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너무 고정시키려고 애쓰지 마세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골프를 시작한 이후 줄곧 듣던 말이 ‘머리를 들지 말라’는 얘기 아니었던가. 누구는 클럽마다 그립에 ‘머들개(머리들면 개××)’라고 적어놓고 다닌다는데…. 골프를 처음 배울 때 레슨프로가 맞은 편에서 클럽을 거꾸로 잡고 그립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스윙을 하곤 했는데 그럼 그건 뭐란 말인가.
제이슨은 컴퓨터 화면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윙을 보여주었다. “대부분 처음 레슨을 받으러 왔을 때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스윙을 하고 있지만 머리를 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똑같아요. 어디서 이렇게 골프를 잘못 배웠는지 모르겠어요.” 연속 동작으로 펼쳐지는 화면 속 골퍼들의 스윙은 어딘지 뻣뻣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이슨은 머리를 고정하게 되면 더 많이 긴장하게 되고 스윙도 부자연스러워진다고 말했다. “머리를 고정했을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중 이동이 반대로 되는 ‘리버스 피봇(reverse pivot)’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스윙은 체중이 오른쪽 다리에 실렸다가 적절히 왼쪽으로 다시 넘어가는 것이라고 제이슨은 설명했다. 하지만 머리를 고정하면 백스윙 때 오히려 왼쪽으로 체중을 실었다가 다운스윙과 피니시 때는 거꾸로 체중이 오른쪽에 남게 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것.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머리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엉덩이와 다리만 움직여 스윙을 하는데, 이는 느낌만 그럴 뿐 실제로는 거의 체중 이동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위사진:머리를 너무 고정시킨 잘못된 자세. 시선을 볼에 집중하는 데에만 신경 써 어깨턴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아래 사진:머리를 가볍게 움직인 부드러운 백스윙 자세. 곁눈으로 볼을 쳐다보고 있다./ 구자호기자
제이슨은 또 ‘볼을 치고 난 뒤 볼이 있던 자리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잘못 알려진 골프상식이라고 말했다. 볼을 치고 난 뒤에도 시선이 계속 바닥을 향하고 있으면 체중은 뒤로 남게 되며, 어깨 회전이 막혀서 완전한 피니시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 눈을 볼에 고정하면 오히려 몸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데이비드 듀발 같은 선수는 볼을 치기도 전에 머리가 목표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제이슨이 시키는 대로 머리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치니 스윙이 편해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