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오늘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함으로서 동북아 시대를 새로 여는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디뎠다.
▲ 제16대 대통령취임식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초청된 인사들과 국민들로 가득찼다.
ⓒ 이영일
오전 10시부터 식전행사에 들어간 국회 앞은 말 그대로 축제의 분위기였다. 국악인 안숙선과 국악관현악단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국립창극단과 연합합창단은 '아름다운 금수강산'과 '해뜨는 나라의 아침'을 각각 공연해 취임식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국악관현악단이 식정행사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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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장객들에 대한 검색과 행사 경호요원들의 움직임은 타이트하고 긴장감이 넘쳤다. 경찰은 행사장인 국회로 들어서는 도로를 부분 통제하고 새로운 대통령 일행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역사적인 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은 삼삼오오 흥분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 앞 주차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대절 버스들로 가득찼다.
▲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앰블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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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광장. 손을 잡고 태극을 둘러싼 형상의 취임식 앰블램은 대통령 취임에 대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했고 가수 신형원의 '터'가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오전 10시 55분, 드디어 새로운 대통령 노무현을 태운 전용차가 국회에 들어섰다. 노무현 대통령은 짧은 국회안 도로에서도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호에 답례했다.
▲ 취임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대통령 전용차. 길가의 국민들이 박수로 노무현 대통령을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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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차에서 내린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대표 8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단상에 올랐다. 단상에는 국민대표 8인과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전임 대통령들과 3부 요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파월 미 국무장관등 각계 인사 천여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박수와 경의를 표했다.
11시 정각부터 시작된 취임식에 따라 취임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새로운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기 위한 분열에 참가한 3군 의장대는 결연한 표정이었지만 절도 있게 분열을 준비했다.
▲ 분열 실시를 위해 대기중인 3군 의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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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악대와 기수단이 그 뒤를 이었다. 팡파르를 울리기 위해 국회 정문 옆 건물 옥상에 자리를 잡은 의장대도 취임식장을 내려다 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축하 공연을 위한 한국무용단원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장 스텝을 맞춰 줄을 서 보며 자리를 지켰다.
▲ 국립무용단등 6개 무용단으로 구성된 연합무용단이 축하 무용 '땅의 기원'공연을 위해 취임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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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이 진행요원들의 안내에 잘 따르지 않고 취임식 단상을 향해 사진을 찍느라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고, 단상에서 가까운 쪽으로 앉기 위해 앞으로 몰리는 바람에 뒤에 앉은 참석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얼굴을 찌푸리게 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인사에서 우리가 "도약이냐 후퇴냐 평화냐 긴장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하고 국민들의 단합을 호소했으며, 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적 역할이 우리에게 요구된다며 지금의 유럽연합과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동북아에도 구축되게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하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한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 모든 현안은 대화를 통해 ▲ 상호신뢰를 우선하고 호혜주의를 실천 ▲ 남북 당사자 원칙에 기초해 원활한 국제협력 추구 ▲ 대내외적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참여를 확대하며 초당적 협력을 얻겠다는 네가지 원칙을 피력하여 큰 박수를 받기도.
▲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 대화를 통한 정치 ▲ 상호신뢰와 호혜주의 실천 ▲ 남북 당사자 원칙에 입각한 국제협력 추구 ▲ 대내외적 투명성 증가, 국민참여 확대의 네가지 원칙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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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화요일. 대한민국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탄생했다. 새로운 대통령을 알리는 축하 팡파르가 하늘 가득 울려 퍼졌다.
▲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을 알리는 국군의장대의 축하 팡파르가 울려퍼지고 있다.
ⓒ 이영일
새로운 희망을 안고 팡파르 소리는 국회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가슴에 울려퍼졌다. 사람들 얼굴에는 새 정부에 거는 기대로 가득 찼고 "노/무/현! 노/무/현!"을 외치며 취임사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표정들이었다.
반칙·특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함께 21세기 동북아 중심국가로 웅비하겠다는 노무현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그의 앞길을 모든 국민들이 지켜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