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타그마 광장을 가자면
큰 길을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B3 버스를 타야했는데,
그냥 무단횡단을 해야해서
엄청 겁먹었네요, ㅎㅎㅎ~!

<무사히 도착한 정류장에서 버스표 확인 중>
그리스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기도 하고
또 흔히 우리가 말하는 '오지랖' 넓은 분들도 많아
여행내내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곤 하였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시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묻지도 않았는데, 저희 대화 중의 '신타그마'를 들으시고
친절히 먼저 말걸고 버스노선까지 되짚어 주시기도 하셨는데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다고 말씀드리지 못하고
고맙다는 인사만 여러차례 드렸답니다.
어떤 여행기에 언급되길
아테네 공항버스 3.2 유로짜리 표가 종일버스표로 이용될 수 있다 하였는데,
제가 이번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행여 검사시 심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꼭 버스표를 끊으시구요,
만약 90분내에 버스, 메트로 등을 번갈아 여러차례 이용하실 거라면
1 유로 짜리 90분 표가 아주 유용했습니다.
횟수 제한 없으니...정말 좋아요~

<버스에서 보이는 아크로폴리스>
버스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신타그마'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한 후,
아저씨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한반도 크기의 3/5 정도 면적에
인구 1,200만 정도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람들에 비해 땅이 넓은 탓인지
대부분의 건물들이 높지 않다고 S에게 이야기 했더니
친구 S 왈(曰),
거기에는 아크로폴리스나 기타 유적들을 가리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끝나기 무섭게
'짜~잔~!'하고
버스 앞 창문을 통해 아크로폴리스가 나타났습니다.
이집트 카이로 시내에서 보이던 피라미드가 감동스러웠듯
아테네 시내에 우뚝 솟은 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면서도
가슴 아래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고동을 느꼈네요...
시간을 뛰어넘어 만나게 되는 것들에는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이 있나봅니다.
신타그마(Syntagma)는 '헌법'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1843년 이곳에서 그리스 헌법이 공포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1935년까지는 왕궁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회의사당 앞 쪽으로 AMALIAS거리를 건너면
중앙에 분수대가 있는 신타그마 광장이 있는데,
푸른 나무들과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각국의 젊은 여행자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느낌을 주었습니다.

<신타그마 광장을 마주보고 선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정면의 벽면에는
1923년 터키 제국에 항쟁하다 죽은 무명용사들을 기념한 조각이 부조된
'무명 용사의 묘'가 있으며
묘의 오른쪽 벽면에는 한국전쟁 당시 그리스의 참전 사실을 알리는 표시로
'KOPEA '(=KOREA)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답니다.

<의사당 정면 벽면에 부조된 무명용사의 묘에는 수많은 비둘기가 앉아있었다.>

<한국 KOPEA 라고 새겨져 있는 오른쪽 벽면>
무명 용사의 묘 앞쪽 양옆으로는
계단식 구조물에 익숙지 않은 그리스어로
무언가 잔뜩 새겨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었는데...
그게 무언지 검색을 거듭하여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ㅎㅎㅎ~!

양쪽에는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 Thucydides) 의 명언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엔 '영웅들에게는 세상 어디라도 그들의 무덤이 될 수 있다'
왼쪽에는 '누워 있는 용사를 위해 침대가 오고 있다'는 뜻의 글이 새겨져 있다.
-http://blog.daum.net/dukeyoo/9277219
무명 용사의 묘 앞에는 그리스 정예 보병(Evzones)들이
좌우 1명씩 지키고 있는데,
이들의 특별한 복장과 교대식을 보려고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듭니다.
짧은 치마와 고전적인 무명빛 스타킹에
긴 술이 달린 빨간 모자와 커다란 털 공이 달린 우스꽝스러운 신발까지
처음보니 너무 유쾌해지더라구요.

<정말 큰 털 공이 달린 신발>
뜨거운 햇살 아래 얼굴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고 부동자세로 있는 그들이
얼마나 덥고 힘들까...하는 걱정도 잠깐,
운좋게 교대식이 열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깔깔대며 웃었는지...좀 미안해졌습니다.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에도 꼼짝하지 않으나
혹시 몸을 터치하는 사람이 있으면 앞을 감시하는 경찰이 강력제지함.>
아래처럼 행진하는 것은
나름 절도 있고 멋졌거든요..

앞에 정렬해서는
상급자인 듯한 분이 모자의 긴 술을
앞쪽으로 넘겨주는 의식을 행하더니..
그 다음이 하이라이트~!
교대할 사람들에게 걸어가는데..
정말 천천히, 그리고 과장된 팔올림은 그렇다 하더라도..

무슨 탭댄스 때의 스텝마냥 바닥을 차고 발을 들어올리는 그 걸음걸이는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더라도
웃음을 참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정말 너무너무 천천히 공들여 폼을 만들며 걷기에
웃음과 감탄사를 한꺼번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1시간 마다 이런 의장병 교대식이 거행되고
일요일 오전 11시에는 보다 화려한 행렬과 행사도 벌어진다하니
혹여 시간 되시는 분들은 구경가시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었답니다.

첫댓글 테레사님, 잠못자는 나를위해 이시간에 그리스까지 갔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재미있어요.위의 테레사님도 조금더 차려자세로 찍으셨으면 예쁜 여자근위병이 됐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어디에서 온 사람들이라도 모두들 그렇게 찍어서..실은 근위병 발 앞에 앉아서 손흔들고 찍고 싶었는데, 너무 튀는 것 같아 참았습니다.
위병 교대식은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군요. 우리 나라 경복궁 등에서도 주말이면 요런 행사가 벌어지곤 합니다.
2년전 창덕궁 앞 위병 교대식을 봤었는데..많이 어설펐거든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무명용사의 묘 앞 교대식은 나름대로 군기가 살아있고 근위병들 모습이 진지해서 좋았답니다.
장장 14년전 저기 앞서 찍은사진이 떠오르내여,, 그리스가 넘좋아서1달다녓는데 그후 크레트섬만 2주 또갓어여 가까워서 가기 편한데도 요즘은 동남아쪽으로 가느라 못갓내여,, 담엔 파리 그리스 방콕 서울로 표를 알아 볼까봐여 그런표가 잇을려나,,
좋으셨겠어요...10일이 너무 짧아 카잔차스키 묘가 있는 크레타섬은 들러보지도 못했고 리비가토스 언덕에서의 석양도 보지 못해 안타까웠답니다. 언제나처럼...나중에 다시 올거야...스스로 달래고 왔지요.
저 앞에 카드파는데 버려진 ?/ 고양이들이 많앗는데 지금도 잇을까, 암튼 그리스 음식도 맛나고 넘좋아여 후편기대 됩니다,
그리스 어디서나 길을 점령한(?) 개나 고양이가 많았지만, 버려졌다기보다는 자유로이 유랑다니는 듯 통통하고 발랄하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전 원래 그리스 샐러드, 무사카와 기로스를 즐기는 편이었는데..생각보다 그리스 음식 많이 못 먹고 와서 아주아주 섭섭했네요.
바쁜 시간인데 혹시나 하고 들어와 봤는데 와 많이들 다녀가셨네요.자세한 설명에 내가 갔다온것 같이 생생해서 고마워요. 오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