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일생의 30~40%를 잠으로 보낸다.
잠이 많은 사람은 게으른 반면 잠이 없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도대체 잠은 어떤 것이고 어떤 기능을 하고 몇 시간을 자야 되나?
과거 사람들은 잠을 죽음과 비슷한 현상으로 생각하였던 것같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잠의 신히프너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는 쌍둥이 형제이다.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이 신화를 보면서 고대인들의 잠에 대한 생각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잠은 외부로부터 자극이 차단되며, 이에 따라 반응이 없지만 회복 가능한 상태라고 정의 할수 있다.
그러나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아주 복잡한 과정들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고도의 " 생리적 혼합물" 이라고 할수있다.
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눈감고 휴식을 취한다하더라도 잠을 대신할수 없으며, 생리적, 정서적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1. 잠을 자지 않는다면 인간은 얼마나 살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쥐를 대상으로 전체 수면을 박탈했을때2-3주 후면 죽게 된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쥐에게 꿈꾸는 잠만 선택적으로 박탈하면 4-6주후에 죽는다.
2. 태양은 잠의 보고이다?
잠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위인이 두명 있다. 토마스에디슨과 라이트 형제이다.
토마스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하면서 인류의 잠자는 시간이 대략 1시간정도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24시간 교대근무가 가능해져서 불면증 환자를 양산하게 되었다.
또 라이트형제는 비행기를 발명해서 인류가 시간대를 넘나들면서 여행이 가능해졌다.
시차적응과 관련된 불면증 환자를 많이 만들었다.
인간의 잠은 24시간을 주기로 움직이지 않는다. 태양빛이 없는 곳에서 살아간다면 하루는 25시간에 가깝다.
동굴에서는 31일을 30일로 살게된다.
지구의 자전 주기와 다른 인간의 신체 주기를 24시간으로 맞춰주는 것이 태양빛이다.
태양은 또 수면제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태양이 눈을 통해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그 빛을 원료로해서 천연 수면제인 멜라토닌을 만들어준다.
불면증 환자에게 쬐도록 권유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3. 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과거에는 잠을 다섯가지 또는 여섯가지로 분류하였으나, 최근에는 4가지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제1단계, 제2단계 수면, 서파수면 (깊은수면), 그리고 급속안구운동기 (꿈꾸는 수면)으로 나눠져있다.
서파 수면이 가장깊은 수면이고, 1단계 수면이 가장얕은 수면이다.
제1단계에서 서파 수면으로 갈수록 근육의 긴장도가 풀어지고, 느린 뇌파의 비율이 높아지고, 숨쉬기,
심박동등이 조금씩 늦어지고, 눈동자의 움직임은 거의 없어진다.
한마디로 우리의 신체가 편안해지는 상태라고 할수있다.
반면 급속안구운동기는 수면의 깊이, 생리적현상이 다른 수면과 아주 다르다.
뇌파는 비교적 빠르고, 심박동수와 호흡도 빨라지나 근육은 거의 마비 상태와 마찬가지로 힘이 약해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눈동자의 움직임 빨라진다.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안구운동기는 흥분되어 있지만 근육은 마비된 상태라고 볼수있다.
왜? 꿈은 악몽이 많은데, 악몽을 꾸다가 같이 자고있는 부인, 남편, 아이들을 때리거나,
도망가기 위해 침대에서 뛰어가다 다치는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가끔 급속안구운동기에 근육의 힘이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이다.
4. 잠은 밤 동안 어떻게 진행될까?
잠은 시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치게 된다.
성인의 잠은 90~120분 간격으로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게 되어 하룻밤에 4~6회반복한다.
첫번째 사이클의 가장 큰 특징은 깊은 잠 (서파수면)의 비율이 가장 많다.
깊은 잠이 많은 반면, 꿈꾸는 잠은 아주 짧 아서 불과1~5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깊은 잠이 꿈꾸는 잠보다 좀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깊은 잠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가장 왕성해진다.
미인은 잠꾸러기가 아니라 키다리는 잠꾸러기인 셈이다.
새벽이 되면 꿈꾸는 잠의 비율은 점차 늘어나서 아침 무렵 가장 많아진다.
꿈을 꾸었다고 느끼는 경우 대부분 새벽에 꾸는 꿈인 셈이다.
이것은 잠자는 동안 우리몸 내부의 온도가 변하는 것과 관련있다.
또한가지, 정상인은 잠들고 1시간 이내에 꿈꾸는 잠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잠의 사이클에 따른 특성은 수면 질환을 진단하는데 유용한 단서를 제공한다.
잠들고 1~2시간 내에 고함을 지르고 불안해 하거나, 일어나 돌아다니면 이는 깊은 잠과 관련된 몽유병,
야경증일 가능성이 아주 높고, 새벽에 고함을 지르고 불안해 하거나, 일어나 돌아다니면 이는 꿈꾸는 잠과
관련된 악몽, 렘수면 행동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5. 잠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달라지나?
갓 태어난 신생아는 하루 16~18시간을 자고, 그중 반이상은 급속 안구운동기 즉, 꿈꾸는 잠이다.
반면 신생아는 깊은 잠이 없다.
또 한 번 잠을 자더라도 오랫동안 자지않고 길어야 3~4시간을 자고 깬다. 이건 아주 중요한 생리적 현상이다.
갓난아기는 체온을 유지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주 깨서 모유를 먹어야한다.
갓난 아이가 밤에 깨지 않고 잘 자기를 바라는 엄마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부터
당장 그 생각을 버려야한다.
첫 돌이 지난 아기는 하루 14~15시간 자게 되고, 이제는 깊은 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꿈꾸는 잠도 신생아기에 비해서는 줄게 된다.
잠이 성인의 형태와 비슷하게 틀을 잡아가는 시기는 4돌이 지나면서부터이다.
이때는 꿈꾸는 잠이 어른과 마찬가지로 전체 수면의 1/4로 안정화 된다. 또 이제 낮잠을 자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그리고 자다가 중간에 깨지도 않게된다.
다만 잠자는 시간이 더 많을 뿐이다.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깊은 잠은 점차 줄어들게 되어서 노인이 되면 더 이상 깊은 잠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신체의 노화가 있듯이 잠도 노화가 있는 것이다.
6. 몇 시간을 자는 것이 정상 인가?
정답은 없다. 다만 인류의 평균을 참고로 하는것이 도움이 될것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신생아는 하루에 16~18시간을 잔다.
첫 돌이 되면 13시간 정도로 줄어들고, 유치원 아동은 12시간 정도를 잔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대략 하루에 10시간을 자게 되나,
학년에 따라 점차 줄어들게 된다. 10세 중반의 아이들은 성인과 유사하게 8~9시간 정도를 자게 된다.
성인의 75%는 7.5~8.5시간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아이들은 수면부족이 심각한것으로 알려져있다.
2005년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3학생들은 5시간을 채 못자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자가 진행중인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평균 수면은 서구에서 가장 적게 자는 2%의 아이들보다 더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의 건강을 챙기는 부모들이여 명심하라. 불충분한 잠은 만병의 근원이다.
이는 비타민, 영양제, 값비싼 보약으로 대체 할수 없는 것이다. 잠은 낭비가 아니라 투자다.
- 이 글은 영남대학교 병원 홈페이지 YUMC 천마뉴스에서 퍼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