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355631478
이번엔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의 1차대전 참호전 전적지를 소개할게
여행기와 함께 1차대전 참호전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간접 체험 해보자고!
알다시피 참호전은 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을 상징하는 전투 양상이야
일명 '바다로의 경주'라고 하는 참호선의 확장은 스위스부터 벨기에 해안까지 이어지게 되었어
그리고 4년 간 펼쳐진 지옥도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게 할 정도였지
그간 2차 세계대전에 비해 밀덕들의 주목을 못 받았지만 최근 1차 대전 관련 영화들이 나오면서 다시금 주목 받게 되었어
1917과 서부전선이상없다 같은 영화가 그래
그리고 그 영화들은 참호전의 참상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많이 맞춰진 것 같아
필자는 2차 대전 전적지는 많이 다녀봤지만 1차대전 전적지는 가본적이 없는 터라 작년에 처음 답사를 도전을 해봤어
주요 전투가 있었던 솜, 베르됭, 이프르, 캉브레 등을 답사 후보지로 선정하고,
나름 전적지가 잘 복원 되어있고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잡은 프랑스 릴에서 가까워서 벨기에 이프르 지역을 가보기로 결정했어
이프르 지역은 참호전이 시작된 곳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5차례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장소야
그만큼 전략적 요충지였고 특히 독가스가 처음 살포된 2차 이프르 전투(1915),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제3차 이프르 전투(1917, 일명 파스샹달 전투)로 유명해
무려 개전 시점부터 종전까지 전투가 있던 곳이라 전쟁 기간 이곳은 아주 초토화 되었어
위 비포 애프터 사진만 봐도 이곳에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일어난지 알겠지?
내가 찾아간 곳은 벨기에 파스샹달 전투 메모리얼이야
파스샹달 전투를 비롯해 1차 대전 참호전에 대해 아주 실감난 전시를 보여주는 곳이야
물론 아주 외딴 시골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론 접근이 어려워 렌터카를 이용했어
덕분에 미니를 다 끌어보네
가격은 11.5유로
오디오가이드가 있는데 물론 한국어는 지원 안돼
아니 직원이 일단 한국인을 처음 본대
우선 실내 전시
파스샹달 전투에 대해 설명하고 전쟁 당시 사용한 장비들을 전시하는 곳이야
어떤 지점은 양 군대의 참호 간격이 30m인 곳도 있다고 해
이 기념관이 재밌는 것은 각종 체험 시설이 있어
당시 병기나 군장들을 직접 만지고 들어 볼 수 있어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독가스 냄새를 맡아보는 체험이야
겨자가스는 진짜 겨자냄새가 났고 염소가스는 옅은 락스 냄새였어
2차 이프르 전투에서 독가스가 처음 사용되었고 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포탄의 1/3이 가스탄이었다고 해
그만큼 양측 군대에 많은 피해를 안겨줬어
처음엔 가스를 중화하고자 수건에 오줌을 묻혀 코를 막았다고 하는데 곧바로 방독면이 개발되었어
하지만 참호 안에 병사들을 더 괴롭힌 건 따로 있었어
포탄의 방에서는 1차대전에 사용된 각종 포탄과 포들을 전시하고 있어
폭격은 어떤 공격보다 위력적이었어
밤낮으로 날아오는 포탄으로 많은 병사들이 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병사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었어
대전 기간 내내 수백 만 발의 포탄이 서로의 참호에 떨어졌고 죽음의 공포 속에서 병사들은 미쳐갔지
솜 전투에서 찍힌 셸쇼크에 걸린 병사의 사진은 참호전의 끔찍함을 상징해줘
당시만 해도 이에 대한 연구가 없다 보니 셸쇼크에 걸린 병사들이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하기도 했다고 해
이런 포격에 대비해 만들어진 시설이 바로 덕 아웃이야
야구에서 보는 그 덕 아웃 맞아
덕 아웃은 반지하 혹은 지하 대피소를 뜻해
이곳은 장교들의 지휘소, 병사들의 휴식 및 편의 공간 등이 갖추어져 있었어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전선에서 이런 좋은 시설은 꿈도 못 꿨다고 해
병사들은 참호에서 작은 굴을 파고 비를 피하거나 아니면 그냥 참호에서 드러누워 자는 경우가 더 많았어
거기에 비만 오면 물이 차서 잠기는 유럽의 강남 플랑드르 지역의 지형 덕에 병사들은 참호족에 시달려야 했고, 시체 및 배설물들로 인한 끔찍한 위생 환경, 쥐나 벼룩이 옮기는 전염병 등 참호에서 전투 환경은 정말 최악이었다고 생각하면 돼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적진을 향한 돌격은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어
알다시피 참호전은 수비에게 매우 유리해
포격 등으로 엄폐물 하나 없는 무인지대로 감행하는 돌격 공격은 기관총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어
하지만 책상에만 앉아있던 지휘부들은 아랑곳 안하고 이런 무모한 소모전을 반복하게 돼
기관총은 참호전에서 돌격 공격에 대항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어
기관총 한 정에 중대 하나 녹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지
그리고 저격수는 심리적으로 병사들을 압박하였지
다 못 보여주지만 실내 전시 공간은 이 정도야
하지만 이곳의 백미는 야외 전시장이야
이곳엔 영국군, 독일군 참호가 100m가량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어
즉! 복원된 참호를 거닐 수 있는 곳이야
영국군 참호와 독일군 참호는 차이가 있어
영국군 참호는 옆 판에 양철 슬레이트를 덧대었어
그리고 발판을 만들어 방수를 용이하게 만들었어
반면 황동 등 금속재료가 부족했던 독일군은 나뭇가지를 사용했다고 해
참호는 이렇게 지그재그로 설치되었어
적에게 뚫렸을 때 직선 사격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어
이런 설치 방법을 트레버스라고 해
이런 참호는 최전방의 청음소부터 사격호, 지원호, 예비호까지 3중~4중으로 설치되었어
사격 발판, 저격용 총안, 잠망경 등 참호 시설들이 잘 복원되어 있어
죽음과 추모의 공간을 마지막으로 이 전시가 끝나
파스샹달 전투 메모리얼은 가는 것 자체가 어렵지만 아주 좋은 전시관이야
어쨌든 아주 흥미로운 곳이니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자!
http://https://passchendaele.be/en/practical/rates-2024/
여기는 홈페이지!
https://naver.me/5neLFE0e
제가 이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 책 때문이었습니다.
존 키건의 전쟁사 같은 딱딱한 얘기보다 병사들의 일상 생활을 잘 조명한 책이어서 재밌게 읽었네요.
2006년에 본거라 지금 나오는건 개정판이라 번역 오류가 있어도 많이 개선 됐을거라 생각됩니다
첫댓글 실제로 보존되어있구나 나중에 꼭 가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