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순(갈리마드향수스튜디오 대표)>
패션에 유행이 있듯 향수에도 시대의 흐름을 타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 향취가 있다.
향취를 향기의 '노트(note)'라고 표현하는데 패션에서 말하는 유행 컬러처럼 향수의 트렌드는 바로 선호되는 향기의 노트로 결정된다.
예전에는 물처럼 맑고 신선한 향기가 유행하다가 최근에는 달콤한 과일향이 많이 나오고, 또 다시 새로운 유형의 향기가 새롭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초창기 향수의 트렌드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끼지의 변천사를 향취별로 정리해본다.
[19세기 말 ~ 1920년]19세기 이전까지는 흔히 클래식 향수라고 부르는 네로리, 쟈스민, 바이올렛 등의 천연향료로 조합된 플로럴 향수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출시됐다.
19세기 말에 나온 겔랑의 지키(Jicky, 1889년)는 근대 향수의 시작으로 간주된다.
19세기 이후 천연향료를 대신한 합성향료가 사용된 향수들이 출시됐는데 대표적인 향수로는 아이오논을 사용한 코티의 '로리간(L'Origan, 1905년)'과 하이드록시시트로네랄을 사용한 우비강의 '껠끄플래르(Quelques Fleurs, 1912년)'가 있다.
제1차 대전 이후에는 아방가르드 패션이 유행하면서 여성들은 콜셋에서 해방되고 드레스 대신 짧은 스커트의 샤넬 라인이 유행했다.
혁신적인 변화가 온 시기로 현재 롱셀러인 향수들이 이시기에 발표됐는데 겔랑의 미쯔코(Mitsouko, 1919년), 샤넬의 샤넬 No5(1921년)가 대표적이다.
미쯔코는 피치노트인 알데하이드 C14를 사용했고 No5에는 알데하이드가 사용돼 이 계열향수의 원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