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LIMANJARO SCHOOL 제88차 산행(2003.12.21) 자료
*산행: 부산 금정산〔金井山: 동면초교(양산시)-금륜사-장군봉-고당봉(정상, 801.5)-금정산성-북문-범어사 〕, 광안대교, 광안리 해수욕장
*의제: "우리는 모두를 도울 수는 없지만 모두가 모이면 누군가를 도울 수 있습니다."
*명상화두: "기부(寄附)"
下棺
박남수
무덤을 파고
너는 관 속에 누워 있다.
둘레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애통하며 관 위에
꽃을 던진다. 흙도
뿌린다.
눈썹에 가리인
눈물을 통하여, 나는
너의 모습을 지우고 있다.
맑은 눈으로는
볼 수가 없어서
눈물로 너의 마지막 모습을
지우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승과
저승으로 갈리었다.
누구의 만남도, 결국은
이렇게 갈리기 위하여 있었겠지만,
눈물의 투명을 통하여
자꾸 흔들어 지우면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거리를 만들고 있다.
흙을 덮고 나면 그뿐, 저 넓은
품에서 너를
다시 찾기는 어려우리라.
안녕. 안녕.
♧ 안내 말씀
기부(寄附)... 흔히 말하길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 돈벌면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선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좋은 말이고 그럴듯해서 근사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돈을 벌기도 쉽지 않지만 벌었다 해서 남을 돕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심은 한계가 없으며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주관적인 의지와 꾸준한 습관, 훈련된 인격이지 어느 날 갑자기 객관적인 상황의 호조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사람이 봉사나 기부의 적선(積善)하는 마음을 타고 난 것이 아니라 학습, 즉 사회화(社會化 Socialization)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렵고 부족함에도 지금 당장 작은 것이라도 나누어야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더 잘 베풀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에서나 봉사하고 기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기보다는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힘겨운 이를 배려(똘레랑스)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는 것이며, 그들을 배척(앵똘레랑스)하고 등쳐먹으면 '짐승만도 못한 놈' 이라 합니다.
어떤 애경사(哀慶事)에 참여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기부입니다. 최근 며칠 동안 우리 회원들에게 좋은 일과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닥쳐왔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바쁘고 어려운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냥 몸만 가도 축하가 되고 위로가 되는 일에 이렇듯 등한해야 합니까? 홈페이지 게시판에라도 축하나 애도의 글을 올릴 법도 하건만 스스로는 지키지도 않으면서 남에게만 강요하는 잡설과 농담 그리고 넋두리만 있어 그 비정함과 무감각이 사람을 질리게 합니다. 너무 합니다. 정말 너무 합니다.
오늘의 산행은 우리의 아름다운 동료인 심재익 회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검은 리본은 안 달더라도 기왕에 쓰는 산학회 명찰을 뒤집어 차도록 하겠습니다. 이 박정한 세상 인심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12월 6(토)-7(일)은 서울 북한산을 강봉님 김래옥 김맹자 김영복 맹현숙 박성현 박진국 박태근 방종원 송인명 심종섭 염장섭 유효례 이광진 이동엽 이상용 정만호 홍성자 홍승희 황인천 등 회원 20명과 회원(박태근 장수훈)가족 2명, 김수평 봉우종 조인순 유성자 한숙연 동호인 등 24명, 전체 46명이 '방향'을 화두 삼아 산행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벌교 새마을금고 산악회' 에서 15명이 한꺼번에 신청한 바람에 일찌감치 1주일만에 한 차로 접수를 마감하여 몇몇 회원과 동호인이 참여할 수 없다고 서운해했습니다. 이날 산행에는 참여하지 않은 탁선희 회원이 자신이 입었던 코롱 고어텍스 자켓을 가져와 강봉님 고문께 선물했는데 두 분 다 흐믓해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여수 회원들은 승용차 2대를 이용해서 오게 하고, 관광버스를 특별히 벌교 엘림타운에서 출발시켰으며 순천에서 밤 11시에 인원 점검과 함께 좌석을 불러주는데 이광진 회원이 조금 참고 기다리지 않고 자기 자리가 없다고 경위없이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분명 11월 26일 홈페이지 게시판에『서울 북한산 산행 '만원 예약' - 감사와 미안 !!!』 제목으로 글을 올려 "...특히 일부 회원들이 약간의 선금을 내거나 평소의 신용을 걸고 자리를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납하지 않은 경우는 밀렸는데, 상당히 서운하시더라도 우리가 약속한 합리적인 제도인 '입금순 좌석 선택제'의 정착과 예약의 투명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을 위하여 양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라고 했는데도 말입니다. 예약자가 안 와서 그에게 곧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 미안하거나 고맙다는 말은 끝내 없었습니다.
갑자기 한파가 밀려와 몸과 마음이 움츠려드는데 때마침 강 고문이 애써 가져온 정말 맛있고 따뜻한 콩물을 곡성 휴게소에서 나눠먹으면서 풀렸고 그 수고로움과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하는지 그저 감사했습니다. 생각보다 운행시간이 덜 걸린다 싶게 서울에 이른 새벽 도착하니 여전히 차량행렬이 많고 곳곳에 도로 보수 공사중입니다. 4시 40분쯤 산행을 시작했는데 원래 계획한 육모정 매표소 코스는 자연 휴식년제 구간이어서 못 가고 우이동 도선사코스로 변경해서 갔습니다. 절까지 가는 길은 널고 포장된 오르막 도로인데 누가 뒤에서 쫓는 듯, 아니면 사납게 싸우러 가는 양 걸음을 재촉하여 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우리 회원이었다 탈퇴한 바 있는 벌교의 유성자 한숙연씨 등이 주범(?)인데 자기네 벌교팀들은 산에서 날아다닌다고 말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치기이며 철학의 부재를 느낄 뿐입니다. 산행에서 '빨리빨리' 의 속도전을 즐기는 사람들의 상당부분은 일종의 나이 콤플렉스 때문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우습게 볼까봐 젊고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대단하다' 고 말하는데 그 말속에는 반드시 찬사만은 아니고 오죽했으면 저렇게 몸부림하랴 하고 짠하게 여기거나 비꼬는 의미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흐른는 세월 앞에 장사(壯士)도 미인도 없습니다. 그저 잠시 자위하고 남 눈속임은 되겠지만 역시 허세입니다. 그러다가 다치면 손해고요.
강추위와 어둠을 피해 백운산장에서 비교적 따듯하게 쉬고서 좀 밝을 때 경치를 보며 산행하려고 시간을 버는데 6시경에 김맹자 총무부장이 아침식사를 하자고 제의해 너무 빠른 시각이긴 하지만 추운 날씨에 이런 장소도 없겠다 싶어 수용했습니다. 7시 10분에 나서서 오른편에 있는 인수봉을 보면서 7시 30분쯤에 정상인 백운대에 도착하니 저 1919년 기미년 3월 1일 독립만세 사건이 새겨진 돌 위에 세워진 깃대 위에서 그야말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그리고 귀신같이 시간이 맞아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아 약간의 전략적(?) 게으름이 품위 있는 식사를 허락하고 덤으로 정상일출 감상을 선물하다니... 이걸 느림의 미학이며 게으름의 풍요라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너무 늘어지면 서울 공화국 시민들의 발길에 치어 비교적 좁고 위험요소가 많은 정상을 정상적으로(?) 갈 수가 없었겠지요.
능선을 타고 가다 노적봉 밑에서 길을 잠시 헷갈려 우왕좌왕하다 조선시대 1711년(숙종 37년)에 축조한 북한산성 길을 따라 용암문 대동문 등을 가는데 공기가 아주 좋아 서울에서도 역시 산은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국문에 이르러 회원들이 어울려 사진을 찍는데 어떤 남녀회원이 나란히 옆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둘이 사귀느냐 애인이냐 고 다른 한 회원이 너무 함부로 말해 나무랬습니다. 남녀노소가 공존하는 모임에서 남을 돕는 말이 아니면 설사 농담이라도 말조심해야 합니다. 대부분 승가사 코스로 출산케하고 일부는 비봉으로 갔는데 내려가는 길이 너무 위험해 다시 비봉을 우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서 보니 '사망사고 10건, 부상사고 15건' 이라 쓰여있어 섬뜩했습니다. 잘살자고 산행하는 것인데 목숨걸 일인가 해서 말입니다. 바위미가 일품인 북한산이 산세가 비범치 않음과 인파에 몸살을 앓고 있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며 대궐같은 고급 주택들을 보면서 세검정주차장에 이르렀습니다. 각자 점심밥을 먹고 1시 30분까지 승차하라고 말했는데 이광진 박성현 정만호와 동호인 1명이 늦어서 싫은 말을 해줬습니다. 비교적 젊은 그들이 더 열심히 봉사하길 기대합니다.
조선시대의 정궁이며 오늘날 TV 사극의 주무대인 경복궁에 가서 근정전과 명성황후 시해 현장 그리고 경회루 등을 돌아보며 그 옛날 이곳에서 벌어졌을 삶과 정치를 잠시 떠올려보고 왜 이성계는 이곳에 터를 정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풍수지리설을 모른다 해도 국토의 한 중심이면서 멀리 인왕산이 뒤로하고 앞에 넓은 평원이 있고 항구도 가까이 있어 수도로서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행정수도를 충청도 어디로 옮긴다고 하는데 지난 대선 때 표를 의식해 말했다 해서 이렇게 졸속으로 해도 되는지 의아합니다. 남북 통일과 철의 실크로드시대를 대비한다면 수도는 오히려 북쪽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지...
12월 6일 방종원씨(52세, 순천 옥천동, 016-622-0753, 맨투맨양복점, 염장섭 회장 추천)·12월 9일 정영의씨(46세, 광양 읍내리, 011-9617-7622, 윤정죽집, 염장섭 회장 추천)·12월 16일 양영란씨(42세, 광양 금호동, 011-622-8308, yys1149@hanmail.net 삼성생명. 박희정 부회장 추천)와 박기남씨(34세, 광양 중동, 011-9620-2216, 메디칼 바디샾, 박희정 부회장 추천)가 회원 가입했습니다. 환영하며 좋은 선택이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12월 13일(토) 박인선 회원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삼성산 성당'에서 최진태씨와 결혼식을 조촐하게 올렸습니다. 김맹자 염장섭 이상용 조향임 홍승희 회원 등 5명이 참석했고 봉우종 동호인이 축의금을 전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다가 늦깎이로 결혼한 박 회원의 앞날에 행복이 깃들기를 빕니다. 서울에 사시더라도 좋은 산행인이 되리라 믿습니다.
12월 13일(토) 박성삼 회원의 딸 박수연의 돌잔치를 순천 로얄호텔에서 했습니다. 김래옥 김영복 노은우 박진국 심종섭 유효례 윤상택 채규우 회원 등 8명이 참석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박수연양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12월 13일(토) 김영복 회원 장인상(장성 삼계면 수옥리)에 김맹자 염장섭 이상용 조향임 회원이 문상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홈페이지에 알리지 못했는데 심재익 회원의 별세를 올렸기 때문에 연달아 쓰기가 곤란했습니다.
12월 13일(토) 심재익 회원의 상에(광주 전대병원) 김래옥 김맹자 김희관 맹현숙 박진국 심성보 염장섭 이상용 조향임 회원이 문상하고 이복심 회원이 부의를 했습니다. 조문객을 맞는 가녀린 부인과 중학생 두 딸을 차마 정면으로 볼 수도 없고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두 달 전에 축농증 치료차 병원에 갔다가 종양이 있음을 확인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중에 합병증이 생겼는데 이겨내지 못했답니다. 한 달 전에 심 회원이 전화를 해서 산행에 자주 참석 못해 죄송하다며 항암치료 받는다 했습니다. 그래 걱정했더니 별거 아니고 곧 낫는다 해서 쉽게 생각하여 문병을 바로 못했습니다. 그러다 12월 9일에 생각이 나서 전화했더니 부인이 전대병원이라 해서 부랴부랴 강봉님 김맹자 염장섭 회원이 문병 갔는데 심 회원이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여서 못보고 부인만 위로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서울 박인선 회원의 결혼식에 가다가 심 회원의 부음을 듣고 너무나 기막혔습니다. 지난 9월 첫 주에 상사화(相思花) 핀 영광 불갑산 산행 때에 회장의 고향인 광주의 광산구 시골 본량 땅을 지나면서 심 회원이 중학교 후배임을 이야기했으며 9월 3주 때 회원가족 운동회 때는 함께 어울려 힘차게 내달렸는데 그것이 마지막 모습일 줄을 정말 몰랐습니다.
그냥 지금도 "선배님! 산학회 일 힘드시죠. 제가 도울 것은 없습니까?" 하고 전화가 올 것만 같은데...
그저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할 뿐입니다.
2003년 12월 13일(토)이 너무나 버겁습니다.
12월 15일 박희정 부회장(011-356-2586)이 광양 중마동에서 까페 < 엔 조 >를 개업해 김래옥 김맹자 김정란 박진국 심성보 염장섭 정영의 홍승희 황인천 회원과 이정엽 이미정 동호인이 참석하였습니다.
12월 13일부터 15일 까지 5가지의 행사에 50여명의 회원이 과연 몇 개나 참석했는지. 우리 모두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축하와 위로에 남녀노소 그리고 신고참이 따로 있는지. 돈 되는 것 아니면 다 가치가 없는 것인지. 받았거나 받을 수 있는 것만큼만 주고 살아야 하는지... 그냥 착잡할 따름입니다.
12월 27일(토요일) 17:30에 정기총회+송년회를 순천 '버섯낭자차돌낭군'(금당 파출소 앞 ☏725-6101)에서 엽니다.
킬리행사는 킬리의 homepage인 http://kilischool.netian.com/ 과 생활정보지 <징검다리>·<사랑방>·
<교차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산행기란에 글을 올립시다.
소유·개발·도전·정복의 개념을 지양하고
자연친화·인문학·성찰·영성의 산행을 지향하는
킬·리·만·자·로·산·학·회
☏ 산행고문:김래옥(011-623-9956), 산행대장:이상용(011-621-3740), 구조대장:박태근(018-513-1472)
첫댓글 제 메일함 열어보니 이런 기록들이 있네요~**~몇년전 킬리 산행 자료입니다. 북한산 다녀가신 기록이라서 ㅎㅎㅎ....
원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답니까?
나는 하나도 모아 두지 않아서 없어지고 잊혀진 추억과 자료가
그것도 내가 쓴 산행기 한 편이 고스란이 있었다니... 어쩌거나 감사합니다.
그때 그시절 그리운 길동무들의 이름은 보이는데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오래된 산행기를 보니 옛추억이 되살아 나네요....이자료는 어떻게 보관한자료 인지??
어쩌다 제 메일함 속에 남아 있었던 몇개 되지않은 자료랍니다. 다 없애지 말고 남겨둘 걸 후회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