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균/혜화당 한의원 원장
기백천사께서 이르길, 수행이란 것은 명문(命門)의 화(火)를 기르는 것이라 하였다. 역사적으로 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불가, 도가 등의 천언만어가 있지만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곧 ‘수승화강’이다. 수승화강은 생명의 존재모습이다. 수화기제(水火旣濟)라고도 할 수 있다. 수승화강이 되어야 중앙 ‘토(土)’를 이루어 단(丹)이 형성되고 생명이 유지되고, 건강이 회복된다. 수승(水昇)이란 무엇인가!
바로 명문의 진수(眞水), 진화(眞火)가 상승하는 것이다. 화강(火降)이란 무엇인가!
음화, 탁기가 하강하는 것이다. 물은 아래로 흘러내리고 불은 위로 오르고자 한다. 이것을 뒤집어야 하는 것이다. 외경의 첫 편인 ‘음양전도편’은 바로 수행을 통해 음양을 뒤집으라는 것이다. 곧 ‘수승화강(水昇火降)’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순역(順逆)을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외경 1권 명근양생편(命根養生篇)에 인체의 수행 및 생명에 대한 비오(秘奧)가 밝혀져 있다. 기백천사께서 이르길 “하늘과 땅에서 인간에게 장생의 명근(命根)을 주었는데 이는 부모가 주는 것이다. 부모의 정이 합하여 사람이 태어나니, 정(精)이란 것은 즉 명근(命根)이다. 혼백이 정(精) 속에 감추어져 있나니. 혼(魂)은 양이요, 백(魄)은 음이다. 혼백은 모두가 신(神)이다.
신(神)이 몸안에 존재하면 사는 것이요, 몸밖에 나가면 죽는 것이다. ‘혼’이란 밖으로 잘 나돌아다니려고 하는 바, 그로 인해 마음이 적멸과 안정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신장의 수(水)안에는 진화(眞火)가 존재하고 있으며, 수(水)는 하강하고자 하고, 화(火)는 상승하고자 하기 때문에 마음(心)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정(精)을 제압하여 부동(不動)하게 하는 것은 결국은 심(心)이 적멸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백고태사1)께서 이르길, 나의 마음은 적멸을 이루었는데 신장의 정(精)이 동(動)하고자 하니 어찌된 것인지요? 기백천사께서 이르길, 수화(水火)란 원래 서로 쫓는 것이다.
화(火)가 없으면 수(水)가 불안하고 수(水)가 없으면 화(火) 역시 불안한 것이다. 심(心)을 제압했는데도 정(精)이 동(動)하는 것은 신장의 수기(水氣)가 말랐기 때문이다. 이때는 선천의 수(水)를 보해 주어야 심(心)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니 결국 정(精)이 또 동(動)하지 않아야 심(心)도 쉽게 안정하는 것이라 하였다. 참으로 수행의 비오를 밝혀주는 말씀이다. 마음이 적멸에 이르러도 하단전에 정수(精水)가 부족하면 수승화강이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이요. 토단(土丹)이 결실되지 못한다는 것이니 보정(保精)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불가의 깨침도, 선가의 수행도 모두 그 원리는 수승화강이다.
음양의 전도도 수승화강이다.
하늘과 땅은 저절로 수승화강이 일어나기 때문에 영원히 자존한다.
수승화강은 천지의 생명법칙이다.
수승화강은 음양의 순환법칙이다.
인간은 수승화강을 이루지 못하면 생명을 영위하지 못한다.
곧 수행을 하지 않으면 건강도 유지할 수 없고 생명 영위를 못하게 된다. 모든 의약의 이치도 이 수승화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게 되면 곧 양에서 음의 시대로 건너가게 되면 천지도 통일운동이 일어나 천둥과 벼락이 때리고 지진이 터지고 무고한 생명이 몰살된다. 천둥, 벼락은 왜 치고 때리는가. 음사를 제거하고 양이 통일하려는 것이다. 양이 일어나면 음은 일거에 제거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명문(命門)의 진수(眞水), 진화의 진기(眞氣)가 일어나면 온갖 질병이 한번에 물러가는 것이다. 질병치료의 제일은 바로 수행인 것이다.
인체도 여자가 40∼50세에 이르러 하단전에 진수(眞水)가 부족하게 되면 상화가 안정하지 못하고 위로 분출되어 나온다. 이것을 벼락이 때린다 하여 뇌화(雷火)라고 한다. 남자도 보정(補精)이 안되면 온갖 성인병이 종횡하게 된다. 수행이란 건강의 제1의의(意義)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단전의 진수(眞水)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실로 절대비오(秘奧)가 있으며, 생명의 천기(天機)가 숨어있다. 인체의 질병상태는 무엇인가! 음허화극(陰虛火極)이다.
음허는 진음이 허한 것이요 화극은 음화가 극에 이른 것이다.
요즘 인류의 신체는 과거 몇 천년 전의 신체가 아니다. 진사탁 선생도 이르길 지금 인류의 신체는 박하고 허약하기 그지없다고 하였다. 수행을 통하여 선천의 수기(水氣)를 일으키지 않으면 생명의 세계에서 낙엽으로 떨어져 버린다. 명문을 잘 이해하게 되면 인체의 비오를 통하게 된다. 또한 이 우주에서 지구 즉 곤(坤)이 뭔가를 알게 된다. 신선이란 무엇인가! 양의 극함이다(陽極). 이때의 양은 허양이 아니요 순양이다. 선천무형의 진화(眞火)이다. 모든 음화가 소멸된 상태다. 이때에 비로소 참(眞)에 이르는 것이다. 신(神)이란 바로 통일을 의미하며, 하나를 의미한다. 광명이요, 깨달음이며, 절대의 세계이다. 모든 깨달은 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신(神)을 말하는 것은 바로 신도(神道)가 진리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깨달음의 궁극이요, 진리의 궁극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외경 중에서 수행의 대원칙에 대해 논하고 있는 제1권 5편인 「명근양생편(命根養生篇)」을 소개한다. 심신수화(心腎水火)의 절대비오인 심장의 적멸과 신장 정수의 보정을 밝히고 있다. 수승화강의 어려움도 기술하고 있다. 명근양생편(命根養生篇) 백고태사께서 기백천사에게 물어 가로되 “양생의 도를 들을 수 있겠는지요.” 기백천사 가로되 “어찌 족히 알겠는가”하니 백고태사께서 다시 물었다. 기백천사가 답하기를 “사람이 천지 사이에 태어나서 천지와 더불어 영원하지 못하는 것은 천지의 도를 본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이 사람에게 장생의 명(命)을 주었고, 땅이 사람에게 장생의 뿌리[根]를 주었는 바 즉 천지가 사람에게 명근(命根)을 주는 것은 부모가 주는 것이다. 부모의 정기가 합하여 사람의 몸이 생겨나는 바, 즉 ‘정(精)’이 사람의 명근(命根)이다. 혼백(魂魄)이 정(精) 속에 감추어져 있는 바, 혼은 양이요 백은 음이다. 혼은 사는 것을 추구하고, 백은 죽는 것을 추구한다. 대저 혼백은 모두가 신(神)이다. 범인에게 모두 있는 바, 신이 안에 있으면 사는 것이요, 밖에 나가면 죽는다. 혼은 가장 잘 돌아다니려고 하는 바, 이로써 신을 감싸고 안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정히 마음을 감싸서 같이 적멸(寂滅)하여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백고태사가 가로되 “대저 정(精)이란 신장 속의 수(水)가 아닌가요? 수(水)의 성질은 동(動)하는 바, 마음이 적멸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신장이 안정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닌지요?” 기백천사가 말씀하기를, “신장의 수(水)가운데는 진화(眞火)가 존재하고 있다. 수(水)는 내려가고자 하고 화(火)는 오르고자 하는 바, 이로서 정(精)이 안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정이 한번 동하면 심장이 흔들거리게 된다. 그러나 아직 정을 제압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심장이 적멸에 이르러야만 하는 것이다.” 백고태사가 다시 묻기를 “내 마음은 적멸을 이루었는데 신장의 정이 동하고자 하니 어찌 된 것인가요?” 기백천사가 가로되 “수화(水火)는 원래 서로가 쫓는 것이다. 화(火)가 없으면 수(水)가 불안하고, 수(水)가 없으면 화(火)가 역시 불안하다. 심(心)을 제압하여도 정(精)이 동하는 것은 신장의 수(水)가 말랐기 때문이다. 이때는 선천의 수(水)를 보해서 심(心)을 구제하여야 정(精)이 동하지 않고 심장이 쉽게 적멸하는 것이다.” 진원공2)이 가로되 “정(精)이란 수(水)에서 나오지만 역시 수(水) 중의 화(火)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이 동하는 것은 화가 동하는 것에 말미암는 것이다. 화(火)가 동하지 않는데 정(精)이 어찌 흔들리겠는가. 가히 정(精)이 동하는 것은 심동(心動)하기 때문이다. 심동(心動)이 극에 이르게 되면 수화(水火)가 같이 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안심(安心)하는 것이 정(精)을 안정케 하는 법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