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와뼈다귀 VS 조마루뼈다귀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청기와 뼈다귀 와 조마루 뼈다귀
조마루와 청기와
이 쯤 되면 가히 뼈다귀 전쟁이라 할만하다.
생뚱 맞는 얘기냐 하시겠지만 부천 원미구청 옆 조마루 길을
사이에 두고 조마루 본점과 청기와 본점이 한 치 양보 없는
뼈다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제공격은 조마루 본점이 시작했다.
조마루가 본점 옆에 건물까지 올리고 간판도 고급스럽게 바꾸자
얼마 뒤 청기와가 반격에 나섰다. 옆에 있던 횟집을 인수해 가게를 확장하고
실내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단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불에 그을 린 흔적이 있던
식기들도 전부 새것으로 장만했다.
원래 이곳은 조마루와 청기와 거기다가 칠형제까지 세집이
뼈다귀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조마루와 청기와의 위세에 견디지 못하고
칠형제가 문을 닫는 바람에 조마루와 청기와가 진검승부를 치르게 되었다.
요즘은 원조가 흔해 빠져서 같은 종이 몰려 있으면
원조의 원조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얼마 전에 오픈 해 놓고선 3~40년 전통이라는
낮 간지런 문구를 내거는 집도
넘쳐나고 있다. 또한 본점이 방송에 출연하면
분점에서 티브이에 소개된 집이라고 눈에 보이는
사기까지 친다. 분명 본점과 분점에는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 조마루와 청기와는 누가 원조일까?
청기와가 원조다. 문을 닫은 칠형제보다도 원조라고 하는데
뭐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청기와가 먼저 자리 잡고 있던 이 길에 조마루가 뒤늦게 가세했으나
사업수완이 좋았던지
아니면 맛이 좋았던 건지 유명세는 조마루가 더 치루고 있다.
조마루는 뼈다귀업계에서는 하나의 성공신화다. 부천에만도 여러 개의 분점이 있고
전국적으로 160여개의 분점을 냈다. 뼈다귀 팔아서 빌딩까지 올렸다.
어떤 성공이든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조마루는 원래 원미시장 안에서 테이블 한 두 개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조마루 길에 '조마루뼈다귀전문점' 으로 시작 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난 처음에 조마루 본점을 보고 "조마루가 유명하긴 유명하구나.
조마루 길까지 생겨난 걸 보면..." 생각 했었다.
어쨌든 조마루 뼈다귀는 상호를 잘 선택했다.
조마루가 발음하기도 좋거니와 청기와 보단 더 서민적이고
뼈다귀 이미지와도 잘 맞아 떨어지니 말이다.
이름이나 상호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번엔 두 집에 대해 맛 점검을 들어가 보겠다.
청기와 뼈다귀
조마루 뼈다귀
맛 비교
조마루는 수제비가 들어 가서 국물맛이 약간 진득하고 기름기가 더 많다.
반면에 청기와는 좀 맑고 개운하다.
어느 집이 나은지는 순전히 개인의 맛 취향이겠지만
내가 조마루 보단 청기와를 자주 가는걸 보면 맛객이 선호하는 맛은 청기와에 있다.
음식이 먹고 살기 위해 끼니를 때우는 차원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로 당당하게 자리 잡은 요즘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네 가지 맛 다음에 이것들이 조합해서 나온 제 5의 맛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6의 맛이 등장하고 있다.
다름 아닌 그 집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의 총칭이다.
즉 그 집만의 고유한 특성. 느낌 등 정서적인 만족도가 제 6의 맛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은 제 6의 맛이 없는 집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제 6의 맛이 있는 집은 깊은 산속에 꽃이 벌과 나비를 불러 들이 듯
멀리서 손님을 오게 만든다.
내가 청기와를 더 가는 이유도 음식이 꼭 조마루 보다 더 맛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제 6의 맛이 나를 붙잡기 때문이다.
왠지 상업적인 조마루 보다 더 편한 느낌이 느껴지는 청기와가 더 좋기 때문이다.
뼈다귀 맛은 어떨까?
일단 푸짐한 걸 찾는 다면 청기와가 낫다. 조마루 보다 뼈다귀 양이 많이 나온다.
맛의 차이는?
조마루가 청기와 보다 삶는 시간이 짧은 것 같다.
뼈를 쪼개기가 청기와보다 힘이 들어가는 걸 보면.
당연히 조마루 는 좀 단단한 맛이 나고 청기와는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이것도 개인의 맛 취향에 따라 선택이 되겠다.
뼈다귀 위에 수북 히 쌓인 우거지 맛도 빼 놓을 수가 없겠다.
우거지는 길 다란 걸 통채 로 우걱우걱 먹어야 맛 나는데 조마루 는
친절하게도 칼로 다져놓았다. 먹기는 편할지 몰라도 맛은 아니다.
조마루 는 분점을 많이 내서 인지도면에서는 청기와를 압도한다.
청기와는 오롯이 본점만 운영하고 있다.
한결같은 맛 관리를 위해서라고 하니 그 정신에는 박수를 보낸다.
청기와에는 조마루에 없는 미덕이 한가지 더 있다.
지금은 4,000원으로 인상이 되었지만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3,000원하는
우거지 해장국이 있었다.육수에 우거지가 듬뿍 들어간 요놈때문에 자주 들렸었다.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메뉴였으나 4,000원으로
인상 된 이후에는 왠지 먹어지지가 않는다.
청기와 뼈다귀
조마루 뼈다귀
만약 뼈다귀해장국에 김치가 나온다면? 그건 아니다. 느끼함을 달래 주는 데에는
역시 시원한 깍두기다.
부드럽고 탄력 있으면서 아삭 씹히는 깍두기. 거기다가 냉장고에서 막 꺼낸 듯 시원함까지
더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음식이 다 그러하듯... 깍두기가 마른느낌이 든다면
먹음직스럽지가 않다. 깍두기를 접시에 담고 위에 국물을 부어 촉촉한 느낌이어야
맛에 앞서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인다. 시간절약 한답다고 접시에 미리 담아 놓아서 양념이
가라앉아 국물이 빨간색이지 않다면 음... 옆사람에게 다 먹으라고 하고 싶다.
조마루 는 큼직한 깍두기가 나오고 청기와는 한 잎에 먹을 수 있게 나온다.
아삭 씹히는 느낌은 큼직한 게 더 난다.
깍두기 외에 고추와 된장이 나온다.
청기와는 양파도 나온다. 고추의 신선도도 청기와가 더 낫다
깍두기의 아삭거림만 뺀다면 위생적으로 보이는 점 재료의 신선도 면에서 청기와에 점수를
주겠다.
맛있게 먹는 요령
뼈다귀는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잘 먹었다고 소문날까?
덜 먹는다는 각오로 천천히 먹어보자.
여럿이서 전골을 시켜놓고 먹다 보면 뼈다귀 하나라도
더 챙기고자 살점을 대충 발라먹고 만다. 그래서는 제 맛을 느낄 수가 없다.
급하게 먹으면맛도 못 느낄 뿐 배부름밖에 더 있겠는가?
나중에 밥을 볶아 놓으면 배불러서 맛있게 먹지도 못한다.
후회하면 뭐 하리 이미 늦었는걸.
남들이 불쌍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뼈다귀에서 살점하나 붙어있게 해서는 안 된다.
젓가락으로 쑤셔서 빼 먹고 뼈를 분리해 가면서 발라먹고
쪽 빨아먹기도 해야 한다. 개걸스럽게.
맛도 맛이지만 어떤 성취감이 들것이다. "내가 해 냈구나..
뼈다귀에서 살점하나 붙어있지 않게 완벽하게 처리했어!! "이런 성취감~^^
간혹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집에서는
덜 삶아져 뼈다귀를 분리하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억지로 뼈를 분리하다가 튕겨 국물에 빠지면 옷이 미워진다.
그렇다고 너무 푸욱 삶으면 살점이 뼈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
뜯어 먹는 맛도 재미도 앗아가고 만다.
간혹 뼈에서 이탈한 커다란 살점 건더기를 국물에서 발견하면 먹고 싶지가 않다.
실제로 맛도 별로다. 맛있는 뼈다귀는 살과 뼈가 적당한 긴장감으로 붙어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감자탕집도 대형화 되고 있다.
추운 겨울 허름한 감자탕집 입구에 있는 솥에서는 하얀 김을 내 뿜으며 감자탕이 끓고있었다.
한평생 국밥과 함께해온 할머니가 떠 주신 뼈다귀 한그릇과 소주한잔으로 삶을 달래던
모습은 이제 추억속에서 자리잡을려고 한다.
뼈다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뼈다귀에 살이 많이 붙어있으면 괜찮은 집이고
뜯어 먹을게 별루 없다면 인심이 야박한 집일까?
양만 많이 주면 좋다는 분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 하겠지만
오해와 편견을 버려야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지만 대형화 된 뼈다귀 집 재료들은
거의 캐나다 나 이란 등지에서 수입을 해다 쓴다.
수입을 한 뼈다귀에는 살이 많이 붙어있다. 국산 뼈다귀에는 살이 덜 붙어있다.
수입 삼겹살에는 없는 오돌 뻐가 국산 삼겹살에 붙어 있는 것만 봐도
국산 뼈다귀는 살점을 최대한 많이 분리해 낸다. 뼈에 살이 적기 마련이다.
내가 대형화 된 뼈다귀 집을 꺼려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집은 대개 수입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수입을 문제 삼는 건 경계해야 하겠지만
냉동 기간이 있기 때문에 국산 뼈다귀에 비해 신선도와 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앞으로는 뼈다귀에 살이 적다고 불평하지 말고
국산을 먹고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맛있게 먹도록 하자.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뼈다귀에 붙은 고기가 붉으면서 탄력이 있고
닭 목살처럼 쫄깃하다면 국산 뼈다귀를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냉동되지 않은 국산 뼈다귀를 먹고 싶다면 어디 가서 맛봐야 할까?
첫째! 분점이 있거나 프랜차이즈 식당을 피하면 된다.
둘째 규모가 작은집이거나 가게 역사가 오래된 집 그도 아니면
지방 소도시에 있는 집들을 찾으면 된다.
물론 맞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지혜롭게 물어보는 센스도 있어야 하겠다.
"와아~ 이 뼈다귀 너무 맛있는데 어디서 가져와요?" 이런 식으로 하면 될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골 정육점에 등뼈를 주문하면 된다.
고기가 들어오는 날에 구입을 해서 직접 끓여 먹어 보면 양념 국물 속에 숨어
잘 느끼지 못했던 육질 맛의 차이를 현격하게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도 있고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일석삼조가 아닌가.
결론
원래 처음 기획은 청기와뼈다귀에 대해 소개 글을 쓰려고 했다.
조마루 뼈다귀는 프랜차이즈 업소라 제외 되었다.
하지만 두 집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다가 내가 알고 있는 뼈다귀에 대한 정보들을 더했다.
어쨌든 위의 두 집은 부천맛집을 논하면서 빼놓을수가 없는 집이다.
160개가 넘는 분점을 낸 '조마루뼈다귀전문점'이나
조마루 뼈다귀 코앞에서 꿋꿋하게 맞장을 뜨고 있는 '청기와뼈다귀해장국"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