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당시 미국에 계시는 강재우님이 하셨던 것입니다>2001.5.8자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뉴저지)에서 다기를 구입하려고 하는데 국내에서 제작된 다기는 이곳에서 찾기가 불가능한것 같아서 이곳에 있는 일본 도자기 판매점이나 중국차 전문점 (대만 체인점-천인명차)에서 다기를 한세트 구입하려고 합니다. 제가 주로 마시는 차는이곳에서 구하기 쉬운 쿄쿠로 , 센차, 포종차, 철관음차 정도인데요, 차마다 고유한 향이 너무 다르고 다기에 냄새가 배어서 언젠가는 자그만 사이즈의 교쿠로 전용 다기, 중국차 전용 다기를 구입하고 싶지만 우선은
그중에서 제대로 된것 한가지를 구입해서 사용하고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일본 다기가 국내 다기와 별 차이가 없는것 같아 먼저 일본 도예점에 가봤는데 대부분 다관과 차잔이 세트로 되어있고 물을 식히는 그릇을 따로 구입해야하는데 다관과 색상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중국차 전문점에 갔습니다. 이곳에선 대부분풀세트로 판매하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긴 했는데, 중국식 차끓이는 법을 잘 몰라서 다기의 용도 파악이 잘 되지 안는군요. 그래서 정보를 좀 얻을까 하고 질문 드립니다.
(1) 다관이 큰 사발 같은데 들어가 있는데 이 사발의 용도가 뭔가요? 퇴수기 정도로 이해하면될까요?
(2) 다관 말고 다른 다관 처럼 생긴것이 딸려나오는데 전 뚜껑 달린 귀탕기라고 찍었는데, 혹시 그렇다면 왜 뚜껑이 달려있어야만 하죠?
(3) 찻잔이 쿄쿠로를 마실때 쓰는 잔 보다도 더 작아보입니다.
중국식당에서 내오는 잔을 보면 그렇게 작지도 안은것 같은데 다기 세트에 있는 잔은 왜 그렇게 작지요? 혹시 원샷을 위해서 만든 샷잔인가요?
(3)다기를 만든곳이 중국 '이-싱'(중국인 발음 나는대로 적었습니다)이라고 하며 중국서 다기를 만드는 곳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던데요, 스타일들이 대충 비슷 비슷 한것같네요. 이곳에서 만든 다기로 교쿠로나 센차를 끓여도 괜찬을까요?
질문을 올리고 나서 읽어보니 너무 무식해 보이는 질문들이 많군요.
죄송합니다
<답변-비봉 김진홍>2001.5.8자
안녕하세요. 강재우 회원님. 멀리 미국에서 이 사이트를 찾아 질문을 하셨군요. 한글로 물으셨으니 영문으로 어렵게 답하지 않아도 안심입니다.^-^
우선 차를 마시는 것을 보니 쿄쿠로, 센차, 포종차, 철관음차로서 대체적으로 은은한 향과 강하지 않은 맛을 느끼는|차를 좋아하시는군요. 원래 쿄쿠로 즉 다시말해 옥로차나 센챠 즉 전차류는 증제차(차잎을 쪄서 제조)이고 철관음 등은 부초차(가마에 덖어서 제조)에 속하지만 철관음등 자체가 청차계통으로서 증제차와 어느정도 맛과 향이 어울리는 부분이 있지요.
다른이야기도 많|겠지만 우선 질문하신 번호대로 답변을 드립니다.
(1) 다관이 큰사발 같은데 들어가 있는데 이 사발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퇴수기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라고 질문하셨지요?
(답변) 그것은 말씀하신대로 중국 특히 대만에서 만들어진 세트류이므로 흔히 우리가 |말하는 중국다예의 세트중의 하나로서 다선(茶船)이라 생각이 듭니다. 세트에 따라서는 말씀하신 퇴수기에 해당하는 수우나 차우(cha-yu)일수도 있지만 둘중 하나만 붙어있다면 다선일것입니다. 다선이란 다반과 같은 용도인데 중국차를 마실때 다관(중국에서는 차후라|고 하여 한자로 다호라 씁니다만)을 처음 따뜻하게 데운물이나 한번 우려내고 버린 탕물을 이 다선에 붓고 다시 차를 채우거나 탕을 부어 다호를 즉 다관을 데워 온도가 안쪽에서도 탕이 차를 우리고 바깥에서의 붓거나 다선에 채워진 탕수온도로 인해 찌는 역할을 함으|로써 더욱 차를 맛있게 우리게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이 다선중앙에 다관을 놓고 찻물을 붓고 사용할때 씁니다. 아울러 차가 우려나왔다 싶을때 다관을 들으면 이 다관에서 물이 아무래도 흐르지요, 그때 다관끝을 이 다선 귀퉁이에 안쪽에 대고 바깥쪽으로 |살짝 밀어주면, 다관밑바닥의 물기를 제거하는데 사용합니다.
(2) 다관말고 다른 다관처럼 생긴것이 딸려나오는데 전 뚜껑달린 귀탕기라고 찍었는데, 혹시 그렇다면 왜 뚜껑이 달려있어야만 하죠?
(답변) 이것은 저도 보지 못하여 답변하기 곤란합니다만, 예측할수|있는것은 아래의 세가지입니다. 첫째는 포병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1인용다기를 만드는 방식과 같은 형태의 또하나의 다관을 주었다고 가정할수있거나 둘째는, 다해가 만일 없다면 다해(우리식으로 하면 숙우에 해당)의 역할을 할수있도록 비교적 뜨거운 차를 선호하므로|다배(찻잔)에 따르기까지 온도를 낮추지 않도록 특별히 고안한 뚜껑있는 다해가 아닐까 하는점 셋째는, 간혹 세트에 따라서는 차통을 넣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만일 주둥이가 있어 물이 나오는 형태가 아니라면 차통일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점입니다만, 직접 보지못하|여 구체적으로 용도의 짐작이 어렵습니다.
(3) 찻잔이 교쿠로를 마실때보다도 더 작아보입니다. 다기세트에 있는 잔은 왜그렇게 작지요?
(답변) 굳이 답한다면 세트니까...^-^라고 말씀드리면 아연하시겠지요. 다만 식당에서는 손님에게 주는 것이므로 잔이 일정치 않습니다만, 세트인 경우 아|무래도 보이기 위한 다예이다보니 잔이 작은 것이 많고 또 대체적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다선에 다관을 포함하여 다배인 찻잔까지 한꺼번에 다 수용할수있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작아집니다. 찻잔자체는 한번들고 마신후 내려놓는 경우가 없으|므로 원샷에 해당한다고 하겠지만, 교쿠로나 철관음 등 고급차를 마실경우에는 찻잔이 작을경우 조심스럽고 또 벌컥벌컥마시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모금씩 마실수 밖에 없도록 고안되므로 그러한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찻잔이 작으면 작을수록 사실 차맛을 벌컥마시는|것보다는 훨씬 음미하기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4) 다기를 만든곳이 이싱 ... 이곳의 다기로 교쿠로나 센차를 끓여도 될까요?
(답변) 차는 대체적으로 그것을 마시는사람 마음이라고 보아야 겠지요. 이싱은 의흥이라고 한문으로 적습니다만 중국의 특히 중국차|중의 녹차를 제외한 차 다시말해 보이차나 홍차 등 유색차(애매한 표현입니다만)에 적합하고 더구나 발효류의 경우 대부분 고온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한 의미에서 이 자사라는 재질로 만들어진 이싱호들이 애호되는 것입니다. 다만 질문하신것처럼 교쿠로나 센차|에 국한해서 말한다면, 못할것도 없지만, 쿄쿠로 자체가 약 60도 내외 센챠라 하더라도 70도 부근에서 움직이는 전차류라고 생각하여 볼때 굳이 필요없는 다선이 붙어있는 세트는 어울리지 않을듯싶습니다. 그리고 온도가 식기 힘든 다관인만큼 오히려 쿄쿠로를 마시는|데는 자기류(백자류)로 만들어진것이 식기쉽고 쿄쿠로의 은은한 색도 감상할수있으므로 좋을것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객관적인 말입니다. 사용하시는분이 이것저것을 모두 감안한다면 현재 세트를 사셔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