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라 나도 쏘아야겠지
난 숨어서 널 겨누고 있지만 아무 소용없는 일이겠지
너가 한발을 쏘는 동안 나는 십발을 쏠 수 있지
왜냐면 난 악당의 총을 가졌으니까
쏘아라 나도 쏘아야겠지
내가 십발을 쏘는 동안 너는 한발만 쏘아도 되겠지
왜냐면 난 악당의 총을 가졌으니까
난 악당이니까
영화의 끝엘 가도 이름 찾아보기 힘든 악당이니까
맞아라 나도 맞아야겠지
내가 십발을 쏘아도 너의 어깨를 스쳐지나가겠지
내가 백발을 쏘아도 너의 애인은 손끝 하나 다치지 않겠지
이스라엘 우지 기관총을 아무리 갈겨대도
그건 소용없는 짓
왜냐면 나는 악당의 총을 가졌으니까
나는 악당이니까
너의 애인은 핸드백으로도 날 쓰러트릴 수 있지
난 너에게 헛발질만 해대고
너의 주먹 한방이면 쓰레기 나뒹구는 어두운 골목길을
나도 따라 뒹굴어야겠지
왜냐면 내겐 악당의 총이 주어졌으니까
그래서 나는 악당이니까
죽어라 나도 죽어야겠지
하지만 내 기관총은 물총 만큼도 널 괴롭히지 못하지
내 장화 틈새에 숨겨진 단검 마저도
어쩌면 너의 얼굴에 잠깐의 상처를 줄 수 있을 뿐이겠지
나는 악당의 칼도 가졌을테니까
너의 친구는 내게 죽음을 당했지
난 그놈을 짓이겨줬지
넌 분노하고 복수의 날을 기다려왔지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내가 죽는다면
그걸로 다 끝인 일이지
너가 금발머리 애인과 키스 한번 하고 나면
굿바이,
친구의 죽음은 그걸로 끝일 뿐이지
왜냐면 너는 정의의 총 가졌으니까
왜냐면 너는 정의의 검을 쥔 기사이니까
굿바이,
난 악당의 총을 걸머쥔 채 적당히 지저분 한 곳에
적당히 쓰러져야겠지
굿바이
정의의 칼이여 굿바이
악당의 총이여 굿바이
너무도 불공평한 세상이여 굿바이
결코 대사에 없는 엑스트라 악당의 불평이겠지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