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산악회 제277차 가리왕산加里旺山 1561.8m 산행 보고
대상산 가리왕산1561.8m강원 정선군정선읍북평면 평창군진부면
날짜 2012년 9월11(화)-12일(수) 무박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2km 7시간
출발 일시 장소 11일 23시20분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2일 05시40분 자연휴양림 심마니교(정선군 정선읍)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2일 12시40분 자연휴양림 매표소(정선군 정선읍)
산행 코스
05:20 자연휴양림 심마니교 입구 도착→05:40 심마니다리 산행 시작→07:30
임도 대피소 산불초소→07:40 상천암(上千岩→08:20 청주한씨 묘→08:30 대
제학 동래정공 묘→08:50 마항치 삼거리→09:10 헬기장→09:20 가리왕산 정상 1562m 표석→10:40 정상서 식사 후 출발→10:50 장구목이 삼거리→10:
45 중봉→10:50 헬기장 곧 오른편 하산 길→11:40 세곡 임도→12:40 휴양림 매표소(해발450m)
교통편 : 15인승 합승 기사 박기수옹 차량비 500,000원
참가인원 12명
참가자 명단 안기호 임판개 김태영 조정선 신세균 죄문규 이상민 조종임
최계순 김경이 반영숙 김철우
회비 50,000원
식사 아침1끼분(행동식) 간식 준비
장비 우의 방풍복 랜턴 식수 무박 산행 장비
기타 목욕과 점심 식사는 정선읍. 자녁식사는 강구 기사식당
찬조 신세균회원 10만원 안기호회장 강구서 식사비 냄(10만원 상당)
산행 대장 김철우 010-9318-8382
수목산악회 카페 (다음) 수목산악회06
산행 이모 저모
오랜만에 수목에서 무박 산행을 마련했고 오랜만에 12명 회원이 모였다. 회원들은 피를 나눈 형제만큼이나 진한 마음을 전한다. 회원 중 조정선총무 남편인 신세균 부산등산아카데미총동창회 감사가 참석해 자리가 튼튼해 졌다.
부산서 강원도 정선까지는 대단히 먼 길이고 이 길을 승합차로 간다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밤 11시20분 영광도서 아래편 도로에서 출발한다. 12명이라 한명은 간이의자에 앉아서 가야한다. 얼마나 고생스러울까.
가지고 온 떡 달걀 과자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차안은 온통 웃음꽃이 피었다. 시간이 흐르자 깊은 잠에 빠졌다. 승합차는 중앙고속국도를 달려 제천에서 영월을 거쳐 정선으로 들어간다. 정선은 강원도에서도 소문난 산골이고 가리왕산은 정선읍이지만 더 깊숙한 산골이다.
나는 지난8월29일 서울대병원에서 색전술 시술을 한 뒤끝인데다 몸이 가쁜하게 낫지 않아 오늘 산행이 상당히 신경 쓰인다. 어제 뒷산에 물을 뜨러 가 보았지만 두드러진 아픔은 없었다. 하지만 몸은 무겁고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 만약에 대비해 해열진통제 한 알을 출발하기 전에 먹었다.
새벽5시10분 가리왕산 매표소를 통과해 5시20분 오른편으로 작은 다리가 있는 곳에 닿았다. 차가 더 이상 갈 수 없게 도로는 쇠줄로 막아 놓았다. 승합차에서 날이 밝길 기다린다.
도로 옆 계곡은 물소리가 천지를 뒤 흔든다. 오랜만에 골이 쩡쩡 울리면서 흐르는 물은 풋풋하게 살아있는 자연의 외침이다. 참 후련하다.
5시30분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 옆 이정표가 산림휴양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봐 이 다리가 심마니교임에 틀림없다. 휴양관 아래를 왼편으로 돌자 등산로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있고 계곡에는 작은 다리가 놓였다. 다리 건너편에 등산로가 있다.
가리왕산을 대표하는 계곡의 하나로 풍광이 아름다운 어은골, 물소리를 벗하며 거슬러 오른다. 어둠이 걷히고 울창하고 청청한 숲이 우릴 감싼다. 산길은 적당히 젖어있어 먼지가 일지 않고 그렇다고 미끄럽지도 않다. 걷기 편하다. 계곡 주변에는 온갖 덩굴나무가 곧은 나무와 어울러져 숲의 원시적 모습을 보여준다.
물소리가 점차 약해지고 산길은 된비알이 된다. 우리가 출발한 심마니교는 해발480m 정도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매표소가 450m이기 때문이다. 심마니교에서 정상까지 표고차 1080m를 올라야 하므로 능선은 무척이나 가파르기 마련.
전망대와 대피소로도 두루 쓰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임도. 이 임도는 동쪽으로 우리가 내려 갈 세곡임도와 이어지고 서쪽은 덕둔지 아래편을 돌아 마항치로 간다. 임도 건너편에 리본을 단 산길이 우릴 기다린다.
바위가 기묘한 상천암(上千岩)을 지난다. 산 길 옆으로 청주한씨 묘와 대제학을 지낸 동래정공 묘가 차례로 나타난다. 이 묘를 쓰기위해 어디서 출발 했을까. 휴양림 매표소가 있는 회동리에서 출발 했다면 더구나 도로나 산길이 희미하고 숲은 메숲졌을 옛날 상여를 매고 여기까지 왔다면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참 대단한 의지다.
마항치와 정상으로 길이 나누어지는 마항치 삼거리(1430m). 가리왕산의 서쪽 주능선인데 마항치로 가는 길을 막았다, 이 길을 막으면 마항치를 거쳐 주왕산(1381m)을 지나 가평동이나 벽파령으로 종주산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왜 막았을까. 산길을 이렇게 함부로 막아도 되는가.
마항치 반대편 산길을 따라 가리왕산 정상으로 간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증언한다는 주목을 비롯한 고사목이 자주 나타난다. 숲은 한결 헐거워지고 키 큰 나무는 띄엄띄엄 서 있다. 헬기장을 지난다.
가리왕산정상이다. 해발 1561.8m인 고스락엔 돌탑, 표석, 삼각점, 산림청이세운 가리왕산 국유림 표석도 있다. 산이 높은 탓인가 참 대단한 전망이다. 모든 산들이 눈 아래에 있고 맑은 날에 보인다는 동해는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산을 뒤덮은 하얀 구름은 동해보다 더 멋진 바다를 연출한다.
몇 겹인 산줄기가 큰 파도처럼 밀려온다. 산줄기 일부는 하얀 구름바다에 자맥질하고 높은 산은 구름바다를 뚫고 검푸르게 치솟았다. 산속의 하얀 안개는 첩첩산중이 아닌 광막한 바다를 만드는 안개다. 이 안개를 뚫고 솟은 산들이 바다를 건너는 징검다리 같다.
가리왕산 고스락에서 점심을 먹었다. 중봉 쪽으로 하산을 한다. 정상에서 얼마 내려오지 않아 장구맥이고 산길 삼거리. 북쪽은 장구목이와 동막골로 간다. 우린 주능선을 따라 중봉(1343m)을 거쳐 헬기장에서 오른편으로 하산을 한다.
산줄기는 급경사가 이어진다. 세곡임도를 지나서도 급경사는 여전하다. 12시 30분 시멘트도로에 당도했다. 바로 아래편에 휴양림 매표소가 보인다.12시40분 휴양림 매표소에서 산행을 접었다.다행이 나는 몸에 대한 아픔이나 불편없이 산행 했다. 안도하면서 몸에 고맙다는 인사를한다.
알고도 모를 일이다. 12km를 산행 하는데 보통 6시간이 걸리는데 오늘은 7시간이 걸렸다. 경사도가 심한 길 때문일까 아니면 밤새 잠을 설치며 달려와 몸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일까. 다른 이들은 6시간 정도로 오늘 우리가 걸은 코스를 등산하는데 왜 우린 7시간이 걸릴까.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과 평창군의 경계를 이루고 상봉 중봉 하봉 청옥산 주왕산을 거느린 해발1561.8m의 거대한 육산이다. 전국 제일의 천연 활엽수림과 희귀수목인 주목 구상나무 마가목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조선시대 궁궐에 진상하던 산삼을 캐던 곳이라는 산삼봉표(山蔘封標)가 발견돼 보존되고 있다. 이 산은 산삼을 비롯해 각종 약용식물과 산나물이 많아 생태계의 보고이다.
정선읍 정선장날을 구경하고 난전에 앉아 코등치기 메밀국수를 먹었다. 정선은 이제 산골이 아니다. 강원도의 소문난 관광지이고 정선장터는 서울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 시장바닥에 앉아 이곳을 찾는 사람과 각종 전시 물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사람 사는 또다른 멋이요 맛이다.
정선군 화암면에 있는 화암동굴을 둘러보았다. 우리가 보아온 어느 동굴보다 이 동굴은 독특하다. 동굴 길이가 약2km나 되는데 이중 인공동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공동굴이란 옛날 금광을 캐던 광산을 버리지 않고 이를 리모델링하여 광물분포, 광물캐기, 광부애환, 탄광생김새 등을 실감나게 재현 했다. 우리가 전혀 몰랐던 광산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또 자연동굴은 석회암 동굴로 석순 석화 등이 찬란한 지하궁전을 만들었다. 아무튼 인공과 자연을 잘 조화시킨 화암동굴은 자녀와 어른들 교육을 위해서도 한번은 둘러볼 현장이다.
부산에는 밤11시40분에 도착했다. 운전을 한 박옹은 75세인데도 어제 6시간 이상 한밤 운전을, 오늘도 6시간 이상 운전을 했다. 이틀동안 무려 12시간을 운전하면서도 한번도 피곤하거나 졸리는 기색조차 없다.
산을 타는 우리보다 더 건강한 75세 노인에게 마음으로 존경을 보낸다. 대단한 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