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문예회관 민간 위탁관리 문제가 여기저기서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각 광역자치단체의 문예회관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추세로 미뤄볼 때 광주문예회관의 민간위탁 문제를 논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비롯 예술의 전당이 이미 민간위탁에 들어갔고, 대구문예회관의 경우 지난해 민간인 관장을 공모해 민간인 중심 경영으로 전환했다. 또 전남도 역시 지난해 7월1일 남도예술회관을 전남예총에 경영권을 이양해 위탁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위탁 추세는 부산을 비롯 인천 울산 등 광역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예회관이 민간위탁경영 쪽으로 상당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자치단체의 몸집을 줄여보려는 고육지책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보여진다.
광주시가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다른 광역단체가 시도 했으니, 우리도…’,‘추세가 그러하니…’라는 논리를 빌어‘덩달아 행정(?)’에 편승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지역 실정도 실정이려니와 공룡같은‘거대 몸집’의 문예회관을 떠 안을만한 기업이나 단체가 과연 지역에 있는가도 한번쯤 되짚어 볼 일이다.
‘광주문예회관 위탁문제’를 놓고 설왕설래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문제는 문화적 욕구를 갈망하는 지역민들에게‘정말 어느쪽이 유익한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광주시의 열악한 재정으로 볼 때 문예회관 운영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예회관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논리로 봐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문예회관 설립 목적은 지역민들의 삶의 질 고취와 문화적 욕구를 충족 시켜주는데 있다.
다시말해 자치단체는 지역민들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배려해 품격높은 문화·예술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문예회관에는 관장을 포함 59명의 직원과 산하 6개 예술단체 390명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예술 가꾸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년간 인건비는 38억원에 달하고 있는 반면, 수익은 대관료를 비롯 임대료 등을 포함해도 겨우 6억8천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보니 광주시로써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광주문예회관이 민간단체에 위탁경영 된다고 가정해 보자. 년간 4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며, 운영비를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충당 할 것인가. 이것은 구조조정과 예술단체의 해산 밖에는 그 답이 없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며 예향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는 예술단체의 해산은 곧 광주 시민들의 정서를 말살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광주문예회관의 민간위탁 문제는 아직 결정 된 것은 없다. 그러나 요즘 추세로 보아 언젠가는 민간위탁 경영이 본격 거론 될 것으로 본다.
광주문예회관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광주시는 아무튼 이 문제를 단순하게 처리해서는 안된다. 전문가집단의 철저한 연구·분석과 여론수렴,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공청회를 통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정신문화는 한 번 쇠락하면 한 세기가 지나도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