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개통됐습니다. 이로 인해 서울과 부산이 2시간 10분대로 가까워졌고 경주와 울산에도 고속철도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렇지만 고속철도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교통의 중심인 우리 충청남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에는 천안아산역이 자리하고 있고 인근에 대전역과 오송역이 있으며 호남고속철도가 완공되면 남공주역까지 가세해 충청남도 전역이 고속철도 시대를 맞게 됩니다.
〇 그렇지만 현재 충청남도는 역 운영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택시 사업구역과 관련된 것입니다. 영업용 택시는 법인, 개인 유무에 상관 없이 지자체로부터 면허를 받아서 운행하고 있고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택시사업 구역은 특별시, 광역시 및 시군 단위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사업구역을 벗어난 시계외 구간 운행 시에는 보통 20%의 할증료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관련법에 의하면 택시운송사업용 자동차의 승객의 승차지점과 하차지점 중 1개의 지점이 당해 택시운송사업자의 사업구역 안에 있거나 택시운송사업용 자동차가 다른 지역에서 당해 사업구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사업구역 밖에서 하는 영업은 그의 사업구역 안에서 하는 귀로영업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기에 일시적으로 허가되고 있습니다.
천안아산역의 경우 수요의 반 이상이 천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택시사업구역이 통합되어 있지 않아 택시 승차장에는 줄 서 있는 아산시 택시만 이용할 수 있으며 타 지역 택시가 승강장에 줄을 섰다간 택시기사들 간에 왜 남의 영업구역을 침범하냐며 대판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정이기 때문에 타 지역 택시기사들이 눈치 보면서 별도의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귀로영업도 힘들고 어차피 승객도 못 태우고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천안아산역을 잘 안 가려고 하는 악순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같은 문제는 오송역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송역이 충남 청원군에 소재하고 있어 조치원 등 인접지역의 택시는 아예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동 영업구역을 지정해 완화하면 되는 일입니다. 광명역의 경우는 생활권이 동일하다는 것을 기준으로 사업구역을 통합한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과 마찬가지로 택시는 광명·안양·부천·시흥시 일대를 공동 사업구역화해 한 도시 안에서처럼 자유롭게 지역을 넘나들며 영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〇현재 국토해양부는 장관 직권으로 택시 공동사업지역 지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택시 공동사업이 통과되면 시 경계에 있는 KTX 역에서는 모든 택시가 영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여야 간 특별한 이견이 없어 통과를 낙관하기도 하지만 국회에 올라간 법이 언제 통과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예산국회다 뭐다 해서 국회가 여야 간 충돌로 날이 샌다면 이 법안은 기약 없이 표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충남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〇 지금까지 천안시와 아산시는 이 문제를 수차례 협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로간의 기득권 싸움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충청남도 주민의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충청남도가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〇천안 아산역은 공교롭게도 지정학적으로는 아산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용객의 대부분이 천안시민입니다. 천안과 아산의 모호한 경계로 인해 천안과 아산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천안과 아산 간에는 여러 가지 소모적인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칫 인근 지역 간의 잦은 분쟁과 소지역주의로 도민 화합에 역행하는 불행한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기초자치단체 간의 합의나 국회 법 통과에 맡기기에 앞서 충청남도가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충청남도의 입장은 무엇인지 답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