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모임 이후 생전처음 나들이라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를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안보여서 뚤레~거리며 찾고 있는데...
용인이와 갑수의 모습이 보이고 저 만치 징순가 오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다른 애들은?
태임이도 몬 오고 정숙이도 몬 온다네
복희는 나중에 올란가 모르겠다
홍주차에 넷이 타고 갑수차에 셋이 타고 우리는 청도를 향해서 출발 했습니다.
용인이와 갑수는 같은동네 애들이라고 죽이 척척 잘 맞습니다.
청도쪽에는 과일나무도 참 많이 있었는데
주렁주렁 탐스럽게 익어가는 대추나무도 참 많이 보입니다.
여자들이 많이 빠져서 좀 그렇지만 모두들 신이나서 야단입니다.
우리가 놀자리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운문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여놓고
식당에 들어가 먼저 비빔밥을 먹은후 백숙 한마리를 주문해서 먹은후
남자들은 바지를 걷고 물을 건너는데 그때 징순가 우짜꼬?
그러자 갑수가 징순을 업어서 건네놓고
나도 갑수등에 업혔는데...
세상에 어릴때 말고는 누구등에도 업혀 본적은 없는데
갑수야 무겁제?
엄청 무겁을낀데...
징순가 더 무겁다 그러자 다른애들이 니는 임마 우찌 징순를 앞에 놓고 그런말을 하노
사실인데 뭐 그럽니더
개울건너에 자리를 깔고
어릴때 있었던 온갖 이야기 하느라 누가 보면 마치 싸우는거 같이 보일 지경입니다.
나중에는 강기하고 용인이가 서로 지가 옛날에 은어를 더 많이 잡았노라고
아주 시끄럽게 우기고 난리입니더
그이야기는 집에 올때까지 해결이 안 났는데
추망을 던져보고 자세가 제대로 나오는 사람이 이긴걸로 하자고...
우린 뭔 이야기를 해도 다 같이 격은 이야기 이므로 우리끼리는 말이 통합니다
강기가 신이나서 우리 회갑때는 우리끼리 제주도 가서 하자
울매나 좋노
더 살마 욕 묵을란가 몰라도 회갑까지는 살아야 안 되겠나
다음달에는 합천으로 가자 아주 난리 법석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자들 수다는 아무것도 아니다 싶을 지경입니다.
우린 언양쪽으로 고개를 넘어오다 산 만당에서 막걸리와 묵을 시켜놓고 둘러 앉았습니다
와~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이거 울매나 좋노~
그리구 강기가 음식을 파는 주인아지매를 보고 자꾸 이쁜 아지매가 솜씨도 좋다면서
지가 촌에가서 촌닭을 잡아오면 이쁜 아지매 고와 먹고로 주겠노라고
어딜가나 엉덩이를 흔들며 쇼를 하는데 모두들 우스워 배꼽을 잡습니다
나도자꾸 권하는 막걸리 한사발 마시고 내려올때는 그만 속이 불편하기 시작하는데
참말로 식겁 하겠더라구요
어휴~ 내가 와 그걸 묵어가꼬 이리 욕을 볼꼬
다시는 내보고 술 묵으라 카지 마레이
시간은 늦어지고 나는 속으로 걱정이 되여 전화를 하니 울집남편 아직 서울서 내려오는 중이라고
늦을지 모른다니까 알았다고 하데요
언양 읍내서 적천정인지 그기 들어가 우린 평상에 둘러 앉아 국수를 시켜먹고...
주인 아지매를보 고 또 강기가 이뿐 아지매 하며 아양을 떱니다.
그야말로 종일 열심히 잘 놀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