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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떠나고, 2024년에게 환영 인사를 할 시간이 찾아왔다.
올해도 세상은 새롭게 태어난 수많은 아이들에게 환영 인사를 한만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죽음이라는 이별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했고,
영원히 남을만한 작품들을 써낸 작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도 정말 뛰어난 작가들이 그들의 이야기만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오늘은 올해 세상을 떠난 위대한 작가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오에 겐자부로. 일본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작가가 3월 3일 세상을 떠났다.
절필을 선언하고 사회 운동에 전념한지 시간이 꽤 지나긴 했지만,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였기에 소식을 접했을 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19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작가였으며,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오에는 평생 전쟁에 반대한 평화주의자였다.
전쟁을 포기 조항인 일본의 평화 헌법 9조 수호를 주장했으며,
과거에 아시아의 침략자였던 일본의 과거를 기억하고
이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한, 장남인 히카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평생 히카리를 보살피며 음악가로 키워내기도 했다.
솔직히 오에 겐자부로를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대표작이 워낙 많기 때문에 추천작을 쉽게 꼽기가 어렵다.
추려보면 장남 히카리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를 담은 <개인적인 체험>,
국가의 폭력으로 상처 받은 개인을 그린 <만엔원년의 풋볼>,
혹은 사회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그의 단편소설들을 추천한다.
코맥 매카시, 미국 현대문학을 이끌었던 4인방 중 한 명인 그가
2018년에 타계한 필립 로스에 이어 올해 6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서는 이 작가가 좀 생소할 수도 있는데,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을 쓴 작가라고 생각하면 좋다.
당장 작년 말까지도 신작 두 개를 써내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바로 부고 소식이 들리니...죽음이라는 건 정말 모르겠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코맥 매카시의 작품들의 분위기도 영화만큼 굉장히 어둡고 건조하다.
주로 미국 남부의 오지나 서부의 사막과 같은 삭막한 세상을 배경으로
인간의 폭력, 고통, 상실을 그렸다.
때문에 초기작들은 3000부 이상 팔린 책이 없었을 정도로
커리어 초기에는 흥행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그의 첫 번째 히트작인 핏빛 자오선을 기점으로
미국 서부 사막을 배경으로 한 '국경 3부작'을 통해
단순 오락에 불과했던 서부 장르 소설을
한층 더 고급스러운 문학으로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명성에 비해서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작가기도 하다.
워낙 언론 인터뷰를 꺼려서 인터뷰 기록이 거의 없고,
은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개인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추천 작품이 역시 하나만 꼽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몇몇 작품들을 꼽자면
건조하지만 희망이 담긴 디스토피아 소설을 보고 싶다면 <더 로드>,
미국 역사의 어두운 부분, 잔혹한 서부를 보고싶다면 <핏빛 자오선>,
영화로 유입되었다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추천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꽤 많이 영화화가 되었기 때문에
읽는 게 어렵다면 영화로라도 보는 걸 추천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도 올해 7월 11일에 세상을 떠났다.
개인적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한 게 참 아쉬운 작가라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 여름에 그의 작품들을 완독했는데
며칠 지나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가 나와 안타까움의 마음이 컸다.
그의 인생을 잠시 언급하자면, 꽤 복잡한 인생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본래 체코 사람으로, 마르크스주의자로 공산당에서 활동했지만,
당에 반하는 이유를 했다는 이유로 출당당했다.
이후에 다시 공산당에 들어가서 프라하의 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실패로 돌아가며 다시 출당당하고 작품들이 금서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에 남은 생애를 보냈다.
그의 체코 국적은 4년 전인 2019년에 체코 정부에 의해 회복되었다.
추천작은 역시 <농담>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인데,
두 작품 모두 인생에 대한 아이러니를 잘 그려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농담>은 앞서 언급한 공산당에서 출당당한 경험을 모티프로 삼아
공산당 체제의 어리석음을 풍자하고, 집단 속에서 개인의 가치가
어떻게 훼손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작품 전체를 농담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인간은 한 없이 가벼운 존재일 뿐이기 때문에
무거움이라는 테두리로 있어 보이게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만든 의미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허상일까?
인생에 대한 좋은 고민을 안겨주는 책이기 때문에 읽어보길 바란다.
이외에도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 각지의 수많은 별들이 졌다.
아마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과 이별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떠났다고 해서 완벽하게 우리와 이별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그들의 이야기와 추억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남아있고,
우리가 잊지 않는 한 같이 살아간다.
그리고 떠나간 이들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준다면 더 오랫동안,
어쩌면 영원히 기억될 수도 있다.
그러니 새로운 해를 보지 못하고 떠나간 이들을 위하여,
새로운 2024년을 그들과 함께 걸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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