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여기애인상 심사평
이태수(아길로·시인·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다. 좋은 글이 많았지만, 자신의 눈높이로 진솔하게 감동을 자아내는 글들을 높이 평가했다. 책을 읽은 느낌의 평면적인 서술보다 이해와 소화의 바탕 위에서 자신의 깨달음이나 견해를 자기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이 독후감의 미덕이다. 응모작들 중엔 자성의 거울, 또는 새로운 깨달음으로 글을 풀어낸 경우가 적지 않아 고무적이었다.
중등부 최우수작인 최나린(거제 옥포성지중학교 3년) 양의 ‘주님의 평화를 부르는 버릇, 여기애인’은 다카시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자기 눈높이로 「사랑으로 부르는 평화의 노래」를 읽으면서 자기성찰과 함께 비무장·비핵화, 평화와 사랑, 여기애인에 대해 새롭게 눈뜬 과정을 깔끔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또한 그의 ‘평화’의 의미가 예수님의 ‘평화’와 일치한다며‘여기애인’을 실천하며 살 것을 다짐하고, 자신의 그런 삶이 ‘나비효과’처럼 온 세상에 퍼져 진정한 주님의 평화로 가득할 날이 오리라고 믿는 마음자리가 아름답다.
고등부 최우수작인 김혜인(경주 근화여고 3년) 양의 ‘다카시가 되자’ 역시 같은 책의 독후감으로 솔직담백하면서도 실천의지를 감동적으로 떠올렸다. 교목신부님이 선물한 책을 읽으면서 다카시 박사를 알게 됐지만, 평생 남을 위해 희생했던 그의 모습을 통해 깨달은 바를 꾸밈없이 그렸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온 부끄러움을 넘어서서 다카시 박사의 생애를 자신의 ‘반성의 거울’로서 뿐 아니라 적극 실천하려 다짐하는 대목은 돋보인다. 특히 다카시 박사의 ‘여기애인’은 ‘하느님의 사랑’과 일치하므로 그를 ‘하느님이 보낸 사람’으로 본다든가, 그처럼 살겠다가 아니라 바로 ‘다카시가 되겠다’는 실천의지는 소중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