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356941031
"국도에서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떠돌면서 일과 먹을거리를 찾았다. 그리고 서서히 분노가 발효를 시작하고 있었다."
-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제 1차 세계 대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미국의 1920년대는 그야말로 황금기였다. 흔히 광란의 20년대(The Roaring 20's)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발전을 많이 했다.
대량생산 체제의 선구자인 포드 모델 T가 나왔고
스포츠 중계가 대중화되면서 상업 스포츠가 활성화되었으며
당시 최초의 고층 빌딩인 크라이슬러 빌딩 건축까지 화룡점정을 찍었다
유일하게 농업 부문은 문제가 존재했다. 제 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당연히 미국은 이 틈새시장을 노리고자 했다. 농민들은 무지성으로 개간을 하기 시작했고, 대량 생산을 하며 큰 이익을 보았다. 하지만 종전 이후에는 다시 가격이 떨어졌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경제 기조로 삼으면서 수출로 돌파구를 삼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여전히 1920년대의 강우량은 풍부했기 때문에 일단 농산물 경작을 늘려가며 좋은 때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런 낙관주의를 비웃듯이 1933년부터 4년 동안의 대기근이 발생했다. 문제는 가뭄만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농민들이 몰상식하게 경작을 했던 스노우볼이 구르기 시작했다.
개간을 하기 전의 초원에는 버팔로 그래스라는 풀들이 깔려있던 대지를 경작지로 바꾸었는데, 이 풀은 흙이 흩어지지 않도록 제자리에 잡아주고 땅이 마르지 않도록 습기를 머금는 특성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농민들은 이를 몰랐기 때문에 다 갈아버렸다. 이에 더해 20세기 초반의 미숙한 건조 농법과 휴지기 설정을 하지 않은 판단들은 토양 황폐화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토양은 강한 바람에 날리기 시작하면서, 높이가 3km를 넘을 정도의 거대한 모래 폭풍이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를 중심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이때 피해를 입은 경지는 무려 1억 에이커(약 40만 k㎡)였다.
결국 계속되는 농지 황폐화와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로 인해 무려 50만 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66번 국도를 따라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이들처럼 고향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일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오키(Okies), 즉, 오클라호마 사람이라고 불렀으며, 대공황 시대의 비참함을 상징하는 모습이었다. (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조드 가족도 이들과 같은 오키였다)
다행히 1937년부터 다시 비가 정상적으로 내리기 시작하고, 루즈벨트가 뉴딜 정책 중 농업을 살리는 정책들로 어느 정도 회복을 했다. 이후에는 농민들에게 철저한 농업교육을 통해 1940년부터는 정상화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 시절의 무서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집중 관리 구역으로 설정되어있다.
댓펌
Q. 그래서 지금은 버팔로그레이스를 어케 처리함??
아 저 때 이후로 뉴딜 정책을 시행하면서 다 개선되었습니다. 정부가 경지를 사들인 다음 다시 초지로 전환시키고, 토양 침식을 막기 위해서 나무를 2억 그루 심었다고 합니다. 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버팔로 그래스를 다시 심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럼 버팔로 그래스를 다시 심으면 경작할곳이 줄어든거 아닌가요?
사실 제 1차 세계 대전 때 이익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 과도하게 경작지를 늘려버려서 이후부터는 계속 손해를 봤었습니다. 그래서 경작할 곳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타격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엄 궁금한게 저걸 버팔로 그레이스를 다시 심잖아요? 그럼 그 심은 그 주변부분만 다시 토지가 괜찮아지는거아닌가요?
그럼 버팔로 안심고 다시 농사 짓는 토지는 그전만큼은 막 가뭄이 몇년 들고 그런게 아니니간 괜찮아진건가요?
이전처럼 가뭄이 들지 않고 다시 강수량이 안정적이었고, 더스트볼 이후에 국가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철저하게 하면서 예전처럼 지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는 괜찮습니다
아니 근데 미국 중부땅은 그 축복받은 땅 아닌가? 저기도 비 조금 안왔다고 무분별한 경작했다고 바로 황폐화되나보네 ㄷㄷ
그 우크라이나 옥토 아르헨티나 팜파스랑 같이 저기가 3대 비옥진 곳으로 알고있는데 무적이 아니구나
4년 동안 비가 안 오기도 했고, 그로 인해 기온이 엄청 올라가면서 역대급으로 높은 기온이 유지되었습니다.
거기에 토양 황폐화가 겹쳐지면서 더스트볼이라는 재앙으로 이어졌죠
오히려 그렇게 축복받은 땅이라서 다시 복구도 되고 나름대로 버틴거임.
대충 4년쯤 진짜 비가 더럽게 안내려서 땅은 쩍쩍 갈라지는데, 그 이전에 키우던 작물들은
지력 빨아먹기로 유명한 옥수수였음. 우리나라에서 저정도 가뭄에 저정도 지력 상실이었으면
다시 지력 복구하는데 미국의 배는 필요했을거임
첫댓글 신기하다! 재밌어 ㅎㅎㅎ
오 대박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