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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활동하며 100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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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잘 알다시피 울릉군 보건의료원은 울릉군의 유일한 종합병원 급 의료기관으로 환자진료를 책임지고 있다. 동시에 건강증진, 방역 사업 등 보건소 업무도 수행해야 하는 보건업무를 책임진 기관이기도 하다. 필자가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중점적으로 내건 슬로건이 “활동하며 100세까지”였다. 이것은 아프지 않고 팔팔하게 100세까지 살자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그러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울릉주민들 중에는 “활동하며 100세까지”라는 주제로 저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 분이 많을 것이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활동하며 100세까지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건강원칙을 다시 한번 글로 표현하고자 한다.
어떻게 해야 '활동하며 100세까지'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조선시대 518년 동안에 27명의 왕이, 그리고 34명의 왕비가 있었다. 그들의 평균수명을 보면 왕은 47세, 왕비는 48세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에 우리나라 고승들의 수명은 의상대사가 77세, 원효대사가 70세, 무학대사가 78세, 서산대사가 84세였다. 왜 조선왕들의 평균수명은 짧고, 고승들의 수명은 길었을까?
왕들은 '진상품'이란 이름으로 전국에서 제일 좋은 음식 재료를 모아 대장금과 같은 최고의 요리사가 조리한 수라상과 주안상을 하루 여섯 번이나 받았고, 아프면 허준과 같은 명의가 진료를 했다. 그러나 고승들은 채소 위주의 소찬에 소식(小食)이 전부였다. 왕들은 체통(體統) 때문에 가마를 타거나 천천히 걸어 다녀야 하지만, 스님들은 수도정진하며 살아야 하기에 끊임없이 걷고 절하며 움직였을 것이다. 왕들은 당쟁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스님들은 처자식 걱정 없이 오직 수행(修行)에만 열중하면 되니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왕족과 스님의 수명을 비교해 얻은 장수의 비결은 적당한 음식,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관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금연과 절주(節酒)를 더하면 건강 100세의 모범답안이 된다. 옛날뿐만 아니라 현대의 장수촌 자료들을 연구해 봐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모든 만성질환의 원인과 예방도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가 주축을 이룬다.
“활동하며 100세까지”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담배를 끊는 유일한 방법은 "딱" 끊어버리는 의지력뿐이다. 운동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괜찮은 운동화 한 켤레 구입하여 1주에 5일 하루에 30분, 속옷에 땀이 젖을 정도로 걸으면 된다. 이것을 530운동이라 하며, 4주 만 열심히 하면 본인 스스로 그 효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음식은 짜지 않게 채식 위주로 적게 먹고, 절주를 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자기 할 나름이다.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맷집을 길러야 한다.
사람들은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귀찮게 운동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 돈이 좀 들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별별 불법적이고 엽기적인 보양식을 찾고, 기적의 불로초나 비법의 회춘약이 없는지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돈버는 데 혈안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100세 건강의 총론적 방법은 별로 특별나지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담배 끊고 술을 적게 먹고, 1주일에 5일 하루에 30분 즉 530운동을 실천하고 스트레스에 너무 민감하지 않게 사는 것이다. 별로 돈들 일도 없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와 같은 건강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530운동은 한 달만 열심히 해도 그 효과를 스스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문제다.
울릉도는 공해가 없고, 물도 좋은 편이다. 그리고 산과 바다가 있어 장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고, 술의 소비량은 본토 사람보다 거의 1.5배나 된다. 이러한 문제는 의지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지금도 울릉도에는 장수하시는 분들이 많다. 울릉주민 모두가 100세 건강 원칙을 잘 지켜 건강하게 100세 이상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크게 한번 외쳐 보자. “활동하며 100세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