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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일주일후-
" 허억..허억..사부! 잠시 쉬었다 하면 안될까!..요!"
숨을 헐떡거리며 땀을 비오듯 쏟고 있는 원호가 길다란 막대기를 들고있는 사라에게 애원했다.
" 쉬는시간까진 아직 10분이 남았다. 엄살은 용서하지 않아. 정원호 윗몸일으키기 100번 더"
" 으악!! 허억..나죽는다고 죽어! 허리가 끊어질것 같은데.. 나 이러다가 남자 생명 끊나는거 아닌가 몰라 "
궁시렁 거리면서도 다시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하는 원호를 보고 사라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참 성장기라서 무리한 근육 운동은 시키지 않고 있어서 인지 바람과 원호는 하루가 다르게 크는 느낌이었다.
단의 말로는 3개월간 바람이의 키가 5Cm 정도 컸으니 아마 더 클것이다 라고 사라에게 귀띰을 해주었었다.
원호는 17살 답지 않게 178이라는 큰키를 가지고 있었고 몸또한 체력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럴싸한 몸매였다.
어깨가 넓어 남자다움이 물씬 풍겨 아마 20세를 넘기면 여자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가져가고도 남을 남자인것이다.
그에비해 바람은 여자라고 해도 믿을만큼 귀여운외모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아마도 데뷔를 하고나면 다수 남자팬들도 거느릴수 있을거라고 예상되는 아이였다.
몸 굴곡 자체가 가느다랗고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아 통통한 볼살때문에 안나와 단에게 사랑받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겨우 165라는 키때문에 더욱 부각되어 어쩜 본디 여자인 단보다 더욱 여자다운 것이다.
그에비해 단은 172라는 키로 중성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자신도 현에게 '단은 여자다' 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아마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을 것이다.
아름다웠지만,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남자같은 근육이 있다거나 한것도 아니었지만,
여성보단 남성의 분위기를 더 가지고 있었기에 남자라고 믿기 쉬운것이지 단이 남자같이 생겼다는것은 또 아니었다.
" 안나싸부님! 쉬는 시간인데.. 쉬어도 되지요?"
훈련을 할땐 존칭과 '사부'라는 호칭을 쓰는 단은 정말 공과 사를 구분할줄 아는 아이였다.
어쩌면 남자에게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신으로 써도 단이 남자였다면 반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라였다.
" 그래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하니 여기서 그만하자. 너희들 오후엔 음악 연습하지? 다음주부턴 체력훈련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꺼야.
앨범녹음하고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자켓사진 등 할게 많으니까."
" 아싸!! 만세!!"
손을 번쩍 들어 좋아하는 원호를 보고 사라는 안경을 고쳐쓰고 피식- 웃어버리고선 집안으로 들어선다.
다시 훈련을 시킬까봐 살짝 겁을 먹던 원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뒤따라 집안으로 들어가자 바람과 단도 들어가려는 찰나
대문앞에서 서성거리는 그림자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 누가 온것 같은데?"
" 누구? 누구? 혹시 현이 형아일려나? "
" 현이가 안들어오고 뭐해? 손님같은데"
" 내가 한번 나가볼께!! 꺄하하 누굴까~"
폴짝 폴짝 뛰며 대문으로 뛰어가는 바람을 보고 단은 왠지모를 흐뭇한 감정이 생기는듯해 자신도 궁굼했기에 바람의 뒤를 따른다.
끼익-
" 누구세...................!"
" 뭐야? 누구야?"
대문앞에서 문이열리자 깜짝 놀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온몸을 굳은채 바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학생같은데....보니까 중학생? 여기 아는 사람 있어?"
" .........."
단은 눈물을 글썽이는 여학생과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바람을 번갈아 보며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 그닥 반갑지 않나본데 돌아가는ㄱ..........."
" 오빠!!!!!!!"
" .........하늘아..."
눈물을 글썩이던 여학생 하늘이 결국은 눈물을 떨구며 바람에게 안기자,
그제서야 바람은 떨리는 눈동자를 진정시키며 하늘의 이름을 부른다.
" 여동생? "
" 응.........동생인 하늘이야"
" 흐음......그러고보니 닮은것 같기도하고"
" 흐흑.....오빠......오빠.....흑..."
바람의 품안에서 떨어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는 하늘이를 보고 바람이 난감해 하자,
단이 머리를 긁적이다 휙- 하며 바람과 하늘을 떼어놓는다.
" 일단 손님인데 들어가지? 여동생양, 그만 울고 들어가"
여전히 시원스레 웃으며 말하자 바람은 왠지모르게 마음이 안도되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거실에선 그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특히나 원호의 표정은 똥씹은 표정처럼 험상맞게 구겨져 있었고 바람은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채,
꿈쩍도 안했고, 사라와 안나 재호는 그저 아무말 않고 묵묵히 있었고, 단은 우진에게 기대어 과일을 집어먹고 있었다.
거실엔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울고있는 하늘의 울음소리 뿐이었다.
" 하늘아"
그 정적을 깨고 먼저 말을 꺼낸건 다름아닌 바람이었다.
언제까지고 피할수만 없을거라는 생각에 바람은 주먹을 꽉지고 울고있는 하늘을 불렀다.
바람이 자신을 불러주자 눈물을 있는힘껏 닦고 눈에 힘을 주어 눈물을 멈춰보려 하지만 계속해서 흘러 나오는 눈물때문에
훌쩍거림은 멈추어 지지 않았다.
" 흐윽.....끅......응....오빠......"
" 여긴 왜온거야?"
" 왜왔겠어! 또 돌아가자고 온거아냐? 짜증나게.. "
" 아니야! ......흐윽....아니란말이야.......으흐흑..."
원호의 짜증스런 말에 하늘이 겨우 그쳐가던 울음을 다시 터트리자 가만히 과일을 먹던 단이 들고있던 포크를 들어 보이며
원호에게 충고를 해준다.
" 한번만더 지껄이면 이포크가 너의 눈으로 향할지도 몰라 원호야"
" 아씨! 잔인한 소리 하지말라고!! 젠장.. 알아서해!! 봄바람 너또 지난번처럼 그런식으로 처리하면 가만안둔다"
결국 단의 위협을 받고 벌떡일어서서 바람에게 살벌한 눈빛으로 말을 내뱉고는 2층으로 올라가 버린다.
왠지모르게 더욱 싸늘해진 거실 분위기에 사라와 두사람은 왠지 비켜줘야 할것 같아 방안으로 들어간다.
" ....울지말고... 여긴 왜 또 온거야?"
".......흑...오빠가...보고싶어서...."
" ..후우...오지 마라고 했잖아.."
" 그치만...오빠는 절대 보러 오지 않으니까...."
" ..........하늘아....."
" 미안하다고 했잖아!!! 안그런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같이 살자고 했잖아!! 안보면 미치겠는데 어떡하라고!!"
결국은 소리치며 말하는 하늘을 보고 바람은 왠지모르게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관자놀이를 눌러댔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중2 봄. 병원에서 그렇게 나온후 거리를 돌아다니다 현을 만나 이곳에 온이후 하늘이 이곳으로 찾아온건
이번이 3번째였다. 처음 찾아와서 미안하다며 잘못했다고 돌아가자고, 말하더니 가지 않는다고 하자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난리를 피워서
결국은 원호에게 모든 사정을 털어논 후였다.
그에 원호의 사정또한 듣고 이곳에 온것이 또한 자신과 비슷하단걸 알게 된후 원호는 하늘에게 차가웠다.
두번째로 찾아왔을땐 같이 돌아가지 않겠다면 죽어버리겠다며 손목을 그었었다.
자신도 무서웠던 것인지 깊게 베이지않아 지장은 없었지만 자신은 그때 심장이 멎어 버리는줄 알았다.
하나뿐인 동생이었다. 침대에 누워계시는 엄마 빼고는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인것이다.
항상 미적지근 대답하는 자신을 못미덥게 생각하는 원호를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이번엔 원호만 있는게 아니었다.
거기다 여기서 다시한번 자살소동을 일으킨다면 아마 우진이 가만히 있지 않을것만 같았다.
손목밴드를 차고 다니는 우진의 손목을 우연찮게 본 후로는 하늘이 자살소동을 일으키면 우진에게 까지 피해가 갈것만 같았다.
동생이지만, 사랑하는 동생이지만 이럴때면 정말 두려웠다.
" 나도 포기하려고 했어!! 오빠니까!! 하나뿐인 오빠니까!!! 그런데....안되는걸 나보고 어쩌라고!!"
" 하늘아, 나가서 얘기하자"
" 싫어!!!! 그대로 보낼려고 하지!!! 오빠에겐 난 아무것도 아니니까!!! 싫어! 싫다고!! 싫단말이야!!"
" 하늘아..!!"
" 거참.....오빠말좀 듣지 여동생양?"
한참을 악을 지르며 소리치던 하늘과 말도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의 말을 끊고 단이 살짝 짜증이 배어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사랑스런 똥개가 널 무서워 하고있잖아. 안보여? 니눈엔 떨고있는 니오빠가 안보여?"
" 끼어들지마!!"
" 난 나의 사랑스런 똥개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서 말이지."
" 니가 뭔데!!! 우리오빠야!! 우리오빠라구!!"
" 그래서뭐? 똥개는 내 똥개인데? 단지 같은피가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걸 독점하려고 하지마. 철부지 아가씨.
너한테는 너만의 인생이 있듯이 얘도 자신만의 인생이 있는거다. 어설픈 자신만의 독점욕으로 사람에게 상처주는건 어떤 자만심이야?"
" 무...무슨..!"
" 난 여기와서 얘가 이렇게 떠는걸 본적이없어. 넌 안보여? 얘가 이렇게나 널무서워하고 두려워 하는 모습이?"
직설적인 단의 말에 하늘이 반박을 하지못하고 입술만을 잘근잘근 씹자 단이 피식- 웃으며 우진의 품에 편하게 기대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 자신의 마음을 다시한번 보는게 좋을꺼야. 니가 무슨짓을 해왔는지. 사랑하는 사람한테 니가 얼마나 잔인한짓을 했는지.
난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똥깨가 이렇게까지 무서워 한다면 아마 넌 상처주는짓을 했겠지.
그러면서도 널 밀어내지 않는 이유가 뭔지 넌 다시한번 생각해보는게 좋겠다. 건방진 여동생양"
그말을 끝으로 하늘은 심하게 주먹을 꽉지고 있으면서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는 바람을보고,
자신의 말은 끝났다는 듯이 눈을 감고 있는 단을 보고 입술을 꽈악 깨물고선 밖으로 뛰쳐 나가버린다.
" 하늘아!!"
" 사랑스런 바람아, 뒤따라가는건 좋은데.. 허무맹랑한 소리할거면 포기해."
" .....단이누나............고마워.."
급하게 뛰쳐나간 하늘의 뒤를 따라 나가는 바람을 보고 단은 한숨을 내쉰다.
" 우진아, 왜 사람은 저런 아픔같은걸 가지고 있는걸까?"
" ..................사람이니까.."
" 그거 참 말되네! 사람이니까라......사람이니까......아 갑자기 졸리기 시작했어. 우진아 나좀 재워주라"
자조적이게 피식- 웃고는 우진의 다리를 배고 눕자 우진의 차가운손이 단의 이마를 덮는다.
마음에 들었다는 듯이 다시한번 웃고는 단은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 ......아픔도 고통도...생각하고 느끼는건 ..................사람뿐이니까......"
허공에 울리듯 허스키한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진다.
*
타닥 탁 탁-
" 하늘아!!"
" 오지마!!"
" 멈춰봐 하늘아!!!"
소리치는 바람의 말에 움찔거리며 멈춰선 하늘이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바람은 머뭇거리다가 꼬옥 안아준다.
" 하늘아...오빠말 잘들어.."
" 싫어...듣지 않을꺼야......"
" 넌 기억안나겠지만 돌아가신 아빠도, 지금 병원에 계시는 엄마도, 그리고 너도..모두 사랑해. 모두 나의 가족이니까.
하늘이 니가 느끼는건 아빠의 사랑이 없어서.. 오빠가 아빠의 사랑까지 주지 못해서 나한테서 그런마음을 느끼는거야.."
" 아니야....아니야....."
" 하늘아? 하늘이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난 남자는 이 오빠잖아..? 그래서 잠시 헷갈리는거야.. 진심으로 사랑하는 상대에겐
보기만해도 두근거려 부끄럽고..설레고..때로는 가슴이 아프고 질투도 나고 하는거야. 하지만 하늘인 안그렇잖아?
단지 하나뿐인 오빠를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것 뿐이야.."
" 흐윽......흑....."
" 하늘아.. 하늘이에게 가장 소중한건 가족이야.. 넌 사랑받으면서 태어났고 사랑받으면서 자랐고 앞으로도 사랑받으며 살아갈거니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의 등을 토닥여 주는 바람이 하늘을 기분나쁘지 않게 떼어놓고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 알아들었지? 오빤 가수가 될꺼야. 지금 같이 지내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그래야 하늘이 대학도 보내주고 결혼도 시켜주지?
그러니까...앞으론 찾아오지마...............가끔....찾아갈테니까..."
" 흑.......꼭.......꼭 와야해...."
" 그럼.....꼭..꼭.. 갈게.."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한뒤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의 뒤를 쳐다보던 하늘은 쓴웃음을 짓고선 허탈하게 중얼거린다.
" 바보.......나 오빠보면 두근거리는거 모르지.. 설레고..부끄럽고..가슴아프고 그러든데..모르지........그것도모르지... 그런데 오빠..
진심으로 사랑하는 상대가 아닌데....자살까지 하려고 하지는 않아, 멍청한 오빠야.........그치만...오빠가 날..두려워 할줄은 몰랐어..
그렇게 떨정도로 날 무서워 할줄은 몰랐어............그러니까......포기할게.......
항상 응원할테니까...힘내...............미안해..정말 미안해..."
사람들은 슬퍼한다.
감정이 있기에.
사람들은 아파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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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봄바람' 군의 이야기였습니다.
재밌었을런지 모르겠네요; 우진과 급격히 사이가 좋은 단..
내용이 생각했던거와 다르게 흘러가네요 저도 이젠 모르겠다는 생각뿐..
" 댓글 단다고 손가락이 닳지는 않습니다"
by 이프노스
첫댓글 쪽지 감사합니다.^^ 또 연재하시면 쪽지 부탁해요 재밌습니다!
물론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와아~ 잘 보고 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ㅋㅋㅋ!
재밌게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