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의 구조(構造)에 담긴 사상
「상단영청소(上壇迎請所)」 ‘승보가영(僧寶歌)’에서 보듯
사문(沙門)의 모습을 말할 때 방포원정(方袍圓頂)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기서 방포(方袍=方服)라 함은 가사의 외형(外形)이 가로로 긴 장방형(長方形)임을 말하는 것이고,
원정(圓頂)이라 함은 삭발한 사문의 둥근 머리 모습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런데 방포(方袍)는 가사의 전체적 모습을 말한 것이고,
자세히 살피면 여러 개의 천 조각을 모아 조성(造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른바 가사를
‘복전의(福田衣)’·‘할절의(割截衣)’·‘납의(衲衣)’
라 부르는 이유가 다름 아닌 그 모습이 전상(田相)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 형태와 유래
'할절의(割截衣)'란 앞서 말했듯 여러 개의 천 조각을 모아 조성한 옷이라는 의미가 있다.
때문에 설령 온전한 천[衣財, 衣體]일지라도
규정(糾正)에 알맞은 크기로 작게 나누어
다시 논두렁과 같은 모습으로 조성해야한다.
가사는 이렇게 조성하기에 ‘할절의’라 부른다.
사분율(四分律) 권40에,
그때 세존께서 왕사성(王舍城)을 나서시어 남방 사람들 사이에 유행(遊行)하심에,
중도(中道)에서 밭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음을 보시고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 밭을 보았는가?
답하였다.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네가 모든 비구를 위하여 이 밭처럼 옷을 만들 수 있겠는가?
‘가능합니다’
고 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길,
너는 가서 모든 비구들에게 옷 만드는 법을 일러주어라.
그때 아난은 그곳으로부터 왕사성으로 돌아와 모든 비구에게 가르쳐 주었으니
이 할절의와 같이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장조(長條), 이것은 단조(短條), 이것은 엽(葉)이요,
이것은 첫 번째 봉(縫)이요, 이것은 두 번째 봉(縫)이요, 이것은 가운데 봉(縫)이다.
이 조(條)와 엽(葉)은 양쪽을 향한다.
그때 왕사성에서는 모두들 ‘할절의’를 입었다.
그때 세존께서 남방 사람들 사이에 유행(遊行)하심을 마치시고 왕사성으로 돌아오셨다.
모든 비구가 모두 ‘할절의’를 입은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아난은 총명하고 매우 지혜(智慧)롭다. 나는 간단히 말했는데,
그 뜻을 넓게 이해하였구나.
과거 모든 여래께서 옷을 입지 않은 불제자에게 이와 같은 옷을 입히셨느니라.
나 역시 오늘, 미래세 모든 여래께서 옷을 입지 않은 불제자에게 이와 같은 옷을 입히느니라.
나는 오늘, 천을 칼로 잘라 사문(沙門)의 옷을 만드니
원적(怨賊)에게 빼앗길 일이 없으리라."
하였다.
이상에서 살폈듯 ‘할절의’의 유래는 석존 재세시로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불교의 전통가사인 홍가사는 이런 할절(割截)이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거슬러 이런 발자취를 살펴보면,
신라시대 자장율사(慈藏律師)께서 문수보살(文殊菩薩)로부터 받아오셨다는
통도사(通度寺) 소장 서가여래가사(釋迦如來袈裟)를 위시하여
자장율사가사(慈藏律師袈裟)가 있고,
고려시대 대각국사가사(大覺國師袈裟)64)와
조선시대 서산대사가사(西山大師袈裟),
그리고 해인사(海印寺) 성보박물관에 안치된 희랑조사상(希郞祖師像) 및
본산급 조사전(祖師殿)에 모셔진 역대조사 님들의 진영(眞影)에서
모두 홍가사를 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홍가사를 수하고 기도하는 예수
* 사상(思想)
일찍이 송(宋)나라 영명연수(永明延壽. 904~975) 선사의 「시사중피가사인연(示四衆被袈裟因緣)」에 의하면
가사를 해탈당(解脫幢)으로 정의하고,
남산초(南山)에 의거하여 삼의(三衣)로 구분하였다.
하의(下衣)는 5조(條)로 일장일단(一長一短)이고,
중의(中衣)는 7조로 양장일단(兩長一短)이며,
대의(大衣)에는 삼품(三品)이 있으니
하품에 세 가지가 있어 9조 11조 13조로 양장일단(兩長一短)이고,
중품도 세 가지로 15조 17조 19조로 모두 삼장일단(三長一短)이며,
상품 역시 세 가지로 21조 23조 25조 모두 사장일단(四長一短)이라 하였다.
최고가 25조인 것은 이십오유(二十五有) 중생의 복전(福田)이 되기 위함이다.
오직 조의 수를 홀수로 하고 짝수가 아닌 것은
사문이 어짐[仁]을 기르는 것이 세간에서 양(陽)이 만물을 기르는 것과 같기 때문에 짝수가 아니다.
장단(長短)이 갖추어져 있는 까닭은,
세상의 논둑이 물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다른 것이다.
또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함이니,
성현이 많아지고 범부는 적어짐을 표(表)하려
장(長)은 많고 단(短)은 적음에 견준 것이다.
라 한 대목이다.
가사의 조수(條數)에 차별이 있는 이유는, 대의(大衣)는 모두 9품(品)으로 나누어지며
이는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능력에 따른 구분이라는 말이다.
즉 극락에 9품이 있듯 중생의 근기(根機)에도 9품이 있어
각자 능력에 맞추어 구제해야 함을 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품상생(上品上生)인 25조 가사는
삼계이십오유(三界二十五有) 중생의 복전이 될 수 있는 승려라야
수(受)할 수 있다고 하였다.
조수가 기수(奇數)인 이유는, 다분히 동양의 음양설의 영향이 있다 하겠으니,
가사의 규격은 5조로부터 시작해서 25조에 이르는데
앞의 내용에서 보았듯 모두 기수로 되어있다.
기수는 양수(陽數)로서 만물을 생성(生成)하는 것으로 간주한
기존의 음양사상이 접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사의 부착물에 담긴 사상’에서 살필 일월광(日月光)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사상을 담고 있음과 연계하여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할절의(割截衣)’에는 삼법인(三法印) 가운데 두 번째 덕목인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사상이 담겨있다.
한 조각 한 조각의 천이 이어져 가사가 완성되는 것이
오온가화합(五蘊假和合)에 의해 개아(個我)가 존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 앞에서 말한 가사의 색상에 담긴 사상’을 논하면서
‘인욕(忍辱)’에 대해 살펴본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인욕을 상징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개략적 내용은 석존께서 과거 인행시 인욕선인(忍辱仙人)으로 계실 때
당시 가리왕(歌利王)의 질투(嫉妬)와 진심(嗔心)으로 사지(四肢)를 잘리시는 악연(惡緣)을,
진정한 인욕바라밀로써 선연(善緣)으로 회향하셨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목에서 살필 수 있는 의의는 인욕바라밀 뿐 만이 아니라
보살이 수행의 덕목으로 삼고 있는 육바라밀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이미 언급한 인욕바라밀은 제외하고,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에 관련하여 보면, 가리왕으로 하여금
진정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셨으니
법시(法施)이며, 그를 용서하셨으니 무외시(無畏施)이다.
지계바라밀(持戒波羅蜜)의 입장에서 살피면,
허망한 생(生)에 대한 탐심이 없으셨고,
가리왕의 행위에 진심(嗔心)을 내지 않으셨으며,
제법개공(諸法皆空)의 이치를 체득하셨으니
치심(癡心)에 떨어지지 않으셨다 하겠다.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의 입장에서 논하면,
가리왕을 만나기 이전의 수행도 수행이려니와
그 이후의 정진은 가리왕의 칼로도 막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위대한 정진바라밀이라 하겠다.
선정바라밀(禪定波羅蜜)과 연관지어 보면,
선종(禪宗)에서 말하는 도할양무심(塗割兩無心)이 가리키듯
가리왕은 물론, 치료해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해준
대범(大梵)·제석천왕(帝釋天王)에게도 달리 감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즉 순(順)·역(逆) 등 일체의 경계(境界)에 흔들림이 없으셨음을 말하는 것이다.
지혜바라밀(智慧波羅蜜)은 달리 말할 것이 없다.
앞서 살핀 다섯 가지 바라밀을 두루 성취하게 한 것이
다름 아닌 인욕선인(忍辱仙人)의 올바른 지혜가 저변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할절의(割截衣)’에서는
불법의 규구준승(規矩準繩)인 삼법인(三法印) 가운데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사상과
보살의 수행덕목인 육바라밀의 사상이 남김없이 들어있음을 살필 수 있다.
아미타불 _()_
첫댓글 선생님 가사공덕의
설명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큰복을 지을수
있습니다..
불법의소중함 육바라밀
행을 하여 금생의 업장을
소멸하고 미래세 세세생생
복을 누리고 살아가기를
발원해봅니다..
선생님의 불법으로 복지은
공덕을 공부할수있음에
감사또감사드립니다.
항상 만복이깃드시기를
발원드립니다..
나모시아본사석가모니불
()()()
가사
할절의
음양설의 영향
문수보살
고승들의 홍가사
많은 지식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다양한 법보시에
또한 감사감사합니다.
홍가사~~~
보기만 해도
읽기만 해도
육바라밀행
조금이라도 더 수행정진 노력해봅니다...
홍가사만 보아도
지긋해짐에
차분해짐에
또한
숙연해짐에
고개숙여
정진노력합니다...
아미타불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명양구고대원본존지장왕보살마하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