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민수는 지난해 새 집으로 이사간 뒤 집에 들어서면 온 몸에 붉은 두드러기가 돋고, 집에서 나오면 두드러기가 가라앉는 기묘한 피부병을 앓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도 낫지 않으니 온 가족이 속 터질 노릇이다. 민수는 집에 있는 시간을 되도록 줄이기 위해 밤 늦도록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혼자 농구를 했다.
민수처럼 새 집으로 이사간 뒤 원인 모를 두통·피부병·기관지염·천식 등을 앓는 것을 ‘새 집 증후군’이라고 한다. 건축 자재와 새 집에 칠을 해 놓은 곳에서 화학약품이 뿜어져 나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고 인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전문가들이 정밀 장비를 동원해 민수네 집의 실내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보니,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의 2배나 나왔다. 민수 어머니는 큰 맘 먹고 아들 방의 천장을 뜯어냈다. 실내외 공기를 주기적으로 순환시키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에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장치를 설치하자, 민수의 피부병은 거짓말처럼 나았다.
‘민수의 사례’로 대표되는 우리 생활주변의 공해 문제가 방송 다큐로 집중 조명된다. SBS는 내년 1월 3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0시55분 ‘2004 신년대기획 환경의 역습’을 방영한다. 인간이 이룩한 석유문명이 도리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심원한 주제를, 이 3부작 다큐는 쉽게, 설득력 있게, 과장없이 풀어내고 있다.
가령 1부에서는 중학생 민수의 사례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각종 화학제품이 얼마나 소리없이 폭력적이고 위력적인지 보여준다. 2부에서는 도심의 대기 오염과 간판 난립으로 인한 시각적 공해를, 3부에서는 농약·살충제·대기오염이 실제로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룬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서울 도심 노점상 31명의 정액을 채취해 정자의 운동성을 검사하는 실험까지 했다. 멀쩡하게 아이 낳고 잘 살던 사나이들이 자동차 배기가스를 들이마시며 몇 년간 거리에서 장사한 끝에 다다른 상태가 자못 충격적이다. 조사 대상자 31명 중 7명이 “정자 운동성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미치지 못할 만큼 심각하게 둔화되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 다큐의 강점은 무엇보다 생생한 현장 취재다. 가령 민수의 사례를 뼈대로 하되,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의 심오한 설명을 곁들이고, 다시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새 학교 증후군’ 집단 소동을 당사자 인터뷰를 곁들여 소상하게 소개한 다음, 민수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박정훈 PD 등 제작팀 4명은 지난 1년간 한국·미국·일본·네덜란드·영국 등 8개국의 전문가와 일반인 수백명을 직접 만났다.
문제는 과연 해법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소비가 생산을 바꾸고, 생산이 사회를 바꾼다”는 것이 제작진이 제시하는 결론이다. 소비자가 친환경적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인체에 해로운 제품을 외면하면 기업이 친환경적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사회도 차차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박정훈 PD는 “다큐의 본질은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며 “만약 내가 던지는 화두가 올바르고 정확하다면, 그에 공감하는 개인들의 노력이 점처럼 모여서 큰 변화의 물결을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SBS 신년기획 3부작 `환경의 역습' 방송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
새 집이나 수리한 집에 들어가서 살다가 전에 없던 두통 또는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는 경우를 말하며 미국에서는 1980년대, 그리고 일본에서는 1996년께 알려지기 시작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기획, 제작해 화제를 일으켰던 SBS 박정훈 교양 PD가 내년 1월 3,10,11일 방송할 `2004 신년대기획 3부작 환경의 역습'(오후 10시 55분)에서 1부 테마로 삼은 생소한 증후군이다.
방송은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집에 들어오면 맥관부종이라는 두드러기가 났다가 집밖에 나가면 두드러기가 가라앉는 한 중학생과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아토피를 앓게 된 다섯 살 어린이를 사례로 제시한다.
이들을 괴롭히는 원인은 집을 짓거나 실내장식을 할 때 쓰는 각종 화학물질이라고 제작진은 진단한다.
그렇다면 새 집에 살거나 수리한 집에 사는 사람이 수없이 많은데 다른 사람은 괜찮고 유독 이 두 사람에게만 문제가 생긴다면 이상한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해 박 PD는 "사람마다 화학물질에 대한 반응 정도가 다르다. 화학물질에 지극히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고 대답한다.
제작진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른바 '화학물질 과민증' 진단을 받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세제, 향수, 비닐종이, 심지어 신문지에서 나는 화학물질 냄새를 맡으면 혼절할 정도인 이들은 최대한 천연 자연에 가까운 주거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
박 PD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가 매우 많지만 아직 우리 나라에선 환자의 존재 자체도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 두드러기가 나거나 아토피를 앓을 경우 치유방법은 뭘까? 처방은 의외로 간단했다.
맥관부종에 걸린 중학생은 집에 환기시설을 설치, 바깥 공기를 필터를 통해 정화한 후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아토피를 앓는 어린 아이는 숲이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바깥 창문을 열어놨다.
몇 개월이 지나자 집에만 들어오면 일어나던 두드러기는 거의 사라졌고 어린 아이도 피부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됐다.
박 PD는 "창문을 닫아놓아 집안 공기에 쌓여 있던 화학물질이 창문을 열어둠으로써 바깥 공기에 밀려 나간 까닭"이라며 "새 집 또는 인테리어를 한 집은 3년 정도 지나야 화학물질이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루 섭취하는 음식물은 3∼4㎏인데 비해 공기는 20∼25㎏을 들이마신다. 실내공기에는 석유화학 문명이 만들어낸 각종 화학제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이지 않는 유독화학 물질이 많다. 실내 공기의 질이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연합뉴스(2003.12.19)
새 집 이사온 뒤 아이 몸에 반점이...
■ SBS 신년 3부작 ‘환경의 역습’
새 집 증후군·노점상 정자활동 분석
공해가 인체 파괴하는 현실에 경종
중3인 민수는 1년 전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집에만 오면 온 몸이 붉은 반점으로 뒤덮이고 심하게 부어올라 잠도 편히 자지 못한다. 네살배기 형래도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한 2년 전부터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무엇이 이 아이들에게서 웃음을 앗아갔을까.
SBS의 2004 신년대기획 ‘환경의 역습’(1월3, 10, 11일 밤 10시55분)은 현대인의 90%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이 사람의 몸을 괴롭히고 파괴하는 충격적 실상을 보여준다. 1996년 ‘육체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2002년 초 채식열풍을 일으킨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삶’을 화두로 삼아온 박정훈 PD가 내놓는 또 하나의 ‘문제작’이다.
“우리가 만든 도시 문명이 과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지 심각하게 자문해 봐야 할 때가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힌 박 PD는 도시인이 하루의 95%를 보내는 실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의 역습’(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민수나 형래처럼 집을 짓거나 수리하면서 사용된 각종 화학물질의 영향으로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새 집 증후군’(Sick Home Syndrome)이라고 일컫는다. 보통 일정기간 환기를 하면 증세가 사라지지만, 심한 경우 화학물질과민증(MCS·Multiple Chemical Sensitivity)으로 발전한다. 1980년대 중반 미국 예일대 마크 컬렌 교수가 처음 발견한 MCS 환자는 샴푸나 세제, 책의 잉크 냄새만 맡아도 두드러기 구토 등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해 평생 격리된 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미국 일본의 MCS 환자 인터뷰와 국내 현장실험 등을 통해 우리에게는 낯선 SHS와 MCS의 위험성을 알리고, 민수와 형래가 집안 환경을 개선해 병을 치료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는 자동차 배기가스, 대형 간판 등 거리 유해환경으로 눈을 돌린다. 배기가스가 생식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자녀를 둔 남성 노점상 31명의 정자를 채취한 분석한 결과, 8명이 정자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고 7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치에 미달했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에서는 농약?살충제에 노출돼 학습 능력이 저하됐다는 선진국 아이들 등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26일 시사회에서 미리 만나본 ‘환경의 역습’은 매번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박 PD의 전작들 못지않게 충격적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대안을 담고 있지만, 채식 실천 등 개인적 노력을 넘어 사회와 산업 전반의 개혁이 필요한 것들이어서 자칫 ‘불안감만 부추긴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박 PD는 이에 대해 “전작들에서 그랬듯 ‘소비가 생산이 바꾸고 생산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는 신념을 갖고 제작했다”면서 “과도한 인테리어를 자제하고 친환경 자재를 쓰는 등 개인의 작은 노력이 점처럼 모여 사회를 움직이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2003.12.29)
[방송]새로 지은 집에선 왜 두통 생길까…SBS '환경의 역습'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1월 3일 첫 방영되는 SBS 3부작 다큐멘터리 ‘환경의 역습’(토 밤 10·55) 1부의 제목이다. 생활공간의 오염물질들이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의 시사회가 26일 서울 여의도 SBS본사에서 열렸다.
‘환경의 역습’은 제작자 박정훈 PD의 개인적 경험에서 탄생했다. 2002년 기획다큐멘터리 ‘잘 먹고 잘 사는 법’으로 채식열풍을 일으켰던 박 PD는 스스로도 식습관을 바꾼 후 4년간 감기 한 번 안 걸리다가 새 집으로 이사 간 뒤 심한 기관지염에 두 번이나 걸렸던 것.
제작진은 신종 환경병인 ‘새 집 증후군(SHS·Sick House Syndrome)’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SHS는 신축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두통, 두드러기, 콧물 등의 증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만성화될 경우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화학물질과민증(MCS)이 된다. MCS 환자들은 잉크 냄새를 견디지 못해 책을 유리로 덮고 보아야할 정도.
병의 원인은 건축자재가 내뿜는 석유화학 물질이다. 새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검출된 포름알데히드 수치는 기준치의 3.5∼4.5배였고, 개교 1개월 이내인 학교의 실내공기 중 톨루엔 성분은 기준치의 5∼7배였다.
SHS는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1980, 90년대부터 사회문제가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없어 원인을 모른 채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에만 들어오면 몸이 심하게 붓거나 가려웠던 두 어린이가 각기 환경친화적인 집으로 이사 가거나, 집에 환기 시스템을 설치한 뒤 병을 치료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박 PD는 “소비자가 환경친화적 제품을 요구하면 생산자는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의 각성을 강조했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에서는 서울의 노점상 31명의 정액을 채취해 자동차 배기가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은 식품 속 수은과 농약 성분 때문에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이 저하된 해외사례를 보여준다.
동아일보(2003.12.29)
우리는 중금속 속에서 살고있다
SBS 신년 다큐 3부작 ‘ 환경의 역습 ’
좋은 다큐멘터리는 보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연출한다. 교양다큐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SBS 박정훈(45)PD가 그렇다. ‘생명의 기적’이후 획일적인 출산문화가 달라졌고 ‘육체와의 전쟁’은 건강다이어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장안의 화제작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뜨거운 논쟁속에 육류소비가 급감할 정도로 파괴력을 자랑하며 채식열풍을 불러왔다.
내 몸과 내 아이, 내 이웃으로부터 출발하는 그의 소박한 문제의식은 그 어떤 거대담론 이상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발휘해왔다. 한 발 앞선 의제설정과 생생한 사례수집, 치밀한 분석·실험을 통해 손대는 작품마다 충격파를 던지며 이슈메이커로 부상한 그가 다음달 3일 첫방송하는 SBS 신년특집 다큐 3부작 ‘환경의 역습’으로 돌아온다. 기획단계에서 일찌감치 방송위원회 기획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 다큐 또한 만만찮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SBS에서 열린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3일 밤10시55분 방송) 시사회 직후 장내는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사람이 하루 섭취하는 음식물은 6㎏, 이에 비해 하루 마시는 공기는 25㎏. 이 다큐는 현대인이 하루의 95%이상을 보내는 실내공기의 질을 문제삼았다.
80년대 미국, 90년대 중반 일본에서 사회문제로 부각된 ‘새집 증후군’ ‘새학교 증후군’ ‘화학물질 과민증’등 이름도 낯선 신종질환이 바로 우리 곁에 다가왔음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제작진은 수백건의 제보에서 추려낸 중3년생 민수(맥관부종)와 네살배기 형래(아토피)의 사례를 통해 건축자재에서 뿜어내는 독성물질에 오염된 실내공기의 폐해를 고발한다. 특히 샴푸·화장품·비누·향수·신문이나 책의 잉크 등 각종 화학물질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신종 환경병 ‘화학물질 과민증’사례는 자못 충격적이다.
학교 신축후 교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따로 운동장에서 공부한다는 일본의 가네코 노부요시(13)형제의 이야기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국내에서 새로 지은지 한 달 미만의 초등학교 3곳을 조사한 결과 ‘새학교 증후군’으로 등교거부 사태를 빚은 일본 도쿄 초와초등학교에서 검출된 독성물질 톨루엔의 3배, 기준치의 7배가 검출됐다.
국내 100평짜리 초호화 펜트하우스 내부도 기준치를 넘어선 ‘독성화학물질의 백화점’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외양에만 집착하는 천민자본주의의 결과는 무차별적인 화학물질의 공습이라는 것. 이 방송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은 탄광속에서 산소부족을 가장 먼저 경고하는 카나리아처럼 석유문명의 절정에 다다른 ‘우리 시대의 카나리아’라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이다.
10일 방송하는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간판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엽기도시’ 서울의 종합보고서다. 특히 노점상 남성 31명(기혼 유자녀)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배기가스 노출이 정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실험 결과도 공개된다.
11일 이어지는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 에서는 치아충전제로 각광받는 아말감의 독성과 농약, 살충제로 인한 학습능력 저하, 항생제 남용의 위험을 적시한다. 80년대 이후 출생자의 몸에서 이미 70년대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실험 결과도 방송된다. 한편 항생제를 일절 쓰지 않는 돼지사육농장에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자연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정훈 PD는 “취재하면서 우리가 아등바등 추구해온 삶의 질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며 “우리가 먹고 자고 숨쉬고 움직이는 이 도시, 이 나라를 참아온 결과가 이렇다면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내가 만든 다큐는 비극이지만 이를 통해 소비자가 바뀌면 생산자가 달라지고 결국 사회가 변화하는 해피엔딩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2003.12.29)
…도시인 공격하는 화학물질
사례1. 일본 고베 시바타 가오루씨네집. 온 집안이 화학물질 냄새를 차단하는 쿠킹호일로 덮여있다. 가오루씨는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 그는 유기농 야채를 싼 신문지에서 나는 잉크냄새조차 못맡아 숨을 참아야 할 정도다.
사례2. 미국 플로리다 앤 모어랜드. 그녀 역시 비누나 향수 냄새는 물론 옆사람이 합성세제로 세탁한 옷을 입고 있어도 손을 부들부들 떤다. 옆집에서 빨래하는 냄새만 나도 쓰러질 정도.
SBS 신년대기획 3부작 다큐멘터리 ‘환경의 역습’은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의 존재자체도 알려지지 않은 외국의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들을 소개하며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제작을 맡은 박정훈 PD는 몇 해에 걸친 ‘육체와의 약속’(살과의 전쟁) ‘생명의 기적’(수중분만) ‘잘먹고 잘사는 법’(유기농 식생활)등의 굵직한 다큐를 통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인공. 이번에 그가 선택한 주제는 ‘환경’이다.
박 PD는 “2년반전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집수리를 했는데 그 이후로 건강하던 가족들이 기관지염 아토피성피부염 비염 등에 걸려 고생했다. 원인이 인테리어 내장재에서 나온 화학물질과 그로 인한 실내공기의 오염이라고 생각해 이번 기획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발생한 건강이상징후는 사람에 따라 사례1,2에서 보듯 아예 주변인들과 격리되어 살아야하는 회복불능의 상태까지 초래한다. 한번 화학물질에 빼앗긴 건강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
박 PD는 “평균 95%를 실내에서 보내는 도시인에게 실내 공기의 질은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사람이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3∼4㎏인데 비해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20∼25㎏이나 된다”고 경고했다.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1월3일 오후 10시55분)편은 새집으로 이사한 후 맥관부종이라는 두드러기를 앓고 있는 민수와 실내 인테리어 공사후 아토피를 앓게된 다섯살 형래의 사례를 통해 주거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다. 이들 집의 실내공기 측정결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 알데히드가 기준치의 10배까지 나왔고,이는 거실마루 공사에 쓰는 접착제,화학물질로 코팅처리된 벽지 등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민수네는 실내 공기 환기장치를 설치했고,형래네는 아예 공기좋은 곳으로 이사를 갔다. 제작진은 1년에 걸쳐 이들의 병이 점점 나아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방송될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10일 오후10시55분)는 숲과 공원이 사라지고 도시문명의 상징인 자동차 도로 간판으로 뒤덮인 도시의 문제를,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11일 오후 10시55분)에서는 아말감 충전재에 들어있는 수은의 유해성과 살충제 항생제의 폐해를 다룬다.
국민일보(2003.12.29)
SBS 신년특집 다큐 3부작 '환경의 역습'
"현대인들이 추구해온 삶의 질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1년 여에 걸친 현지 취재를 거쳐 SBS 신년특집 다큐 3부작 '환경의 역습'(2004년 1월 3ㆍ10ㆍ11일 밤 10시 55분)을 완 성해낸 박정훈 PD의 제작 후기다. 그의 제작 후기는 다음과 같이 계속 된다. "우리가 먹고 자고 숨쉬고 움직이는 이 도시, 이 나라를 참아온 결과가 이렇다면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도시인은 95%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90%는 집이나 사무실 공간에 서, 5%는 교통수단 안에서 지낸다. 사람은 하루 3~4㎏의 음식을 섭취하 는 데 비해 공기는 20~25㎏을 들여 마신다. 그만큼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실내 공기 안에는, 현대문명이 만들어 낸 각종 화학제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 화학물질이 넘쳐난다.
어디 그 뿐인가. 도시문명의 상징인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는 천식 을 유발하고, 남성들의 정자를 격감시킨다. 농작물에 사용된 농약과 살 충제는 어린이들의 지능을 떨어뜨린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편리한 삶이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의 역습'은 지난 50년 간 석유문명이 주는 편리한 삶에 취해 환경 에 대해 무감각하게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이미 일상의 삶 속에서 환경 의 역습이 시작됐다"고 경고한다. 제작진은 "도시인들이 매일 숨쉬며 먹고 생활하는 삶의 환경이 우리의 몸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를 구체적으 로 밝혀 내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1월 3일 방송될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에서는 실내 공기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 내고 대안을 제시한다.
'새집 증후군'과 '새학교 증후군' '화학물질 과민증'등 이름도 낯선 신 종질환이 지금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국내에서 새로 지은지 한 달 미만의 초등학교 3곳을 조사한 결과 '새학교 증후군 '으로 등교 거부 사태를 빚은 일본 도쿄 초와초등학교에서 검출된 독성 물질 톨루엔의 3배가 검출됐다.
제작진은 맥관부종을 앓고 있는 중학교 3학년생 민수와 아토피를 앓고 있는 네살배기 형래의 사례를 통해 건축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성물 질에 오염된 실내공기의 폐해를 고발한다. 더불어 샴푸ㆍ화장품ㆍ비누 ㆍ향수ㆍ신문이나 책의 잉크 등 각종 화학물질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신종 환경병 '화학물질 과민증'도 소개한다.
10일 방송되는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는 자동차 배기가 스와 간판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엽기도시' 서울을 고발한다. 노점상 남성 31명(기혼 유자녀)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노출이 정자에 미치는 영 향을 조사한 실험 결과도 공개한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 에서는 치아충전제로 각광받는 아말감 의 독성과 농약, 살충제로 인한 학습능력 저하, 항생제 남용의 위험을 지적한다. 2002년 방송위원회 기획부문 대상 수상작.
매일경제(2003.12.29)
생태주의자 박정훈 피디의 ‘역습’
SBS 새해 3일부터 ‘환경의 역습’3부작 방영
새집증후군 등 석유문명의 편리함 뒤안 곤발
생태주의 다큐멘터리를 천착해온 에스비에스 박정훈(42) 피디가 새 작품을 들고 시청자와 만난다.
1995년 비만의 문제를 처음 심층적으로 다룬 〈육체와의 전쟁〉을 필두로 자연분만 열풍에 불을 지핀 〈생명의 기적〉(2000년 1월), 채식 식단의 필요성을 일깨운 〈잘먹고 잘사는 법〉(2001년 1월) 등 연출한 작품마다 화제를 일으킨 박 피디가 이번에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석유문명의 편리함과 화려함에 취해 치명적인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탐사한 3부작 〈환경의 역습〉(내년 1월3일 밤 10시55분 첫방송, 2~3부 10~11일 방영)을 내놓았다.
지난 26일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된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에서 박 피디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실태와 그로 인한 피해를 장기취재와 깊이있는 인터뷰, 각종 실험을 통해 알기 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새 집에 이사온 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면서 집에 있는 게 두려워 밤마다 운동을 하는 중3 민수와, 인테리어를 새로 한 뒤 역시 같은 증상을 보이는 네살배기 형래의 사례를 통해 화학물질에 오염된 실내공기 때문에 생기는 ‘새집 증후군’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실험을 통해 민수와 형래의 집 실내 공기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민수 가족과 제작진은 실내 공기를 바꿔주기 위해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형래네 가족은 강남구에서 공기 좋은 관악산 부근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몇개월 뒤 제작진이 다시 찾아 만나본 민수와 형래는 훨씬 상태가 호전됐다.
화면에 나타난 일본과 미국 등 외국의 사례는 훨씬 심각하고 충격적이다. 남편의 서재 책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집안 구석구석을 얇은 은박지로 도배한 40대 후반의 일본 여성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알려진 화학물질과민증 환자. 이 질병을 앓는 70대 미국의 여성 환자는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은 채 온갖 화학물질이 차단된 특수시설의 호텔에서 30여년째 생활하고 있었다. 또 일본에서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새 학교 증후군의 취재를 통해 유독물질에 무방비 상태인 우리나라 현실을 고발하기도 했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에서는 자동차와 도로, 건물로 넘쳐나는 도시의 공기가 과연 마실 만한가를 집중 탐구한다. 특히 제작진과 국내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배기가스에 자주 노출된 서울시의 노점상 31명을 대상으로 배기가스가 정자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8명이 정자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었고, 7명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기준치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냈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은 치아 아말감 충전재 안 수은의 유해성 논란을 비롯해 농약 살충제 등으로 학습장애를 호소하는 아이들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친환경 축산물 생산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항생제 없이 키우는 돼지우리를 직접 짓기도 했다.
박 피디는 “2년반 전 처음 아파트를 사 집을 모두 수리했으나 나는 기관지염이 생기고 집사람은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고 아이들은 비염에 자주 걸리는 등 새 집이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이번 다큐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피디는 석유화학 제품에 포위된 환경을 바꾸려면 먼저 소비자가 친환경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한겨레신문(2003.12.29)
시청자들 "집이 무섭다"
"집에서 숨쉬기가 두려워졌다."
SBS에서 3일 방송된 신년 기획 다큐멘터리 환경의 역습 (연출 박정훈)이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심야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와 닿는 현실 문제를 다룬 이 프로는 수도권 지역에서 19.9%(닐슨미디어리서치)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이런 악조건에 노출돼 살고 있는 줄 까맣게 몰랐다. 집에서 숨쉬기가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환경의 역습 은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 등 새 집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해악과 후유증을 다룬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를 포함한 3부작 다큐멘터리다.
박정훈 PD는 비만을 다룬 육체와의 전쟁 (1995)을 필두로 자연분만과 채식의 중요성을 일깨운 생명의 기적 (2000년) 잘 먹고 잘 사는 법 (2001년)을 만든 생태주의 다큐 전문가. 매년 새해 아침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박 PD가 올해엔 석유 문명의 편리함과 화려함에 취한 현대인들을 다뤘다.
생태주의 다큐 전문가 새집증후군 직접 경험
그는 "2년 전 아파트를 사 집을 모두 수리했으나 나는 기관지염, 아내는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고 아이들은 비염에 자주 걸리는 등 새 집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이번 다큐를 기획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로 인한 피해를 심층적으로,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새 집에 이사온 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며 후유증을 겪은 중3 민수와, 인테리어 공사 후 역시 같은 증상을 보이는 네 살배기 형래를 통해 '새집 증후군'의 심각성을 생생히 보여준 것.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관악산 부근으로 이사를 한 민수와 형래는 훨씬 상태가 호전됐다.
홈페이지에는 '아내가 임신 6개월에 유산했다. 거실은 합판 마루이고 벽지는 본드를 사용한 것 같은데 혹시 이런 환경이 유산의 원인은 아니었을까'(김XX) '집에서 나오는 각종 유기 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등을 분해시켜 주는 광촉매와 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황용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환경의 역습 은 10, 11일엔 아말감 등으로 인한 수은 중독과 도시 공기를 다룬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와 친환경 축산물 생산에 대한 대안을 다룬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을 연속 방송한다. 특히 2부에선 배기가스에 노출된 서울시의 노점상 31명을 대상으로 배기가스가 정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8명이 정자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었고, 7명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기준치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냈다.
`환경병` 경고 폭발적 반향
(::SBS 신년특집 ‘환경의 역습’::)
SBS 신년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환경의 역습’이 방송 첫회만에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등 현대인의 일상을 파고드는 문제제기로 성가를 올린 박정훈PD가 만든 이다큐는 실내공기 오염으로 인한 국내외의 피해사례를 생생하게제시, 분석하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지난 3일 화학물질로 오염된 실내공기의 유독성을 고발한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의 시청률은 20.2%(닐슨미디어리서치).방송이후 게시판에는 ‘충격적이었다’ ‘새 집에 들어가기가 두렵다’는 반응이 쇄도하는 한편 관련 인터넷동호회가 속속 개설될 정도로 파장이 일고 있다.
시청자의견란에는 그동안 이유도 모른채 비염·아토피·알레르기질환·두통 등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 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20대 직장 여성은 “새로 지은지 6개월된 기숙사에서 생활한이후 두드러기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따로 살 여건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새집으로이사온후 아이의 아토피 증상이 심해졌다는 주부는 “시골에 가서 살거나 집을 떠나고픈 마음은 없는데 방법이 없느냐”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체험담은 물론 건축·인테리어업계의 고해성사도 잇따라눈길을 끈다. 한 시청자는 “3년째 인테리어업에 종사하면서 아토피 질환에 시달려왔다”며 “친환경적 자재가 있어도 소비자관심이 적고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일반 화학자재를 선호할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인테리어 업자는 “건축자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지만 화려한 외관을 추구하는 분위기상 어려움이 많다”며 “건강보다 외양에만 치중하는 소비자의 의식전환과 실내디자인업계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사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누군가에게 주먹으로 한대 맞는다면 바로 그 상대를 알 수 있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오랫동안 서서히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공기는 먹거리와 달리개인의 선택을 넘어서는 문제인 만큼 국가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0, 11일 밤10시55분에는 대기오염과 간판공해 등 서울의그늘을 파헤친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와 살충제, 치아충전제 아말감, 항생제 등의 위협을 담은 3부 ‘미래를위한 행복의 조건’이 각각 이어질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