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반점', '·'은 '가운뎃점'이라고 합니다. 한글 맞춤법의 부록 '문장 부호'에 보면 이 둘은 모두 쉼표에 속합니다. 이 두 문장 부호만의 사용 부분만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열거될 때에 쓴다.
(1) 근면, 검소, 협동은 우리 겨레의 미덕이다.
이때는 가운뎃점(·)과 쓰임 예가 같다. 둘 사이에는 어느 때 어느 것을 써야 옳다는 명확한 구별이 있지 않다. 예컨대 가운뎃점의 경우 한글 맞춤법에서는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쓴다"라고 설명하고 다음과 같은 예문을 들었다.
(2) 가. 경북 방언의 조사·연구
나. 충북·충남 두 도를 합하여 충청도라고 한다.
다. 동사·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계열'과 '같은 자격'이 엄격한 기준을 갖지는 못하기 때문에 현행 표기의 용례에서도 반점과 가운뎃점을 혼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분위기이다. 다음의 문장에서 반점과 가운뎃점을 임기응변식으로 섞어쓰는 예를 보였다.
(3) 가. 사과·배·감 이런 것들을 과일이라고 한다.
나. 사과, 배, 감이 놓여 있다.
둘 사이에 구별이 지어지는 예도 있다.
ⓐ 반점으로 열거된 어구가 다시 여러 단위로 나누어질 때 가운뎃점을 쓴다.
(4) 가. 철수·영이, 영수·순이가 서로 짝이 되어 윷놀이를 하였다.
나. 시장에 가서 사과·배·복숭아, 고추·마늘·파, 조기·명태·고등어를 샀다.
ⓑ 열거된 어구에 띄어쓰기된 낱말이 포함되어 있을 때는 반점을 사용한다.
(5) 가. 흰 사과, 누런 배, 맛있는 복숭아를 샀다.
나. 사과, 누런 배, 복숭아를 샀다.
다. *사과·누런 배·복숭아를 샀다.
(5다)에서 가운뎃점을 사용하기 곤란한 이유는 시각적으로 '사과와 누런', 그리고 '배와 복숭아'가 한 조를 이루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② 짝을 지어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 반점을 쓴다.
(6) 가.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나. 발 없이 걷는 동물, 날개 없이 나는 새는 없다.
이때의 반점은 연결조사 '와/과'와 같은 기능을 한다. 그러나 '와/과'를 넣을 경우 앞이나 뒤에 놓인 '와/과'와 겹치기 때문에 이를 피할 목적으로 반점을 사용하기도 한다.
③ 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 반점을 쓴다.
(7) 가.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
나.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냈다.
여기서 반점은 꾸밈 관계를 명확히 하는 기능을 한다. 즉 (7가)에서는 반점을 넣음으로써 반점 앞에 놓인 '슬픈 사연을 간직한'이라는 구가 멀리 떨어진 '무영탑'에 연결됨을 알 수 있게 한다. 만약 반점을 생략하면 바로 뒤에 오는 '경주'를 수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반점을 생략하더라도 내용의 흐름으로써 수식 관계를 파악할 수 있기도 하다.
(7나)는 반점을 생략할 경우 수식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다. 반점 앞의 구가 '철수'와 '누이동생' 중 어느 쪽을 꾸미는지 알 수 없다. 이처럼 수식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반드시 해당 위치에 반점을 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