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렁농의 저의 아내는 저희 가족이 우렁각시 할머니라고 좀 과한 칭호를 붙여서 부릅니다.
제가 고생을 많이 시켜서 그 어둠의 건너편에
좋은 세상을 마련하려는 가족들의 염원이 그런 화려한 꽃을 피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그냥 받아드리고 저 역시 아내를 우렁각시라고 부르곤 합니다.
오늘은
우리 우렁각시 할머니의 집에
자연석 돌상을 놓았습니다.
산소 옆에 있던 우리가 늘 보던 정든 돌입니다. 이 돌은 도토리나무와 밤나무 밑에 조용히 앉아서 저와 막내와 우렁각시가 수 천평 너른 밭에서 씨앗 뿌리고 고구마 캐고 들깨 터는 걸 안타깝게 바라보며 속으로 잔소리를 보내기도 하던 정이 든 돌입니다.
그러니 예쁜 돌도 아니고, 잘 생긴 돌도 아니고
퍈하거나 넓어서 음식을 차려놓기에 좋은 돌도 아니고
더구니 상돌의 상징인 네모 반듯하고 편평한 그런 돌도 아니고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가 늘 산이나 개울가나 밭뚝에서나 논뚝에서 산 변달에서 보던 그런 평범한 돌입니다.
그걸 그제 상돌이라고 봉분 앞에 놓고 왔다가
오늘은 망치하고 징하고 짊어지고 올라가서
돌상의 윗면을
망치로 투덕투덕 때리면서 다듬었습니다. 정성을 다했지만 소란을 피우는게 뭔가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뽀족하거나 접시를 놓기에 불편ㅅ난 곳만 징으로 쪼아서 깨내고 고로쇠물로 씻고 끝을 냈답니다.
그래도
저는 마음에 드네요. 왠지 우리 두렁농의 우렁각시께서 좋아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요.
거의 마치고 돌을 씻고 있는데 막내 재법이가 퇴근길에 쫒아 올라왔군요.
같이 인사드리고 내려왔습니다.
여보!
마음에 안들면 얘기 하시구려! 다른 돌도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