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아파트’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시에서 혹은 지자체에서 시상하는 살기 좋은 아파트에 선정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외부인이 볼 때 이 ‘살기 좋은 아파트’는 너무나 추상적이다. 하지만 서울의 젖줄인 한강변을 따라 위치하고 있는 동작구 명수대 현대아파트를 한번쯤 둘러본다면 따스한 이웃간의 정(情)이 흐르는 살기 좋은 아파트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폐열 회수기’ 관리비 절감에 일등 공신
지난 1988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명수대 현대아파트 660가구 주민들은 이제 ‘한 식구’처럼 지낸다.
그동안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직원, 부녀회, 노인회 등 입주민 모두 ‘아파트 화합’을 위해 함께 뛰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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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입대위 박춘길 회장, 부녀회 김영희 회장, 노효순 관리과장, 류정수 관리소장 |
특히 이 아파트는 에너지 절약의 모범적인 단지로 이미 관내에서 정평이 나 있다. 15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였기 때문에 제 아무리 관리를 잘하더라도 관리비를 절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유정수 관리소장은 폐열회수 난방기를 설치해 기존에 버려졌던 폐열로 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이 폐열회수기 설치로 절약되는 가스비용이 전년도와 비교해 약 7,000만원을 절감했다고 하니 관리소장이 하는 일에 입주민 모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입주자대표회의 박춘길 회장은 “이러한 관리비 절감은 항상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관리소장의 덕분”이라며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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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앞 한강변 고수부지에 설치한 휴게시설 |
또 내년에는 가스를 이용해 24시간 내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가스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처럼 아파트 운영이 잘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관리직원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항상 연구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유정수 관리소장도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새로운 관리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또 관리소장 뿐 아니라 경비원, 기전실 직원들도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맘껏 뽐내고 있다.
아파트 담장 벽화를 관리소직원이 직접!
이 아파트 곳곳에 있는 담장 벽화는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비직원의 작품이다. 보통 경비직원이라고 생각하면 아파트 주 출입구만 지키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담장 벽화를 디자인하고 직접 그린 이가 전직 미대 출신의 경비원 출신이라고 한다. 이처럼 새로 단장된 담장 벽화는 어느새 아파트를 찾는 외부인에게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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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수대 현대아파트 단지 전경 |
또 이 아파트 후문에는 바로 한강고수부지와 인접하고 있어 이웃 주민을 위한 운동 시설을 설치해 다같이 사용하고 있다.
명수대 아파트 주민들은 같이 생각하고 노력하면 작은 공간이지만 살기 좋은 아파트, 또 하나의 작은 도시로 가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 박 회장은 “아파트는 공동체라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파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입주민의 노력으로 작년에는 아파트 주민들의 자치 활동이 평가를 받아, 동작구 최우수 아파트 수상에 이어 지난 2002년에는 동작구 아파트 관리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 관리 우수단지에서 아깝게 떨어진 것이 못내 아쉽다며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처럼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주체를 신뢰하고, 관리주체는 부녀회를 신뢰하고, 부녀회는 입주자대표회의를 신뢰하는 모습에서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