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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을 가다. 2007/07/06
먼 길이 자꾸 가까워진다. 사람들은 길을 답답해 하여, 자꾸 새로운 길을 뚫어서 천만리 머나먼 길은 전설이 된다. 길은 친구를 가까이 두게 하기에, 만남이 훨씬 수월해진 게야. 웃음이 좋아서, 이야기가 좋아서, 그리고 떨어져 내쏟지 못한 삶을 위하여 마산을 간다. 세상사 어떤 일그러짐에도 변함없는 마음을 만나려고.
그가 꾸민 보금자리는 그에게 커다란 업보로 짊어진 짐이 되는 건데 버리지 못함이 그래서 나의 친구다. 그래도 자꾸 본래 사람은 빈 게 아니냐고 억지를 부려본다. 100여평 삶터를 당신을 위해 꾸몄는데...... . 그게 자꾸 따라와서 그는 친구에 기대어 술잔을 기울인다. 빈 술잔이기에 술이 담기는 걸 그는 빈 술잔이기를 거부한다. 허긴 삶이 영원하더냐. 그런다고 영원한 게 있더냐. 계절이 담긴 아담한 전원 주택에 울음만 담아서야 되랴. 친구여!
진수성찬 음식이 앞에 있어도 너와 나의 만남과 바라봄과, 주고받는 이야기에 비하랴만, 그래도 한잔 하세나. 세상 시름 모두 담아 마셔버리세나.
굳이 마창대교가 좋다는 친구 손에 이끌리는 것은 만남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이려는 아쉬움 아니던가? 그랴 걸작이네. 오늘 우리 만남을 엮어주는 든든한 다리로 느끼게끔 걸작일세. 우리네 마음에 들어앉은 다리야 어디 누구 구경꺼리인가? 그저 보이지않는 연인 걸 인지로서 아름다움, 튼튼하기, 웅장함을 논하는 게 전방질 뿐이지. 이세상 삶의 든든한 다리로서 나와 너 아니련가.
다리 위의 부부는 특별한 의미를 준다. 친구의 부부라 더욱 그렇다. 친구가 바라보는 부부라서 지극히 아름다운 게다.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왜 만났는지 묻지를 마소. 우린 그렇게 만나 삶을 언제까지나 공유하는 게라우. 딱히 이래서 친구로 얽힘이 아닌 연이어서 보이지 않고 보여줄 수도 없지만 아마도 마창대교보다 아름다운 큰 다리일 게요.
마창대교 아래 작은 어촌이 그림 한폭을 선사한다. 이렇고 저런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오손도손 오늘을 살고 있음이 사람들의 고향을 부른다.수십미터 다리 위에서 소박한 어부들의 일상이 될 작은 해변가 마을과 돗섬은 친구가 내게 주는 또하나의 선물이다.
하늘을 보며 웃자. 자네와 함께 하는 우리가 있음에, 다리 위에서 보는 풍경들 또한 새롭게 보이듯 우리 함께 하는 삶을 웃자.
노을이 진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남겨둔 그대들 때문에 자꾸 뒤를 돌아본다. 하루를 참 짧게 보낸 게야. 오늘 행복했던 동행은 휴게소에서 무는 담배 연기를 길게 늘어 뜨리고, 여보게 친구들 참 행복했네.
우리는 ...... . 2007/07/10 구미 야은의 산돌 Gheorghe Zamfir의 Pluie D'Ete (여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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