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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태권도장 수련생들이 품새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수련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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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장(道場)’은 무예를 닦는 곳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련생을 모으기에 급급한 일부 도장들 때문에 도장의 본질은 점점 퇴색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세계태권도장은 도장의 본질을 유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996년 개관 당시 수련생 1명으로 시작해 현재 70여명의 수련생이 다니고 있다.
‘바른 정신을 심어주자’는 교육방침을 갖고 있는 세계태권도장은 수련생은 많지 않지만 인근지역에 제대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설성란 관장은 1993년 4층 빌라에서 커튼을 고쳐달다 창문 밖으로 떨어져 6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수련생들과 함께 수련하면서 태권도가 재활 치료에 큰 몫을 했다”며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남편 김팔만 관장의 도움으로 1996년 도장을 개관한 만큼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2004년 사고 후유증이 찾아왔지만 도장을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오늘 쓰러지더라도 열심히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유행을 좇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보다는 김 관장은 “진실하고 참된 인성을 가르쳐야 한다. 단시간이 아닌 장시간 수련을 통해 참된 도(道)를 깨닫게 해야 한다”며 교육철학을 얘기했다. 설 관장은 “부모와 상담하면서 자녀가 왜 태권도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태권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관장과 부모 사이에 신뢰와 믿음이 형성되어야 한다”며 “수련생이 많은 것보다 수련생이 도장을 그만뒀을 때 부모에게 도장에 보내길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설 관장은 4개월 전부터 에바다농아원(경기도 평택시)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수련생들은 농아원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몸과 마음으로 하는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설 관장과 얘기를 나누던 중에 상담실로 “명상 시작할까요?”라고 묻는 수련생. 수련생들은 도장에 손님이 올 경우 직접 명상할 시작하며 수련을 한다.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수련생들은 각자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수련한다.
도장에서 했던 어머니 태권도 교실을 통해 태권도에 입문한 정경희(34) 사범. 정 사범은 도장 수련생 윤영석(12)·윤영국(10)의 어머니이다.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면서 2단을 획득, 지난 10월부터 도장에서 사범을 맡고 있다. 세계태권도장 인근에 있는 도장은 7곳. 정 사범은 “아이들을 다른 도장에도 보냈지만 세계태권도장은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여자 관장님이라 상담할 때 편하기도 했다”며 “통제하기도 힘들었던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부터 달라졌다”고 대답했다. 설 관장은 작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여자부 단체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설 관장이 품새에 강한만큼 도장 수련은 품새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제4회대한태권도협회장배 전국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초등고학년 단체부문에 출전해 1위를 했다. 큰 대회에 처음 참가한 선수들 중에는 예선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정 사범은 “탈락한 수련생들이 아쉬움이 남았는지 익산역 광장에서 품새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얘기했다.
김 관장은 “관장과 사범은 수련생을 가르친다는 입장에만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수련생들에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령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