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길-닿지 못하는 섬
폭푹 찌는 한여름에
폭설이 내리기를 간절히 원한다
사람이 눈 시리게 그립고, 사랑이 간절한 시간
살아 있는 자 모두 나오너라
소리치는 자 누구인가?
연륙교는 있지만 마음은 섬이다
팔월 한낮인데도 섬은 가라앉아 있다
배에 차를 실은 이도
차 없이 몸만 실은 이도
섬처럼 가라앉아 있다
초점 잃은 눈동자에 욕정의 찌꺼기만 한쪽 구석에 남아 있다
익숙해진 절망과 근거 없는 욕망들이
떨어지는 햇살 줄기 사이로 어지럽게 흩어진다
침침한 글자판도 게으른 갈매기 떼도
뚝뚝 흘러내리는 땀방울 사이로 명멸한다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그리움 커지는 그림자
처음 접하는 돌이킬 수 없는 비정상의 여름
때 묻지 않은 책장처럼 무색한 씁쓸함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늠 안 되는 인생사
인간이든 인간이 아닌 잡놈이든 섬과 섬 사이에서는
자칫 실명할 뻔했던 한순간의 일출과 일몰
빛의 광란이 똑같이 무너지고 있다
*조희길님-경희대학교 대학원 졸업(경영학 박사), 제8회 호국문예 당선,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1993), 제8회 세계문학상 시 부분 본상,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제16회 문학세계문학상 대상, 제3회 ‘문학세계’ 작사 부문 신인상, 노사문화유공 산업포장, 국가품질경영 유공 대통령 표창, 글로벌 경영대상 경영자상, 대한민국 신기술 혁신상 경영자상, 자랑스러운 대한국민 대상, 한국경영인 협회 경영자상, 대한민국 명가명품 대상 수상,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본부장 역임, 청호나이스(주) 부사장 역임, 옥돌문학동인회 동인, 월간 ‘문학세계’ 계간 ‘동리목월’ 편집위원, (사)세계문인협회 이사, 나이스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 저서 ‘CS추진 실무론’, 시집으로 ‘나무는 뿌리만큼 자란다’, ‘시조새 다시 날다’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3년 10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인데, 제3회 〈문학세계 작가상〉대상 수상작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