 욕심낼 것도, 싸울 일도 없구나!
빌린 것은 다 갚았는데 빌려준 것은 다 돌려받지 못했네.
줄 때는 앉아서 줬어도 받을 때는 서서 받아야 한다는 걸 순진하게, 아니 바보같이 세상 양심이 그런 줄 미처 몰랐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우는 인생 공부 어쨌거나 밑지는 삶이 마음은 편하더라.
내 마음 움직이기도 어려운데 남의 마음 움직이기는 더욱 어렵지.
내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신의 뜻에 맡길 수밖에..
그렇다 해도 하루 하루 섭섭할 때가 있더라.
꿈이여, 당신이 그러했다.
사랑이여, 당신이 또 그러했다.
사람이여, 당신도 그러하지 않았는가!
지나가는 아가씨를 힐긋힐긋 쳐다본다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지 마라.
그것이 남자다.
몸이 늙었다고 마음마저
늙었으랴...
태초에 조물주가 남자와 여자의 사고를 똑같이 만들었다면 신문 기사는 반으로 줄 것이고 세상 이야기는 재미없지 않을까?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진짜 같은 그렇고 그런 것이 세상이라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거짓을 골라내고 나면 진실은 몇 개나 남을까?
올해 내게 소중한 인연이 되어준 당신
http://videofarm.daum.net/controller/video/viewer/Video.html?vid=v1bef90yy3k0ASLy36ed9j0&play_loc=undefined&alert=true’
-지난 톡에서-
종일 자욱
날씨 풀리니
미세먼지가 극성일까?
오늘은 치과 정기 예약
아침 일찍 다녀오자고
톡 보내고 체조와 스쿼트
몸이 좀 나아지니 꾸준히 해야겠다
10셋트를 하고나니 땀이 촉촉이 밴다
운동한 후 땀을 흘리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동물 먼저 챙겨 주었다
하루에 한번만 먹이를 주기 때문에 배가 고픈걸까?
준 싸레기와 버무린 미강을 한톨도 남기지 않는다
그래 깨끗하게 치우는 건 좋은 일이지
집사람이 남은 밥을 끓였다
끓인 밥에 김치 얹어 먹으니 먹을 만하다
감기가 이젠 떨어지려는 것같다
기침이 한번씩 나오지만 가래 양이 훨 줄었다
이제 감기로부터 내 몸이 해방되었으면 좋겠다
8시 40분경에 광주로 출발
20년 넘게 같은 치과를 다니고 있다
예전 학부모라 친절하게 잘 해주기 때문에 다른 치과로 바꿀 수가 없다
내 평생 그 치과를 다니는 게 맞겠지
도착하니 9시 30분
다행히 대기하는 사람 없어 바로 진료받을 수 있었다
치아상태를 점검해 본다
이를 잘 닦아야겠단다
난 왜 아직도 이닦기가 서툴까?
이가 시리다고 했더니 시린 곳은 더 정성껏 닦으란다
아직은 시린이를 씌울 단계가 아니라고
잇몸이 많이 드러나 견딜 수 없으면 씌워야한단다
시린이도 계속 잘 닦으면 좋아질 수 있다고
치석제거만 해주고 내년 10월에 다시 나오란다
만약 그 안에 아프면 바로 들리라고
이를 더 잘 닦으며 관리를 잘해야겠다
치료받고 나오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황룡파크장에 가서 볼이나 치고 가잔다
특별히 할 일 없으니 볼 치고 가도 좋겠다
아침부터 낀 안개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많아 안개가 빨리 걷히질 않나?
양동생에게 전화
만난지오래되어 보고 싶다
황룡으로 파크볼 치러 오라니 줄포로 치러 갔다며 내일 치러 올테니 보자고
다른 일 없으면 나오겠다며 만나자고 약속
비구장에 가니 사람들이 파크볼을 치고 있다
어제보다는 볼치는 사람이 적다
안개가 자욱해 홀 깃대가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예전에 인사 나누신 분이 같이 치자고
이분은 80이 훌쩍 넘으셨는데 잘 치신다
펏팅도 정확하시고
운동삼아 나와서 두세바퀴 돌고 가신단다
난 어제부터 티샷이나 펏팅이 안된다
그런대로 괜찮아진다고 했는데 채 잡는 손을 달리 한 후 볼 중앙을 제대로 맞추질 못한다
세컨샷에서도 힘조절이 안되어 엉뚱하게 멀리 가버린다
갈수록 좋아져야할건데 갈수록 못치다니...
뭐 별 수 없지
그저 즐기는 수 밖에
점심때가 되니 많이 빠져 나간다
우린 모두 여섯바퀴를 돌고 아웃
1시 30분이 훌쩍 넘었다
이만하면 충분한 운동 되었겠다고
집사람이 국밥을 먹고 가자고
웬일? 국밥이라면 질색을 하는데...
난 좋아하지만 집사람이 싫어하니 먹자고 하려면 눈치보이는데 오늘은 먼저 꺼낸다
나야 오케이
국밥에 막걸리까지
난 국밥보다 막걸리가 더 좋은지 모르겠다
배부르게 잘 먹었다
안개가 좀 걷혔지만 아직도 흐릿하다
수도꼭지가 고장나 수돗물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어제 사 온 꼭지로 갈았다
먼저 수돗물을 잠그고 헌 수도꼭지를 돌려 빼낸 후
새 수도꼭지에 나사에 감는 흰테이프를 감은 후 맞추어 끼웠다
이게 바르게 잘 안된다
꽉 조이면 물 나오는 곳이 위로 가 버린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겨우 아래로 맞추었다
그래도 약간 비틀렸다
이것 하나도 똑바로 못하니 시골 사는게 더 팍팍할 수 밖에
수돗물을 틀었는데 물양이 적다며 물이 세게 나오도록 계량기 옆 꼭지를 많이 열으란다
계량기 옆 수도꼭지를 열어 물의 양을 조절 했다
감기가 좀 나아지나 바둑 한수 생각난다
바둑 단톡방에 바둑 두실 분 하고 올려 보았다
전총무가 나오겠다고
할 일 없으니 나가서 한 수 두고 오자며 택시 타고 바둑 휴게실로
전총무가 나와 있다
나에게 두점을 접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
수를 읽어 낼 줄 알 뿐 아니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전엔 손따라 두던 스타일에서 과감히 손 뺄 줄도 안다
이런 상태로만 수가 늘어 간다면 머지않아 내가 두점 접기 힘들겠다
백의 큰 모양에 들어와 공방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피해 보지 않고 흙을 몰아내었다
흑이 귀를 소홀히 하는 틈을 타 귀를 파고 들어 살면서 갇힌 흑과 백의 수싸움이 벌어졌다
흑이 1선에 건너가자고 둔 수에 의해 백의 수가 확 줄어 들며 백의 패배
와 저런 수를 찾아 내다니...
난 생각지도 못했다
결국 내가 투석
아주 잘 둔 바둑이라며 조금만 더 고치면 나을 거라고
재봉동생이 나왔는데 다른 분들이 나오질 않는다
재봉동생에게 조금 기다려 보라하고 전총무와 다시 한판
초반 포석에서 크게 벌려 놓으니 또 들어 온다
이번엔 중앙으로 뻗어 나가길래 공격을 멈추고 반대편에서 전단을 구했다
백이 흑의 집을 선수로 깨고 살아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내 집에 들어 와 중앙으로 나간 돌을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억지로 잡으러 들지 않고 몰면서 같이 흑진으로 들어가며 반대편 흑의 집을 박살
흑도 역습을 노려 내가 흑의 돌 두 개를 잡는 사이 오히려 큰 대마가 살아가 버렸다
그 대마를 살려주고 형세를 살펴보니 아주 미세한 바둑으로 변했다
마지막에 찌른 수를 흑이 잘못받아 패가 나면서 승부 끝
패가 나지 않았다면 한두집 차이로 이겼을 것같다
복기 해주며 상수에게 큰 모양을 주기 전에 빨리 깨는게 좋다고
남의 집에 들어갔을 땐 살려만 나오면 성공이라고
소목에 붙여 귀를 깨는 방법 한가지를 알려 주었다
지금과 같이만 생각하며 두어가면 전총무 바둑이 금방 우릴 따라 잡을 것같다
같이 술한잔 나눌 사람이 없어 택시타고 바로 집으로
일찍 들어 와 쉬는게 낫겠다
집사람이 무와 콩나물을 넣어 밥을 했다
겨울에 한번씩 해먹으면 별미
이 밥은 소화도 잘되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에게 좋다
파장에 비벼서 한그릇
역시 맛있다
유트브에서 드라마 몰아보기 보다가 잠자리에 늦게 들었다
아직 다 낫지 않았으니 빨리 자는게 좋은데
조금 좋아지니 무리를 한다
지는 달빛에 사위가 어스름
하늘이 무척 맑나보다
님이여!
한해가 소리없이 지려 합니다
달고 썼던 기억들
갈무리 잘하시면서
오늘도 따사로움 넘치는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