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설하야?"
"응. 안녕."
서진이 설하에게 인사를 하자 설하가 웃으며 그 인사를 받았다.
또 엇나간듯한 계획에 서진은 고운 미간을 찡그렸다.
"기분... 좋은 일 있나봐?"
"응. 요즘 내 주위에 쥐새끼가 들어서 그 쥐새끼를 독안에 가둬뒀거든."
"그래서?"
"그 쥐새끼 독안에서 가지고 놀 생각하니 입이 찢어질 것 같네."
"동물 좋아하나봐. 쥐 한마리를 그렇게 아끼고."
"응. "
"그래? 그렇구나. 난 이만 가볼게."
"응. 잘가."
설하를 등지고 걸으며 서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내가 쥐새끼란거지? 쥐새끼가 사람 잡아먹는다는 걸 모르나보군. 좋아, 깨우치게 해 줄게.'
"여보세요? 응. 타겟변경이야. 연극부 반 달. 그년에겐 주위 사람들이 죽어나는 게 더 고통일테니까 그렇게 해줘."
"물어봐도 되냐?"
"뭘?"
"니가 은서진 전화받고 힘들어한 이유."
점심시간 옥상, 휘우의 말에 설하가 놀란 듯 휘우를 쳐다봤다.
"모를 줄 알았어? 보면 알아. 은서진인거."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남편한텐 비밀이 있으면 안되지."
"정말 미안해."
"뭐가?"
"너희 부모님 다치신거. 내 탓이거든."
"무슨 소리야?"
"내가 니 곁에 있어서.... 은서진이 다치게 한거야."
"..........."
"나만 없어지면 될 것 같은데..... 나 되게 못된건지 니 옆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
"그럼 떨어지지 마."
"떨어지지 않으면 주위사람들이 다쳐. 그게 난 더 두려워."
"........."
"차라리 내가 다치면 내 잘못이니 참을 수 있는데 아무 죄 없는 친구들이 다칠까봐 두려워."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 다른 사람이 더 다친다면."
"............."
"하루하루 내가 너무 쓸모 없는 인간이란 걸 뼈저리게 느껴. 그래서 죽을 것 같아."
"니가 왜 쓸모없는 인간인데?"
"웃기잖아. 누구짓인지 알면서도 예방도 못하고 뒤처리도 못해. 이도 저도 아닌채로 원인만 되어가고 있어."
"...........아무도 너 안미워해."
"응. 나 안미워할거야. 설사 내가 직접 다치게 했대도 사정이 있었을거라며 웃어줄 사람들이야.
그래서 더 미안하고 더 두려워. 눈부시게 착한 사람들이 죽어갈까봐."
"내가..... 말했지? 은서진이 손가락을 내놓으라면 내 손을 내놓고......"
"날 하체마비로 만드려면 니가 식물인간이 되겠단거? 응. 그래줘. 근데.... 다른 사람들은 그게 안되잖아.
차라리 내가 그런식으로 당했다면 상관 없겠는데 다른 사람들이잖아."
"너 자꾸 넌 어떤짓을 당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할래?"
"사실이야. 진짜 그랬으면 좋겠어."
"야!"
"너무 힘들어서 그래!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래! 그냥 죽어버렸음 좋겠어. 이대로... 없어졌으면 좋겠어."
"한설하. 나 진심으로 열받기 전에 그만 해라."
"이제 다 싫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웃기만 하는것도 힘들어."
"일본..... 돌아가지 않기로 했지 않아?"
"응. 그랬어. 엄마 말대로 한바탕 울고 마음 잡으려니 나온 답이 그거였어. 니 곁에 있을거라는."
"그런데."
"근데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이 바뀌어. 슬펐다가 기뻤다가 희망이 있었다가 사라져.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그냥 나만 믿으면 안되냐."
"그러고 싶다고 했잖아. 너만 보고 갔으면 좋겠어. 근데 그게 안되잖아. 내가 너만 보기엔 다쳐나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
"흐아아...... 죽겠다........"
"은서진....... 모든 건 은서진 탓이지?"
"아니. 내 잘못이야. 은서진이 돌아왔을 때 내가 니 곁에 없었으면 은서진이 저렇게 돌변할 일은 없었어."
"............너 때문이 아냐."
"맞아. 근데 그걸 알면서도 난..... 너 포기하기 싫어. 진짜 이기적이게도 그럴 수가 없어."
"......니가 무슨 결정을 하든 니 끌리는대로 해라. 너라면..... 뭐든지 믿어줄게."
벌떡 일어나 옥상을 나가는 휘우를 바라보며 설하는 목놓아 울어버리고 말았다.
1대 다수지만 그 1의 가치가 너무 커서 이기심을 드러내는 자신이 싫었다.
휘우도 옥상문에 기대 설하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아버렸다.
혼자 힘들어 하는 설하의 짐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어머, 왠 과자야?!"
"우리 연극 콘테스트 발표났어요!"
"어떻게 됐는데?"
과자를 살피던 모든 부원들의 눈이 한 남학생에게 돌아갔다.
남학생은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뒤 환하게 웃었다.
"우리 붙었어요! 본선진출이라구요!!"
"와아아~!!!"
"그래서 과자 사왔구나~ 꺄아~!!"
"미쳐보는거라구!!!"
"그나저나 달이 선배는 어딜간거야? 이 중요한 순간에?"
모두가 웃고 떠들고 노는데 한 부원이 달의 부재를 찾았다.
"그러게요. 제가 전화 해볼게요."
설하가 전화기를 꺼내 달에게 전화를 하자 달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선배! 어디세요? 우리 본선 진출인데 어딜 가신거예요?"
[우리 엄마 아빠 자는 곳......]
"네?"
[파란강이야..... 왜?]
"축하파티 해야죠~"
[설하야.... 여기로 와 주면 안될까?]
"네?"
[니가......필요해...... 난 니가 필요해, 설하야.........]
달의 부모님이 잠든 곳.
달은 전화를 끊고 피식피식 웃었다.
오지 않을 걸 잘 알면서도 비참하게 와달란 자신이 한심했다.
"엄마아~ 아빠~ 거긴 좋아요?"
강에게 물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달은 대답을 들은 듯 싱긋 웃었다.
"그렇구나... 여긴 싫은데....."
혼자서 대화를 하는데 멀리서 차가 달려왔다.
택시가 강 앞에서 멈추고 그 택시에서 내린 사람은 놀랍게도 설하였다.
"설하야?"
"하아....하아..... 선배!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잖아요."
놀라서 벌떡 일어섰는데 멀리서 설하의 목소리가 들리며 설하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그게 너무 행복해서 설하에게 다가가려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한편 설하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빠르게 다가온 누군가에게 달은 배를 찔렸다.
얼굴도 확인하기 전에 남자는 사라지고 설하는 뛰어서 달에게 달려갔다.
"선배!!!"
"으아아.......하하...... 아프네....."
"흐윽..... 선배......"
"울지 마아..... 울지마, 설하야........"
배에서 피가 흘러나와 설하의 손을 가득 적셨다.
하지만 달은 피묻은 손을 뻗어 오히려 설하의 눈물을 닦았다.
"아....... 춥다아....... 추운데 막 졸려........"
"선배.... 자지 마요. 내가 구해줄테니까......제발 눈 감지 말아요......"
"응......."
힘없이 싱긋 웃으며 달은 설하의 품에서 힘을 놓쳤다.
"꺄아아악!!!!!! 선배!!!!!!!!!"
*아.. 엄청난 위기에 봉착햇어요.
소재부족....허허. 이거야말로 소설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요//
오늘 이 아이 결말을 정하고 썼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언제나 끝이 보이면 별 그닥 잘한것도 없으면서 아쉽기만 하네요.
요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어용.
이아이 쓰면서 설하보고 설우...;;
네 학원물을 한번에 게이물로 바꾸는 이상한 능력을 가진 곰이군이죠.
어쨌는 마지막까지 버닝입니다요
첫댓글 1등
담편기대여 쪽지주세여><
#헉,,,,,,,,,달이 죽는거아니죠ㅠㅠㅠ?
#..안됩니다!!!ㅠㅠㅠ죽으면 안되요이!!! ㅠㅠ 달아 정신차려라잉! 은서진 왜케 나빠?!! 완전 사랑이 아니라 집착에다 소유욕,, ㅠㅠㅠ 나쁜기집애!!!!!!
#달이 죽으면 안돼요! 흑...ㅠㅠ
설하가 이제그만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너무 충분히 힘들어한것같아서 안쓰러워요..ㅠㅠ
#악 ㅠ_ㅠ 안대 가상이미지 봣는데 제가 써달란대로 써주셧네요 >< 역시 구본진님과 위한솔님이셔 >< <<더뿌듯한 써주셔서 감사해요 다음편 쪽지 보내주세요><
#허허허헉..!!!! 설마 우리의 달님이 죽는건 아니죠?ㅜㅜㅜ 안되요 ㅜㅜ 은서진이런..!!!!! 다음편기대해요~!!
# 안되ㅠㅠㅠㅠ달이 죽으면 안되요 ㅠㅠㅠㅠㅠㅠ 은서진놈 나쁜놈-_- 설하도 불쌍하구 ㅠㅠㅠㅠ달이 죽으면 안되요 ㅜㅜ
# 아오 뭐 저딴년이다잇어ㅡㅡ 사람죽이는거야? 아오 살인자년ㅗㅗ 은서진 뒤져라ㅗㅗ흥흥 ! 설하어떻게........죄책감쩔겟는데.........?
#오늘처음부터끝까지봣는데재밌네여ㅋㅋ!!
#재밌어요~
서진이 못됬다 그렇다고 달이를... #담편도 기대
저기 작가님아...12편부터 19편이 없어요
#달이가 죽는건 아니죠...? 달아!!! ㅠ.ㅠ!!!
처음부터 보고오ㅑㅏㅅ느데ㅠㅠ달이 죽으면 안대요ㅠㅠㅠㅠㅠ
으어엉..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