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서 키우는 짐승들이 여러가진디 그 중에는 개도 있다. 많을직에는 여나무마리까지 키우기도 했는디 인자 개끔이 떨어짐서 찾는 사람도 벨라 없고 그러길래 싹 다 폴아 뿔고 시방은 대여섯마리 빽끼다. 그거라도 믹이고 있는 거는 공짜백이로 생기는 짬밥이 아깝기도 허고 기냥 나가 묵고 잡을직에 동무들이라도 불러서 잡어갖고 갈라 묵을 만큼만 믹이고 있는 거이다. 넘들은 짐승을 키움서 어디가 아푼지 어쩐지 알고 건석맹키로 키운다던디 나는 당체 야들헌티 뭔 보시를 허것다고 끄집어 딜이 논 것도 아니고 잘 믹에 놨다가 값이라도 맞으먼 폴아서 가용에 보탬이라도 되까 시퍼서 댈다 논 놈들이다. 또 복이라도 닥치먼 넘들 어울러 댕김서 묵는 거 보먼 나라고 춤만 질질 흘리고 안 묵을 수 없는디 개탕집이서 양약시럽게 주는 걸로는 양도 안차고 잘못 가먼 돈은 돈대로 줌서 맛도 없는걸 묵고긍깨 나가서 묵는 거 보다 돈도 애끼고 한볼테기를 묵더라도 배때지 터지게 호빡 묵자는 꿍심에서 믹이는 거이다.
근 십년 남짓허니 개를 키움서 하루 한번씩 밥때 챙기서 믹애중깨 지나 내나 꿍심이야 다르제마는 그래도 개겉으나 쇠겉으나 쥔놈이 밥상 들고 가먼 꼬랑뎅이라도 흔듬서 잘 주무싰소? 챙기 주니라 욕 보요! 허고 아는체라도 해야 쓰껀디 한놈도 나보고는 아는체 허는 놈은 없고 밥상에만 눈깔이 빠지는디 어차피 나도 느그들헌티 정 붙이기는 싫응깨 피차 잘된 일이기는 허다. 허기사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던디 나가 지들 믹임서 한번이라도 따땃헌 말 한번 해준적 없고, 볼 직애마다 '야는 초복때나 복치먼 되것고, 저 놈은 말복감인디... 저놈은 살이 덜 찼씅깨 올 여름에는 된장 못 보르것그마!' 허고 쫑가 보고 댕기는디 아무리 말 못허는 짐승이라고 그 심뽀를 모르것능가?
그 중에도 시방 젤로 크고 잘생기고 오래된 놈이 누렁인디, 이놈은 나가 밥을 주덩가 말덩가 한쪽 구석에 배지 깔고 엎져서 상 다 채래놀때까지 까딱도 안허고 버투다가 행이나 뭐라고 한말허먼 눈깔을 뒤씨 까고 으르렁기리는디, 요 정도 되먼 쥔이고 나발이고 막 가자는 놈이다. 허기사 첨에 댓마리 항꾸내 들어 와 있던 동구간들이 내가 개막 안에 한번 들어 갈 때마다 끌리 나가먼 다시는 기벨이 없는 꼴을 여러번 봐 농깨 언제 지도 그 짝이 날랑가 시퍼서 새리는디 짠허기는 해도 올 여름에는 진작에 날 잽혀 있당걸 알기나 헝가 모르것그마!
판자막에 두놈 있는 깜둥이랑, 한배에 난 튀기는 그래도 밥상이 배이먼 꽁들기리기는 허는디 야들은 갈 때 가더라도 사는 날이나 재밋게 배지나 채우고 살아 보자는 놈들이라 거년 여름에 한 방 쓰던 동무들 둘을 몬춤 보내고 한해 잘 넹긴 것만으로도 그저 감지덕지 허고 사는 놈들이다. 명색이 만물에 연장인가 영장인가 허는 나가 이태를 꼬빡 밥상 채리 들고 댕김서 문안 인사를 올맀는디 행이나 올 여름 못 넹긴다고 나보고 서운허요! 글줄 몰랐소! 허먼 안되것제? 시상에는 공것이 없는 거고 공꺼 묵을직에는 언제든지 모감지 내 놀 각오가 되 있었던거 아니었당가? 그래도 나는 첨부터 학실허니 이약허고 믹앴씅깨 히히덕기리고 믹애 놓고 뒤통수 치는 지서리는 안허는 거여! 그런디도 그걸 몰랐다먼 니가 참말로 수떼배기제!
젤로 문앞에 들앙거 어른들 보다 맨날 밥상을 몬춤 받는 흰둥이랑 깜상은 조막만 헐찍애 부텀 실실 눈치나 보고 허덩마는 젙엣막에 있는 깜둥이가 맨날 '니들 살찌먼 끝장잉깨 묵지 말고 버타야 헌다!' 고 넹기다 보고 겁을 조쌍깨 아예 살 안찌고 안크기로 작정을 했능가 아니먼 첨부터 종자가 부실헝가는 모르것는디 올 여름에 된장 보르기는 틀려뿐상 시푸다. 야야! 올여름에는 느그들 안 손 댈랑깨 기냥 한 해나 따나 맘 편허니 살거라 이~!
근디 참말로 문제아는 토종 똥개 한마린디, 새끼를 사 딜일라먼 한배새끼를 몽창 사 와야 한막에 여 놓고 믹이는디 초봄에 엄니가 어디서 싸개 폴길래 사 왔다 험서 이만원 주고 달랑 한 마리 사다 논 놈이다. 첨에 사 들고 와 갖고 빈 집이 없씅깨 줄로 뭉꺼놓고 키운다고 아부지가 나이롱 매땡기로 에린놈이라 모감지만 뭉끄먼 빼고 도망간다고 어깨 뿔라진놈 싸매덱끼 저트랑 밑으로 감아서 뭉꺼 놨는디 줄을 씹어 조재뿔고 내뺀 놈이다.
근디 기왕지사 내 뺐쓰먼 어디 안 배이는디로 가 살던지 아니먼 몬춤 살던 즈구집으로나 갔쓰먼 똑똑헌 놈이라고 치사 받고 살꺼신디 어디가나 개팔자가 그거이 그거제허고는 울안을 뱅뱅 돔서 사람 간을 보는디, 큰 아가 지 손을 물리감서 포도시 잡아 놔 농깨 그 때 매 안 뭉끄고 비니루 똥가리로 뭉껏다냐 어쨌다냐? 그란해도 여시겉은 놈이 한번 잽힜다 풀린 뒤로는 밥그럭에 주뎅이 쳐 박고 묵다가도 사람 기척만 나먼 뒤도 안 채리 보고 내빼는디 밤이먼 집을 나가서 놈우집 밤낭구 밭에 옹쿠리고 자고는 눈만 걸어 비씨먼 엄니 치매폭을 쫄쫄 따라 댕기는디 꼬랑뎅이를 실실 흔들고 '나 잡아 봐~라!' 허고 약을 올림서 절대 손 단디까지는 안 온다.
인자 몸값보담도 우리 큰 아 약값이 더 들어 갔능깨 어찌 해서라도 본전은 건지야 쓰것는디 지 맘대로 돌아 댕김서 얻어 묵고 주서 묵고 허다봉깨 살이 올라 크기도 잘 큰다. 그런데 문제는 모감지에 여덜 팔자로 돌리 뭉꺼 논 까죽 매뗑기는 지가 나는 재주가 있어도 풀지 못헐꺼이고 봉깨 인자 갱아지 티를 벗고 볼기짝이 토실토실해짐서 끈이 실실 조자지기 시작허는디 채리보먼 애 터진다.
시방은 새껨이들허고 장난해 감서 잘 사는디 저 미련헌 곰텡이가 지 살이 파 묵어가도 벳게주라고 맽게놀 놈이 아니제! 그래도 어찌 잡아도 잡아서 풀어 조야 허것는디 한여름에 지놈허고 담박질 허는 일도 심든 일이고 기냥 어디가서 잠자는 약이나 쬠 사다가 믹에서 재와 놓고 목살이를 벳게야 헐 판이그마! 근디 여시 중에서도 상여시 겉은 놈이라 나서 그거나 묵고 못 이기는덱끼 자 주기나 헐랑가 모르것그마!
니 그 개겉은 성질 안 쥑이고 설치고 댕기다가 어먼 집이 가서 해찰이라도 직이노먼 119 아저씨들 부르고 '시상에 이런 일이' 허는디 나오고 긍거 아닌가 모르것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