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김상현/오류동교회 원로목사 "은퇴목사 문제는 교단 문제"
우리는 지금 고령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일생 동안 헌신하여 성역에 이바지하고 고령으로 목회 현장에서 은퇴한 후 여생을 외롭게 지내는 이들이 현재 143명입니다. 노인문제는 사회문제이며, 노령화된 성도들은 교회문제이며, 은퇴 교역자는 교단문제입니다.
복지사업이 잘된 나라가 선진국이요 문명국입니다. 한국 교계에는 많은 교파가 있습니다. 그중에 우리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타교단보다 발전한 교단이 되려면 노인문제에 관심을 두고 은퇴 목사의 노후문제를 위하여 복지사업에 힘쓰는 교단이 되어야 합니다.
1994년 제 88년차 재흥 제49회 총회에서 복지부 제안으로 은퇴목사 복지관 건립의 건을 총회에 상정하여 사업승인을 받았습니다(총회록 52쪽).이를 근거하여 동년에 복지회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조직되어 활발하게 활동이 전개되었습니다.
1995년 89년차 재흥 제50회 총회에서는 복지관 건립 추진위원회 결의안에 의거, 복지부가 총회에 청원 건의한 것을 총회록에는 아래와 같이 기록하였습니다(총회록 49쪽).
복지부 결의안 보고 부장 김상현씨가 아래와 같이 보고하니 심의하여 받다 (중간 생략)
다. 남한산성 재산활용의 건 라. 복지관(남자 성락원) 건축비 지원의 건 허락하다.
이와 같이 교단 재단 소유 남한산성 ‘어머니 집’을 복지관 건립을 위하여 총회로부터 인수받고 일을 추진하여 오던 중, 이 사업을 중단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이 수년 동안 총회 복지부장으로 일하여 오다가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었는데, 그러는 사이 총회는 전면 헌법개정을 통해 총회 복지부를 지역총회로 이관했고 따라서 총회에 복지부가 없어졌습니다. 이로 인하여 은퇴 목사 복지관 건립문제는 안개 속으로 묻혀버리고, 지금은 지역총회 복지부가 은퇴목사, 은퇴장로, 은퇴교역자, 목사 미망인의 위로회만을 1년 1차 열어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 하나 밝혀 둘 것은 과거 총회복지부가 활발하게 일하고 있을 때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의 어떤 분이 복지관 건립을 위하여 대지를 기증하겠다고 하면서 왔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대로 복지부 사업 추진력을 잃게 되자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산에 있는 대지는 현재도 기증할 용의가 있다고 하고 있음을 밝혀 둡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은퇴목사 중에는 불우하게 여생을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목사에게는 자녀가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목사의 자녀 중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여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지 못하고 작은 전세 집에서 의식주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시대가 변천하였음을 자각하여야 합니다. 옛날에는 헐벗고 굶주려도 부모를 봉양하는 효심이 두터웠습니다. 그런 중에 부모도 비록 가난하지만 효심에 만족하여 노인들이 자녀들과 함께 즐겁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젊은이들이 부모를 봉양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 부모를 내다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생 동안 헌신하여 일하고 목사로, 성직자로 은퇴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부끄러워 말하지 못할 뿐 지금 고민 중에 있는 노인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 목사의 자녀가 다 성공하여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이 아니며, 특히 성직을 물려받아 헌신하고 교역자가 되었으되 아직 개척교회, 미자립교회 등에서 시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부모를 모시려고 하여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음을 옆에서 지켜보던 원로, 은퇴목사회인 성광회는 금년 정기총회를 1999년 6월 15일 대전 장수마을 대강당에서 개최하고 은퇴 목사 복지관 문제를 적극적으로 토의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하였습니다.
은퇴목사 복지관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되 신임회장인 김상현 목사와 총무 이민우 목사를 포함하여 5인으로 하고, 3인을 회장이임명하라 하여 황경찬 목사, 박종만 목사, 여진헌 목사가 선정되었으며, 황경찬 목사가 은퇴목사 복지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을 가칭 ‘성광원’(聖光院)이라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성광회는 친목단체일 뿐, 총회나 교단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모임이라 은퇴 목사들의 관심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단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자신의 교회의 목양자였던 은퇴 목사의 노후 대책을 위하여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며, 지금 시무 중에 있는 후배 성직자들은 자신도 멀지 않아 늙고 은퇴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인 줄 알아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은퇴목사 복지관 건립을 위하여 이 문제가 총회 의제로 상정되도록 관계된 분들이 협력 모색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총회에서는 이를 진지하게 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전 은퇴목사들의 제언입니다. 참고: 제89년차(제흥제 50회)총회록 527면-528쪽에 실린 복지회관건립추진위원회 보고.
지금 서울신학대학교에서는... 회복받고 회복되는 캠퍼스! 방학을 한 캠퍼스엔 빛 바랜 대자보만이 외롭게 서 있습니다. 읽어주는 이도 없고 읽으라고 내용물을 붙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한참을 서 있던 대자보는 그만 심심한지 빗물에 빛 바랜 잉크만 눈물처럼 흘립니다. 빛 바랜 대자보엔 피끓는 시국관련 내용도 없고, 전에처럼 시대를 읽어내는 중후함도 없이 자질구레한 광고만이 사람의 눈길을 붙잡아보려 애를 써보지만 손님은 없습니다. 하루 종일 캠퍼스엔 적막만이 흐릅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 도서관의 외등이 일찍 꺼지면 교정엔 이상한 어둠만이 흐르게 됩니다. 어둠 속에 서 있는 것들은 모습까지도 변해 어느 순간에는 무섭게 덤벼들기도 합니다. 텅빈 교정엔 심심함과 적막감만 돌고 있습니다.
사람이 없으면 사람이 그리운가 봅니다. 캠퍼스가 학생들로 북적이던 땐 빨리 방학이라도 했으면 했는데 방학을 하고 나니 다시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만약 학교에 학생이 없다면... 생각을 해봤습니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온갖 것들이 무섭게 덤벼듭니다. 방학과 동시에 복잡하던 캠퍼스가 일순간에 조용해지고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어진 기도실이며, 대강당의 파이프오르간에서는 여름 한철을 자신의 목숨과 바꾸는 매미의 애절한 노래만이 들리고 있습니다. 애절함은 이곳 교목실의 후미진 구석까지 파고 들어와 지난 학기 동안 지친 몸과 분주했던 마음에 야릇함을 전해 줍니다.
녹음으로 우거진 캠퍼스를 매미 소리에 새소리까지 흔들어 놓을 때면 점심을 먹고 가끔 산책을 합니다. 대학원 기숙사 뒤쪽, 한 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주산 산책로가 나옵니다. 오솔길을 따라 단아하게 자란 들꽃이며, 소나무, 떡갈나무, 불쑥불쑥 손내밀며 유혹하는 옻나무, 아카시아의 동그란 이파리가 바람에 살랑이다 부드럽게 얼굴에 와 닿는 길을 따라 걸으며, 맘과 몸 속에 깊숙히 감추어져 있던, 차마 사람들 앞에 부끄러워 꺼내지 못했던 것들을 꺼내어 기도도 하고, 혹 혼잣말이라도 자책을 하며 걷노라면 어느새 대성전 건축현장으로 끊긴 산길의 우거진 수풀 앞에 다다릅니다. 끊어진 길 그곳에서 대성전을 바라보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깊숙하고 은밀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가지면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워집니다.
산책 중에서도 회복을 받으며 여유를 가지면서 소중한 무언가를 깨닫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아름다운 무언가를 회복시키는 힘이 있구나, 그래서 아름다운 캠퍼스의 기능을 굳이 말로 하라면, 게다가 신학대학의 캠퍼스를 굳이 설명을 하라면 ‘그렇구나. 아름다운 캠퍼스의 목적이, 또 한적하면서도 사색할 수 있는 캠퍼스의 목적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회복되는 데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회복받고 회복되는 캠퍼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 있는 분이나 밖에 있는 분 모두 학교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내고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학교를 아름답게 만들어갈 때 학교 안에서 배우고 훈련받으며 소중하게 성장하는 우리 교단의 미래인 학생들 모두가 아름다움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아름다움으로 회복된 인격체가 성결교단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향기를 발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워지고 사랑스러워질까요.
이제 얼마 있으면 개강을 하게 됩니다. 이 아름다운 캠퍼스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자신의 영성과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회복해 나갈 우리 교단의 미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또 교단의 미래요 교단의 주역이 될 신학과와 신대원 학생들이 모두 다 교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어려울수록 돕는 손길은 찬란하게 빛이 날 것입니다. 우거진 숲처럼 우거진 사랑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손길에도 아름다움의 빛은 빛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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