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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윤(서울 한영고3)양은 한성대 수시 전공적성우수자전형으로 합격했다. 전공적성우수자전형 지원을 결심한 시기는 고3 3월. 학교에서 논술, 인적성검사 등 수시 모의시험을 치른 다음이었다. "내신이 5.1등급이었기에 고2 말까지 수시모집 지원은 생각조차 못했다. 인적성검사 모의시험 성적이 좋은 것을 보고 선생님께서 이 전형을 권하셨다"고 했다.
인적성검사 준비는 여름방학부터 시작했다. 공부는 주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인적성검사 대비반에서 했다. 인적성검사 기본문제집을 풀면서 광운대, 한성대, 세종대 등 지망 학교 기출문제집으로 철저하게 맞춤형 공부를 했다. 오답 감점을 두는 곳이 있는 등 대학마다 문제 형태나 시험 형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집에 모르는 어휘, 용어가 나올 때마다 노트에 적어 들고 다니면서 외웠다.
수능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언어영역과 과학탐구영역을 전략 과목으로 삼았다. 고1 때 3~4등급이었던 언어영역을 고3 때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인적성검사를준비하며 지문을 빨리 읽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한 것이 언어영역 성적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권양은 "인적성검사에 수학Ⅰ 내용을 출제하는 학교가 많으므로, 인적성검사전형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겨울방학에 수학Ⅰ을 제대로 공부해두라. 수능 공부가 인적성검사에도 효과적이므로 우선 수능 공부에 충실하고, 여름방학부터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원지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합격
김원지(서울 송곡여고3)양은 숭실대 수시 입학사정관전형(국제화)으로 합격했다. 김양의 내신은 3.69등급. 내신이 낮고, 상장 하나도 받은 경력이 없어 숭실대에 지원할 때에도 "합격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김양은 철저한 준비로 어려운 수시 관문을 뚫었다.
김양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자기소개서였다. 국제화전형에 지원하는만큼 제일 앞에 해외 교환학생 경험을 썼다. 송곡여고가 캐나다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어, 고1 겨울방학에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돌아왔다. 또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참석해 일주일간 영국, 프랑스 학생들과 영화를 만든 경험도 썼다.
"자기소개서 중에서도 '입학 후 학업 계획과 향후 진로계획' 항목에 가장 신경을 썼어요. 숭실대 홈페이지에 있는 학과 소개를 인쇄해 보면서 자기소개서를 썼죠. 예를 들어 저는 향후 진로를 '디지털 마케팅'으로 잡았는데, 학과 커리큘럼을 보면서 '2학년 때 배울 정보사회학 과목과 3학년 때 배울 뉴미디어와 정보사회 과목은 제 꿈인 디지털마케팅에 필수적인 교육과정이다'라고 썼어요. 또, 숭실대 장애아동 봉사동아리인 '숭실로타렉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죠."
김양은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면접 준비는 저절로 된다"고 강조했다. 대학 홈페이지를 보면서 학교 인재상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배울지, 졸업 후 무엇을 할지 모두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3 초반에 학교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는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썼어요. 제가 생각하는 적성, 적합한 직업 등을 쓰면서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제가 원하는 공부는 어떤 대학·학과에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기회였죠. 목표가 정해지니 공부의지도 저절로 생겼어요. 학교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1학년 때 4등급이던 내신도 3학년 때 2등급대로 올렸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대학 입학 후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세요."
김종헌 서강대 물리학과 합격
김종헌(서울 한영고3)군은 서강대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내신이 3.7등급으로 불리했기 때문에 학생부보다 논술과 면접을 높게 반영하는 전형을 골랐다.
논술 준비는 학교에서 했다.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대학별 논술 대비반에 들어가 수학·과학 논술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각 대학의 전년도 기출문제를 풀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다시 풀기를 반복했다. 정해진 논술 용지에 답안 쓰는 연습도 충실히 했다. 논술 공부는 논술 대비반에서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수능 공부에 투자했다. "수시 합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언어논술 대비도 수능 언어영역 공부로 대신했다. 답을 글로 풀어쓰는 것만 다를 뿐, 제시문을 분석하고 문제를 푸는 본질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면접 준비는 논술합격자 발표가 난 다음,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했다. 수학의 정의 등이 자주 출제된다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수학의 정석'에 나온 정의들을 전부 외웠다. 말하는 자세를 다듬는 연습도 했다. 김군은 후배들에게 "고3이 되기 전,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미리 찾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고2 때 자연계 학생 중 영어인증시험 성적이 있는 학생이 지원하는 수시 전형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고3 때까지 외국어영역 공부 삼아 영어인증시험 공부를 했는데, 결국 지원 가능한 성적을 받지 못했죠. 고1 때 알아서 미리 준비했더라면 고3 때까지 영어공부를 하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후회가 남아요. 수시 전형은 매우 다양하니까 고1부터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찾고, 미리 준비하길 바라요."
안성훈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합격
안성훈(서울 인창고3)군은 동국대 수시 입학사정관전형(리더십)으로 합격했다. 안군의 내신성적은 3.5등급. 내신보다 면접을 중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택한 것이 합격의 비결이었다. 안군은 "내신이 좋지 않아 정시에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고2 말에 그동안 했던 활동을 정리해보면서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해보기로 결심했다. 관심이 있어 참여했던 동아리활동과 봉사활동이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할 수 있는 스펙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안군은 1~3학년 때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연탄배달, 해비타트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학교에서 소개하는 봉사활동에 가능하면 모두 참여했어요. 특히 동국대가 봉사활동을 강조해서 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면접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도 봉사활동에 관련된 것이었죠."
마술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한 것도 주목받았다. 2학년 때는 부단장을 맡았고, 고교생 경연대회에서 마술 부문 2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면접에서도 미리 준비한 마술을 선보여 면접관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학별고사는 면접만 치렀다. 학교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운영한 면접 대비반이 큰 도움이 됐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정리하고, 면접장에서의 인사법, 말하는 법, 자세 등을 교정했다. G20, 한미FTA 등 시사이슈에 대한 생각도 정리했다. 안군은 "실제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학과와 관련해 그동안 배운 컴퓨터 교육, 컴퓨터 프로그램의 운용방식 등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고 전했다.
"내신이 나쁘다고 해서 수시 지원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는 내신보다는 학생의 열정, 재능, 인성을 더 높이 반영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내신이 나쁘더라도 자신이 그동안 해온 활동을 정리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보세요."
윤세연 서강대 철학과 합격
윤세연(서울 혜성여고3)은 서강대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학생부 30%(내신+비교과), 논술 50%, 면접 20%를 반영하는 전형이다. 내신이 3.5등급인 탓에 정시에 지원할 생각만 하던 중 논술 전형을 접하고 생각을 바꿨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 논술전형이 자신에게 잘 맞을 거라고 판단했다. 윤양은 "대학별 논술 기출문제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중 서강대 논술문제 형태가 저와 가장 잘 맞아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논술 준비는 고3 여름방학에 시작했다. 그 무렵, 두 달 간 논술학원에도 다녔다. 논제에 따라 글쓰기, 문단 나누기 등 논술에 맞는 글 형태를 잡기 위해서였다. 학원은 주중에 두 번만 가고 나머지 시간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했다. 9월~10월까지 수시 전형이 한창일 때에도 공부의 중심은 수능이었다. 면접은 학과 특성에 맞게 '내가 생각하는 철학의 정의' 등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을 준비했다. 윤양은 "지난해 서강대 논술 주제가 올해 면접 문제로 나와서 논술 공부를 했던 것이 면접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내신이 약했지만, 비교과 영역에서는 좋은 평을 받았다. 3년 간 학급회장을 맡았고, 학교 봉사동아리에 가입해 1~2학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다. 기타 연주, 프라모델 만들기 등 독특한 취미 활동도 주목받았다. 특히 고3때까지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등 학업에 대한 열의도 뛰어났다. 윤양은 "비교과 반영비율은 10%밖에 되지 않지만, 서강대에서 중요하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부하는 틈틈이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확실히 해두면, 취미생활을 즐기는 동시에 대입 준비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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