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4일 연중 제6주일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볏짚이 아주 유용한 살림밑천이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새해에 농사지을 준비를 겨울에 해야 합니다. 그래서 농민들에게는 농한기(農閒期)라는 말이 ‘단순히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닌 것입니다. 농부들은 우선 볏짚을 잘 고르고 다듬어 새끼를 꼬고 나래(이엉)를 엮어 초가지붕을 말끔하게 입힙니다. 그리고 가마니를 짜거나 섬을 만들기도 하고, 통발을 만들기도 합니다. 멍석이나 삼태기를 만들고, 짚신도 삼고, 자리까지 만듭니다. 지푸라기 한 가닥은 아주 연약하고 잘 끊어집니다. 그래서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몇 가닥을 겹쳐서 꼬아 새끼줄을 만들면 아주 단단해지고 여러 새끼줄을 다시 엮어 동아줄을 만들면 아주 단단하고 질기기도 합니다.
병으로 아픈 사람은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해지는 것보다 더 간절한 소망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심각한 병이나 중병에 걸려 있으면 물에 빠진 사람과 같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금방 끊어지고 의지할 것은 못되지만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려고 하는 것은 살고 싶고, 지긋지긋한 병에서 벗어나고 싶고, 유일한 희망이 지푸라기 밖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지푸라기 같은 것이 새끼로 꼬아지고, 가마니가 되고, 멍석이 되고, 동아줄이 되면 작은 몸뿐만 아니라 집이라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병에 걸린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살려고 희망을 두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지푸라기를 잡고 수년이 되었는지 수십 년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주님을 만나서 병을 고쳤다는 소문을 들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지푸라기가 아니라 새끼줄이 되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병을 고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새끼줄이 가마니가 되고, 멍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소문들이 그의 믿음을 동아줄처럼 크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그분을 만나는 것이 정말 유일한 삶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모든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도, 욕설도, 돌팔매도 두렵지 않습니다. 발이 부르터도 그는 모릅니다.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에게는 지푸라기가 아니라 동아줄보다도 더 튼튼하고 길고 단단하며 끊어지지 않는 구세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주님을 만나서 마지막 희망으로 무릎을 꿇고 말씀드립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하고 아주 겸손하게 전부를 의탁합니다. 이 완곡한 부탁인데도 주님의 뜻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작정으로 말합니다. 주님은 그 부분에 감동을 받으십니다. 그의 착한 말 때문에 주님은 행복하십니다.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하지도 않고, 깨끗하게 해 달라는 말은 참으로 현명하고 겸손한 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키지 않으시면 ’그냥 버려둬도 좋다,‘고 까지 고백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그 소망을 아주 자세히 들어주시는 주님은 자비의 말씀으로 그를 구원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그래서 그는 깨끗해졌습니다. 육체만 나은 것이 아니라 영혼까지 깨끗해졌습니다. 그가 잡은 것은 오래 기다렸지만 엄청 크고 질기고 단단한 동아줄과 멍석보다 더 좋은 구세주를 잡은 것입니다.
나도 암으로 수술한 후 오늘 나병환자처럼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내게는 주님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모아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말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주님께서 그 때 제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내가 네 말을 듣기 원하니 그래 말하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나는 말을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반벙어리로 말해도 얼마나 경이로운 기적을 베풀어 주셨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져서 강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동아줄보다 더 큰 은총으로 살려주셨고, 말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주님의 은총은 겸손한 기도에서 시작 된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와 같이 세상에 떠들어대면서 오직 감사와 찬미와 흠숭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0,31─11,1
형제 여러분, 31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32 유다인에게도 그리스인에게도 하느님의 교회에도
방해를 놓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
33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는 나처럼 하십시오.
나는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습니다.
11,1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축일 : 2월14일 성 발렌티노(발렌타인) 순교자
St.VALENTINE of Rome
San Valentino Vescovo e martire
Died:beaten and beheaded c.269 at Rome;
buried on the Flaminian Way; relics later translated
to the Church of Saint Praxedes
Valentino=che sta bene(=that it is well),
sano(=healthy),forte(=strongly),robusto(=sturdy)
성 발렌타인 데이라는 연인들의 명절은, 로마의 풍요의식을 없애기 위해, 곤봉에 맞고 목 잘려 죽은 한 신부를 천주교가 수호성인으로 내세우면서 시작되었다. 기원전 4세기 초부터 로마인들은 매년 루페르쿠스 신 앞에서 젊은 남자들의 통과의식을 거행했다. 그들은 상자에 담겨있는 십대 소녀들의 이름을 임의로 뽑았다.
제비뽑기에 뽑힌 소녀는 동반자가 되어 일 년 동안 서로 즐기고 (때로 성적인 즐거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였으며,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제비를 뽑았다. 그로부터 8백년이 지난 후 이 관습을 종식시키고자 마음먹은 초대 교부들은 루페르쿠스 신을 대신할 ’연인의 성자’를 찾았다.
그들은 약 200년 전에 순교당한 주교 발렌타인이 그럴듯한 후보자라고 생각했다. 서기 269년, 로마의 클로디우스 황제는 금혼령을 내렸다. 그는 남자가 결혼을 하면 집을 떠나 전쟁에 나가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형편없는 군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제국에는 군인들이 필요했고, 사람들의 평판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던 클로디우스 황제는 결혼제도를 폐지해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인테람나의 주교였던 발렌타인은 젊은 연인들을 몰래 찾아오게 해서 결혼식을 올려주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진노해 연인들의 친구인 주교 발렌타인을 궁궐로 불러들였다. 그런데 황제는 젊은 주교의 위엄과 확신에 감명을 받아 로마 신을 믿도록 개종시켜 처형당하는 불행으로부터 구해주려고 했다. 그러나 발렌타인은 천주교를 포기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섣불리 왕을 개종시키려 했다.
269년 2월 14일 발렌타인은 곤봉으로 두들겨 맞고 돌팔매를 당한 후 효수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발렌타인은 옥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을 때 간수 아르테리우스의 눈먼 딸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그녀의 시력을 기적적으로 회복시켰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는, 그녀에게 ’당신의 발렌타인으로부터’라는 작별인사를 서명했고, 그 작별 인사는 그가 죽은 후에도 계속 남게 되었다.
(성바오로수도회홈에서)
축일 : 2월14일 성 치릴로 수도자
St. Cyrillus
San Cirillo Monaco, apostolo degli Slavi
Tessalonica(attuale Salonicco,Grecia),inizio sec.IX
- Roma, 14 febbraio 869
Born:827 at Thessalonica, Greece as Constantin
Died:14 February 869 at Rome, Italy
Apostle of the Slavs
성 메토디오 주교
St. Methodius
San Metodio Vescovo, apostolo degli Slavi
Tessalonica(attuale Salonicco,Grecia),inizio sec.IX
- Velehrad, Cecoslovacchia, 6 aprile 885
Born :826 at Thessalonica
Died :6 April 885 at Moravia (Czechoslovakia)
Apostle of the Slavs
치릴로는 데살로니카에서 태어났고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
형 메토디오와 함께 모리비아에 가서 신앙을 전파했다.
이 두 사람은 자기들이 창안한 치릴로식 알파벳을 사용하여 전례서들을 슬라브어로 번역했다. 치릴로는 로마에 부름을 받아 갔으며 그 곳에서 869년 2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메토디오는 주교가 되어 헝가리의 판노니아에서 쉬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반대파들의 질투심 때문에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언제나 로마 교황의 지지를 받았다. 체코스로바키아의 벨레라드에서 885년 4월 6일 세상을 떠났다.
슬라비어로 된 [콘스탄티누스 치릴로의 생애]에서
당신 교회를 길러 주시고 모든 이를 일치 안에 모아 주소서.
콘스탄티누스 치릴로는 많은 격무로 인해 몸이 지쳐 병이 들고 말았다.
여러 날 동안 병상에 누워 있을 때 하느님의 환시를 보고
다음 말로써 찬미의 노래를 시작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거룩한 옷을 입고 나서 온종일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나는 황제의 종도 이 지상의
어떤 인간의 종도 아닌 전능하신 하느님의 종일뿐이다.
과거에 나는 죽어 있었지만 지금 살아나 영원히 존재하리라. 아멘."
다음날 수도복을 입고는 빛에다 빛을 더하듯이
치릴로(촛불이라는 뜻)라는 수도명을 취했으며,
이 수도복을 입고 50일 동안 수도자로 살았다.
영원한 안식을 얻을 시간이 다가와 이 세상을 떠나
하늘 본향으로 옮겨 가게 되었을 때 그는
손을 쳐들고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기도했다.
"나의 하느님이신 주여, 당신께서는
모든 계급의 천사들과 영의 권세들을 지으셨습니다.
당신은 하늘을 펼치시어 땅을 견고히 하시고
만물을 무에서 존재에로 이끄셨습니다.
주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뜻을 행하시며 당신을 공경하고
계명을 지키는 이들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제 기도를 들어 주시어 당신께서 이 무능하고 무가치한 종인
저에게 맡기신 당신의 충실한 양 떼를 안전히 지켜 주소서.
당신을 모독하는 이들의 불신앙과 사악에서 그들을 지켜주시고
당신의 교회를 길러 주시며 모든 이를 일치안에 모아 주소서.
당신 백성이 주님의 참된 신앙 안에서 일치하며 그 신앙을
고백하게 해주시고, 그들 마음에 당신 교훈의 말씀을 불어넣어 주소서.
형제들에게 선한 생활을 하고 당신 마음에 드는 일을 행하도록
격려하는, 그리스도의 복음의 전파자로서 우리를
받아들여 주신 것은 오로지 당신의 은총입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이제 당신 것으로 되돌려 드립니다.
주님의 힘센 오른팔로 그들을 인도하시고
당신 날개 그늘 아래 들게 하시어, 그들 모두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당신 이름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아멘."
모든 사람에게 거룩한 입맞춤을 하고 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를 보이지 않는 원수의 이빨에 먹이로
넘겨주지 않으신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당신은 원수들의 덫을 끊으시고 그 멸망의
수중에서 우리를 구하셨습니다."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42세를 일기로 주님 안에서 잠들었다.
교황은 로마에 살고 있는 모든 그리스인들과 로마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그 거룩한 분의 장례를 마치 교황 자신의 장례처럼
거행하고 노래하도록 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가톨릭홈에서)
오늘 축일을 맞은 발렌티노 형제들과 치릴로, 메토디오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