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나무[학명: Rhus verniciflua STOKES]는 옻나무과 낙엽활엽교목이다. 참옻나무 옷나무, Lacquer-Tree라고도 한다. 옻나무는 수액을 채취하여 도료용으로 사용하는데, 옻칠 도료는 최고품으로 어떤 조건에서도 방부가 잘되고 변색이 되지 않아 넓게 사용하던 것이 최근에는 석유화학 도료에 밀려서 옻나무 재배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옻칠을 내는 방법도 시기에 따라 초칠(初漆), 성칠(盛漆), 말칠(末漆)로 불려진다. 최근에는 머리 염색약도 옻칠로 만들고 있다. 옻나무에는 유독물질인 우루시올(Urushiol)이 있어 옻을 유발시킨다. 우루시올은 락크효소(Laccase)의 작용에 의하여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여 검은 수지 모양이 된다. 꽃말은 '현명'이다.
옻나무와 개옻나무는 매우 비슷한데, 옻나무는 작은 잎의 수가 9~13개, 개옻나무는 13~17개다. 구분이 애매하다면 밭에 심은 것은 옻나무, 산에서 자라는 것은 개옻나무라고 생각해도 된다. 옻을 잘 타는 사람들은 산에 가서 옻나무와 마주치는 것을 싫어하고 겁낸다. 옻나무든 개옻나무든 옻이 오르니 주의해야 한다. 옻나무과에 속하는 식물 중 과일로 먹는 망고나 견과류인 캐슈넛트(cashew)도 우루시올을 포함하고 있어 우루시올에 아주 민감한 사람들은 망고나 캐슈넛트를 먹지 말아야 한다. 옻나무의 속명인 Toxicodendron은 해독성이 있는 나무라는 뜻이다.
옻나무에 상처를 내면 진이 흐른다. 이를 모아 정제한 것이 옻이다. 옻은 우루시올(urushiol)이란 화학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일단 굳으면 산(酸)이나 알칼리에 안전하고 수분을 차단하는 특징이 있다. 옻은 예로부터 각종 기구를 오랫동안 보존하고 표면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널리 사용했다. 칠기, 가구, 제기(祭器), 병기, 목관(木棺), 미술공예품 등 거의 모든 고급 생활용품에 옻칠은 빠지지 않았다. 표면에 무엇을 바를 때 흔히 쓰는 표현인 ‘칠한다’, 깜깜한 어둠을 ‘칠흑 같다’라고 하는 말도 역시 옻칠과 관련이 있다. 인류가 옻칠을 사용한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청동기시대부터 옻칠 유물이 출토된다. 모든 유적지에서 출토된 옻칠 제품들은 수천 년의 세월을 거뜬히 버텼다. 왕실에서는 많은 양의 옻이 필요하므로 삼국시대, 고려시대에도 옻나무 심기를 권장한 기록이 여러 곳에 남아 있고,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도 옻 생산을 독려했다. 그러나 관리들이 필요한 양을 초과하여 징수하는 바람에 백성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처음 얻어진 옻나무 진은 우윳빛이며, 속의 불순물을 고운 모시나 명주 등으로 걸러낸 것을 생칠이라 한다. 자연 그대로는 수분이 많아 햇빛이나 숯불로 수분을 증발시킨다. 이렇게 얻은 재료를 투명 칠 또는 정제 칠이라고 한다. 색이 들어간 옻칠은 광물성 안료나 검댕이 등을 넣어 여러 가지 색을 내게 한 것이다.
옻은 뭉친 피를 풀어주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위와 장을 편하게 해준다. 또 간을 보호하고 해독작용도 돕는다.
특히 참옻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은 강한 항암 효과를 보인다. /셔터스톡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어 전국적으로 심고 있는데, 줄기가 하나 또는 몇 개 올라와 키 7m 정도로 곧게 자란다. 가지가 사방으로 벌어져 수평으로 뻗으며 위쪽이 넓게 퍼진 불규칙한 타원형이다. 새순이 푸르고 잎과 열매에 잔털이 없다. 잎줄기에 길이 7~20㎝ 정도의 잎이 9~13장씩 어긋나게 달려 홀수로 난 깃털 모양이 된다. 끝은 갸름하고 꼬리처럼 뾰족한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앞면에 잔털이 있거나 없고 뒷면 잎맥에 퍼진 잔털이 있다. 가을에 노랗다가 붉게 물든다. 어린 나무는 밝은 회색빛 도는 갈색을 띠며 껍질눈이 있어 점박이처럼 보인다. 묵을수록 짙은 회갈색이 되며 껍질눈이 가로로 길어지고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져 마름모나 네모 비슷해진다. 거무스름한 껍질눈이 있다. 4년생부터 10년차까지 줄기에 가로로 상처를 내어 옻을 채취한다.
꽃은 5월에 잎 달린 자리에 나온 연한 노란 녹색으로 핀다. 어긋나게 갈라지고 갈라져 원뿔처럼 된 꽃대가 나와 끝마다 꽃이 달린다.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거나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기도 한다. 암꽃은 끝이 3갈래로 갈라진 1개의 암술이 있다. 수꽃은 5개의 수술이 있다. 꽃잎은 5장이다. 꽃받침잎은 5갈래이며 녹색을 띤다. 열매는 10월에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앗이 있으며 털이 없는 지름 6~8㎝ 정도의 조금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흰빛 도는 노란색으로 윤기 있게 여문다.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씨앗의 수명은 5년 정도 된다.
생약명(生藥銘)은 칠수(漆樹)이다. 한방에서는 옻칠(주로 乾漆)을 약재로 사용한다. 위장병, 신장 결석, 간 질환, 골수염, 관절염, 생리불순에 약용한다. 민간요법으로 약간 독성이 있어 사람에 따라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습진을 악화시키므로 옻 타는 사람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단맛이 난다. 개옻나무는 조금 텁텁하고 쓴맛이 난다.
옻 타는 사람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시중에서 구할 때 껍질이 두껍고 길며 점박이가 있는 것이 옻나무고, 개옻나무는 얇고 실타래처럼 감겨 나온다. 줄기와 줄기껍질(漆樹)을 수시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약간 독성이 있어 사람에 따라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옻이 올랐을 때는 띠 달인 물이나 백반물을 발라 응급처치를 한 뒤 병원에서 해독제를 맞는 것이 안전하다. 속이 찬 사람도 설사를 하게 하므로 좋지 않다.
위장병, 신장 결석, 간 질환, 골수염, 관절염, 생리가 불규칙한 데 닭과 함께 고아 먹는다. 《동의보감》에 올라 있는 약재이고 전통식품인 옻닭, 최근에는 항암제로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마른 옻은 어혈을 삭이며 월경이 중단된 것을 치료하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회충을 없앤다”라고 하였으며 “생 옻은 회충을 죽이고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며 늙지 않는다” 라고 했다. 어린 순을 데쳐서 물에 담가 독성을 우려낸 뒤 나물로 먹는다.
오리 /클립아트코리아
곰 쓸개와 같은 성분 참옻 우루시올(Urushiol), 강한 항암효과… 간 해독, 위장병도 개선에 도움
-뭉친 피 풀어주고 위·장을 편안하게, 중풍 특효 약재 천마(天麻)도, 뇌 혈관에 쌓인 독소 제거에 효과-
추운 겨울철 속이 냉해지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속은 계속 부대끼는 데다 기력까지 떨어져 피로도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몸이 차가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각종 장기(臟器) 또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위에서는 소화불량, 간에서는 만성피로, 신장에서는 요통을 유발한다. 또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혈전(血栓)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생기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 참옻 껍질의 우루시올, 곰 쓸개 성분과 99% 일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양제는 없다. 다만 옻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옻은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며 독도 있다. 어혈(瘀血)을 삭히므로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고 늙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옻은 뭉친 피를 풀어주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위와 장까지 편하게 해준다. 옻은 어혈 제거, 구충 및 위장 질환 등 민간요법으로 두루 활용된다.
국가 차원에서 옻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기도 했다. 199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참옻에서 추출한 우루시올(Urushiol)의 MU2 성분이 시판 항암제보다 항암 효과가 3.4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혈액암과 폐암 세포 등에도 강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항암치료에 실패한 대장암 환자 대상으로 옻나무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부작용 없이 호전된 사례도 보고됐다.
우루시올은 참옻나무 껍질 주위에서 채취되는 성분이다. 곰의 쓸개 성분과 99% 일치하며, 뛰어난 약성만큼 독성도 가지고 있어 다룰 때 주의해야 한다. 옻을 먹거나 손에 닿으면 옻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우루시올 때문이다. 2005년 열린 ‘발효식품 엑스포’에서는 옻의 부작용 걱정을 잠재운 ‘발효 옻 추출’ 기술이 소개됐다. 천연발효 공법으로 옻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약성 물질은 고스란히 살렸다.
◇ 위암 세포 억제하고 지방간도 개선
나이 들면 소화불량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위산 분비량이 줄고, 질(質)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다.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해지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참옻은 소화를 도와줘 위장병·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옻 추출물은 △위암 세포 생장 △염증 유발인자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간은 24시간 쉴 새 없이 우리 몸의 독소를 해독하고 세균 침입을 막는다. 필수 영양소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원(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참옻은 간을 보호하고 해독작용도 돕는다. 발효 참옻 추출물을 연구한 결과, 간의 지방 축적은 억제하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는 감소시켜 지방간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옻 껍질에 함유된 29종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가시오가피·황기 등 약용 식물에 비해 3배 이상의 항산화 효능이 확인됐다. 간은 간세포가 파괴돼 기능이 반 이상 저하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평상시 관리가 중요하다.
◇ 중풍 특효 약재 천마, 치매 치료 연구 활발
천마 /셔터스톡
참옻과 함께 천마(天麻)도 냉증(冷症)을 치료하고 혈액순환에 탁월한 약재로 꼽힌다. 천마는 ‘하늘에서 떨어져 몸의 마비 증상을 치료했다’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의보감에는 ‘풍으로 생긴 저린 증상과 어지럼증, 중풍으로 말이 어눌한 것을 치료한다. 근골은 튼튼하게 하며 허리와 무릎은 부드럽게 한다’라고 적혀있다.
천마를 활용한 치매 치료 연구도 활발하다. 천마의 주성분인 게스트로딘(Gastrodin)은 혈뇌 장벽을 통과해 뇌혈관에 쌓인 독소를 제거한다. 또 기억력 감퇴 현상을 완화하고 뇌신경을 보호해 건망증, 노인성 치매, 단기기억력 결핍 등에 도움이 된다. 공간 학습 능력과 기억 능력 측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천마는 뇌 손상 회복부터 기억력 개선, 항산화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천마는 향이나 맛이 강해 생식하기에는 부담스러워 진액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김순렬 한의학 박사는 “천마는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중풍·고혈압·뇌졸중·치매에 최고의 약재로 꼽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옻은 보혈(補血)과 항염 작용으로 위와 간을 보호하고 몸속 독소와 나쁜 피도 제거한다”라고 덧붙였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조선일보 2023년 12월 19일(화) (스페셜. 특별색션, 이미혜 객원기자),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