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김태원과 설렘에 대하여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스스로 한국의 3대 기타리스트라고 말하는 김태원의 어록이다.
생애 읽은 책이 몇 권 되지 않는다는 그는
수백권을 읽은 사람보다 더 인생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감성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무심결에 툭툭 뱉어내는 것 같은 그의 멘트에는
지난날 아픈 삶의 굴곡에서 묻어나는 살점들이 섞여 있다.
천성적으로 말을 잘 꾸미는 사람이 만든 미사여구와는 좀 다르다.
그의 감성적 멘트에는 뼈가 있고, 그 속에 피가 흐르고 있다.
그의 뼈와 살을 가까이 느끼고 싶어,
함박눈이 별처럼 쏟아지는 어느 날 불쑥 찾아가 막무가내로
술 한잔 기울이자고 떼를 쓰고 싶지만
그는 술을 끊은 지 오래다.
(아니, 술을 안 끊었다 해도 일면식도 없는 낯선 이와 대작할 리는 만무!!)
그는 진정 설렘을 아는 사람 같다.
요즘 그를 보면 어두웠던 삶의 굴곡을 지나
진정 설렘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설렘을 전파시켜 다른 이들도 함께 설렘의 삶으로 이끌어준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문득 느낀다.
막 움터오르는 새싹은 분명 설레는 것이다.
설레는 것은 여리고 젊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설렘을 잃어간다는 뜻일 게다.
첫사랑, 첫키스, 첫입학, 첫소풍, 첫서울길, 첫여행......
세월이 가면서 처음의 설렘을 더 많이 잃어가겠지?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이 말을 조금 바꾸면 이렇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설레면 젊어지고 긴장하면 늙어진다!”
봄이 오는 길목의 여린 싹에서 설렘의 삶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