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질환은 불치병이 아니에요.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정신과 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낫지 않는다는 편견 때문에 치료가 안되는 것 뿐입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제47회 새내기사회복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진희(여․28) 금정구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과 계장은 정신보건영역에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더욱 고통받는 정신장애인들의 취업과 사회적응을 위해 소위 ‘자신을 내던진’ 당찬 새내기다.
대학시절 자원봉사로 인연을 맺은 현 금정구정신보건센터에서 본격적인 사회복지에 뛰어든 구씨는 현재 정신장애인들의 직업재활과 사례관리를 맡고 있다.
여느 장애인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직업재활은 인내, 끈기, 설득,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의 싸움이라고 구씨는 말한다.
“사례관리와 직업재활 등 정신보건서비스를 통해 정신장애인들도 얼마든지 실제 취업하고, 돈도 벌고, 결혼하고, 대학도 다니는 등 정상화되는 과정을 수없이 경험하고 있어요. 사례관리만 적절히 제공된다면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오랜 기간 직업도 유지하는 것도 물론이지요. 문제는 단 한 번의 정신과 진료 기록만으로도 민간보험 가입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사회의 왜곡된 시각입니다.”
구씨는 이 같은 편견과 정신장애인 사례관리의 어려움과 당당히 맞서 싸웠다. 취업을 부탁하러 간 사업장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부지기수였고, 때로는 정신장애인들으로부터 머리를 얻어 맞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 인내의 결실이 하나 둘씩 맺혀지기 시작했다. 발굴한 사업체에 정신장애인들의 취업이 하나 둘 줄을 잇기 시작한 것이다.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300여명에 달하는 정신장애인들이 직업재활을 거쳐 외부 업체에 취업했다. ‘실제 취업시켜보니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또한 취업회원들이 매월 1번씩 모여 등산 등의 야외활동과 정보교환을 하는 자조모임도 운영하게 됐다.
가정에 방치된 정신질환자를 발굴, 치료하는 것도 구씨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다. 지금까지 발굴한 정신질환자 수만 해도 40명에 달하고, 이를 위해 가정방문한 횟수만도 900여회에 달한다. 하루 평균 4회씩은 방문한 셈이다. 회원들의 직장과 학교 방문 횟수도 500여회를 넘는다.
하지만 구씨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정신장애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가 어떤 도움을 주어야 될지 몰라서 제공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고 봐요. 그걸 발굴해서 실행하고자 도전할 겁니다. 특히 이제 정신보건영역도 세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진정신보건서비스를 배우고 벤치마킹하여 활용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뜻하지 않은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으로 이 같은 도전과 목표에 더욱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게 됐다는 구씨. 그녀의 다짐과 정신장애인들의 행복한 웃음이 교차되는 건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