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수원을 잇는, 반월공단이 위치한 안산.
수도권이긴 하지만 대도시들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성장을 해온 곳.
서울, 인천, 수원 어디의 생활권도 아닌 독자적인 생활권을 수립하여
대중교통 이용망에 있어서도 다른 도시들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성을 띄게 되었다.
그 예로 안산터미널을 들 수가 있는데 고잔지구 조성으로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옛부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며 비슷한 도시 규모의 다른 지역들보다 영향력이 강햇다.
최근에 들어서야 크게 성장한 부천과 성남,
그리고 아직도 도시규모에 비해 터미널이 형편없는 고양, 의정부, 용인, 안양 등에 비하면
안산터미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입지를 꾸준히 다지며 지역 교통중심축으로 굳혀나갔다.
비록 지금은 다른 지역의 터미널들도 많이 성장해 그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다른 도시들에 비해 독자성을 확연하게 띄는 안산인만큼 터미널의 향후 행보도 기대가 된다.
안산터미널은 이 지역 최대 번화가 '중앙동'을 큰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터미널 바로 양 옆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차례대로 끼고 있어,
얼핏 보면 터미널 건물을 롯데마트 또는 홈플러스와 공용으로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안산터미널은 꽤 오래 전부터 이 땅에 독자적으로 머물러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안산터미널은 안산시의 형체를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주변에 서울, 인천, 수원 등 큰 도시가 샌드위치처럼 끼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생활권을 수립하면서 여타 위성도시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 안산시처럼,
터미널 또한 주변에 중앙동, 롯데마트, 홈플러스라는 큰 상업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도 운영권이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운영을 그대로 유지해나가고 있다.
주변에 큰 상권이 떼로 몰려있지만 터미널은 굉장히 한산한 편이다.
바로 맞은편에 안산선 철도가 지나가고 인구 조밀지대와 다소 떨어져 있는지라,
번화가와 인접해있지만 그리 번화가와 가깝다는 인상은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썰렁함, 황량함, 음침한 느낌에 더욱 가깝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최대 상권 '중앙동'을 마주하고 있으며,
터미널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롯데마트와 직접적으로 이어져 있다.
터미널 오른편의 공용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홈플러스와도 밀접한 위치다.
그러나 번화가의 혼잡함보다는 미처 덜 개발된 듯한 황량함이 느껴진다.
황량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테다.
실제로 안산터미널의 이용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주변 광경과는 다르게 의외로 수많은 사람들이 터미널을 왕래한다.
터미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개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자신의 친지를 배웅하기 위해 마중나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버스이용과는 전혀 관계없이 단순히 주변에 놀러오기 위해 지나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산의 경우는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드나드는 수요가 다른 곳보다 더욱 많아보인다.
위치상 상업적인 용도로 터미널을 왕래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마중나오는 사람도 상당히 있겠지만,
구조상 굳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마중은 충분히 가능하다.
수도권에 속하는 안산이지만, 서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는 속하지 않는 정도의 거리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천, 성남, 고양 등 다른 경기도 터미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서울'행 직행버스가 이 곳에선 운행한다.
서울로 가는 좌석, 광역버스편도 열약하고 지하철도 시간이 한참 걸리기 때문에 이용빈도가 높다.
대신 수원과 가까운 탓인지 경기도 타 지역으로 연계되는 버스편은 취약한 편이다.
그러나 강릉, 원주, 천안 등 수도권 외 지역으로 연결되는 버스편이 많다.
타 도시처럼 서울, 인천, 수원 등 특정 대도시까지 나가서 지방으로 이동하지 않고
이 곳에서 직접 지방쪽으로 가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진천, 단양, 증평, 통영, 김해, 부안, 안동, 거창 등 다른 경기도 도시들에서 보기 힘든 행선판이 많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지역 중심 터미널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가고 성장해왔다는 증거다.
수원 다음가는 확고한 입지를 굳힌 주요 터미널로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고루고루 다양한 행선지를 확보하고 있어 이용하기도 그만큼 편할 것이다.
수원을 제외하고 어떤 경기도의 터미널들이 이처럼 다양한 행선판을 확보하고 있는가.
아마 안산처럼 다양하게 접속되는 지역도 더는 없을 것이다.
안산이 타 지역보다 대도시 의존도가 약하다는 점은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증표이기도 하다.
터미널 승차장은 조금 이색적으로 생겼다.
건물에 양 옆이 둘러싸여 폭 파인 형상을 하고 있어 대합실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다,
바로 앞으로는 롯데마트와 연계되어 확연하게 터미널 승차장이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이처럼 승차장이 건물 내로 움푹 파여 있는데다,
승하차장의 구조도 대각선의 파도모양이 아닌 일직선 모양이어서 이 곳은 제2의 대합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굳이 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친지 분들을 맞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정문이 버스터미널과 바로 마주하여 위치한다.
이에 주차장 오른편에 위치한 홈플러스까지 합세하면,
터미널 건물은 사방으로 상업시설에 둘러싸여 있는 셈이다.
비록 도시 외곽에 위치한 음산한 느낌을 주는 곳이라 할지라도,
터미널의 현재 위치를 전혀 무시할 수 없다.
버스에 내린 후 굳이 터미널 건물을 통과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는 길이 넓직하게 닦여 있다.
그래서 안산터미널은 터미널 내부에서 하차해도 승차객과 뒤엉키는 일이 거의 없으며,
터미널 건물이 혼잡해지는 수고도 한층 덜 수 있다.
여러모로 과학적인 구조로 훌륭하게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파란 하늘 아래, 파란 건물 아래 수많은 시외버스들.
큰 규모의 터미널인 만큼 버스 종류별로 회사도 무척 다양하고,
행선별로 회사가 각각 다른만큼 무리하게 앞다투어 경쟁을 하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큰 도시의 터미널답지 않게 주변도 시원하게 뻥 뚫려있다.
그래서 안산터미널은 그 어떤 곳보다도 여유롭고 안정된 평화로움이 녹아내린다.
인구 20만명이 넘어가는 중규모 이상 도시들의 터미널 중에서,
과연 안산만큼 이렇게 한적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갖춘 터미널이 있는지...
다른 어느 곳 보다도 여유로워 보이고, 때로는 별볼일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안산터미널.
하지만 오래 전부터 입지를 탄탄하게 굳혀놓은 그 어느 곳보다도 큰 터미널이기도 하다.
첫댓글 안산시 자체가 외지 인구 유입이 많다는 점에서 행선지가 많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나, 안산터미널 노선의 대부분이 안산에서 출발하는 노선들이 많지 않은 실정이죠. 많은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썰렁한 박차장이 이를 증명한다고나 할까요. 안산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차량의 다수가 인천터미널을 출발하여 경유하고 있습니다. 안산시발로 다니는 경우들은 대부분 수원을 경유하던가 하지요. 유동인구도 유동인구지만 안산이 수원과 인천 사이에 있다는 것이 노선이 많은 이유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인천과 수원 사이에 있다는 점에서 혜택을 많이 받고 있군요. 실제로 방문해봤을때도 대부분의 버스가 인천, 수원행 행선지를 달고 있더군요. 다른 경기도 도시들에 비해 터미널이 일찍 성장하긴 했지만 지리적인 위치도 무시할 수가 없었군요. ^^;;
안산은 기본적으로 일반 철도가 설치되지 않았기에 수원 터미널에 비해서 더 활성화 된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요...
수원터미널이 비활성화 되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수원 인구가 108만명이고(생활권역까지 합하면 150~160만), 안산 인구는 이제 70만명인 점을 감안했을 때 수원이 인구이 비례해선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 되었다는 것을 지적했을 뿐입니다. 애초에 수원과 안산의 도시 규모 차이가 엄청나고, 대도시 의존도 또한 안산이 수원보다는 상당히 높은 편이죠.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안산이 수원보다 더 활성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글에서도 안산이 수원보다 활성화되었다는 얘기를 꺼낸 적은 없습니다만...^^;;
동서울행은 고속이아니고 직행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안산에서 살았었는데..... 안산만큼 주거지역이 좀 뭐랄까요 자연과(?) 가깝다고 느낌이 드는곳은 없는거 같아요
갯벌지대를 매립하여 반월공단을 조성하고 철길 양 옆으로 주거지역을 끊임없이 조성해놨으니 자연과 가깝다는 느낌은 당연히 없죠.. 안산뿐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자연친화적인 곳은 찾기 힘들지 않나요 ㅎㅎ
안산터미널 박차장이 상대적으로 한산한 것은 노선 중 상당수가 안산 출발이 아닌 인천이나 부천발의 중간 경유지라는 점이 큰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부천발은 모르겠으나 인천발이 많다라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산 터미널 주말에는 몰라도 평일에는 한산 하더군요 정말 사람 없습니다
제가 갔었을 때도 평일이었는데 사람 많던데요...-.-;;
상록수역 시외정류장에 어때요? 동서울,강남성남,천안행 정차합니다...(승하차 가능)
너무나 그리운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