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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직할포교당 전북불교회관포교 외길 20년 … 불자 양성 요람으로 ‘우뚝’ |
“한 집 건너 한 집에 기독교신자가 살고, 그 옆집에는 원불교도가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 전주. 각 동마다 교회는 물론이고 원불교당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곳에서 불자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전주에서 불심을 일구고 있는 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직할포교당 전북불교회관의 지난 여정에는 힘겨움이 묻어난다. 올해로 정확히 20년째다. 금산사 회주 월주스님과 전 포교원장 도영스님이 도심의 불자들을 만나기 위해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 전북불교회관을 세운 이후, 지금까지 전주 아니 전북불교의 맏이노릇을 해왔다. 그 첫 걸음은 1989년 화엄불교대학 설립으로 시작됐다. <사진설명: 전북불교회관 전경> 수행과 포교를 수레바퀴 삼아 처음 문을 연 불교대학의 열기는 개설초기부터 뜨거웠다. 당시 금산사 주지였던 월주스님이 학장을 맡은 첫해에는 183명이 입학한 것. 불교세가 미약한 호남지역에서 기복양상을 띠던 불교의 새로운 모습에 불자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올해로 18기를 맞는 불교대학은 14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신도교육과 포교의 동량이 됐다. 1990년부터는 대학원 과정이 개설돼 심도 깊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신도들도 전주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군산이나 익산, 김제에서 찾아오는 불자들도 제법 많다. 금산사 주지 원행스님 “회관을 찾는 신도 중에는 재적사찰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공부를 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전북지역 사찰 중 정기법회가 이루어지는 곳은 익산 관음사와 불교회관 두 곳 뿐이다. “말사에서는 정기법회나 신도교육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했다. 불교대학의 열기는 거사들에게 옮겨 붙었다. 불교대학을 졸업한 거사들을 중심으로 유마회가 결성되고 정기법회로까지 이어졌다. 포교사단 창립도 빼놓을 수 없다. 포교사 고시에 합격한 졸업생들은 법륜회를 조직해 신행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전북불교회관의 또 다른 특징으로 활발한 계층포교를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은 다양한 신도조직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매주 일요일 정기법회를 비롯해 거사모임인 유마회, 여성불자들을 위한 법등회, 포교사모임인 법륜회와 청년회, 전라북도신도신행단체연합법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불자들을 만나고 있다. 룸비니어린이집을 통해 새싹불자들을 키우는 일에도 앞장선다. 화엄불교대학 17기 배출 ‘신도교육의 동량’으로… 금산사복지원.자원봉사단 ‘어려운 이웃과 함께’ 법회와 포교 양축 자타공인 “전북불교 전진기지” 일반인들을 위해서도 불교회관의 문을 활짝 열었다. 한자대학이 바로 그것. 8기 째 운영 중인 ‘상용한자ㆍ고사성어’ 강의는 한자에 관심 많은 직장인과 성인을 회관으로 부르는 매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법회와 포교를 양대 산맥으로 지역의 불심을 키워온 불교대학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금산사복지원과 자원봉사단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는 무료 경로식당은 지역 내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매일 100여명의 노인들이 이곳에서 점심공양을 한다. 또 이곳에는 공양시간을 전후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노인들이 담소를 나누기에 이만큼 좋은 공간도 없다. 그 덕에 불교회관은 지역 노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명소가 됐다. <사진설명: 현재 전북지역 사찰 중 정기법회가 이루어지는 곳은 익산 관음사와 불교회관 두 곳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엄불교대학을 졸업한 거사들의 활동이 정기법회로 이어지면서 계층별 법회도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화엄불교대학총동문회장 취임법회.> 4년을 넘게 이어온 무료 점심공양은 도시락으로까지 확대됐다. 전주시내 택시운전기사불자들의 도움으로 독거노인 중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매일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이원일 사무국장은 “금산사 말사 신도들과 운불련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복지관까지 걸어올 기력도 없는 84세대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벽성대와 종학(宗學)협약을 체결하고 케어복지과 불교특별전형을 신설한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최근 10년 사이 불교계는 사회복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금산사 역시 전주시내에 서원노인복지관을 운영 중에 있으며, 불교회관도 금산사복지원을 통해 지역노인 돕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사찰과 불자들이 불교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정작 불자복지사를 양성하는 기관은 많지 않았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케어복지과 불교특별전형은 불자복지사를 발굴ㆍ육성하는 산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벽성대는 2년 과정의 케어복지과 불교 특별전형 학생을 위해 전북불교회관 2층 강의실에서 출장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졸업이수 학점인 80학점을 모두 불교회관에서 이수할 수 있고, 본교에서도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케어복지과 과정을 수료하면 사회복지사 2급이 주어진다. 케어복지과 불교특별전형에 대한 불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덕림스님은 “금산사 주지스님의 추천을 통해 신심 있는 불자를 선별할 수 있어 불자복지사를 양성하는 창구가 될 것”이라며 “전체 학비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어 형편이 어려운 분도 뜻만 있다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불교회관은 금산사 도심포교당으로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덕림스님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20년이란 시간 동안 공부하는 불교, 포교하는 불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지역불자들과 같이 고민하고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주=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이래훈 전북지사장 see2222@ibulgyo.com “계층별 법회는 신행활동 고리” ● 전북불교회관 원감 덕림스님 4년 째 전북불교회관 원감소임을 맡고 있는 덕림스님〈사진〉은 “신도교육과 포교를 중점에 두고 불교회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회와 불교대학을 큰 축으로 보면 된다”는 스님은 불교대학을 통해 불자를 양성하고, 일요법회를 비롯해 요일마다 열리는 계층별 법회는 신행활동을 이어가는 고리”라고 설명했다. 법회 활성화를 위해 스님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신도들에게 법회에 꼭 참석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준다. 스님은 또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의 축원을 일일이 해준다. 기도가 끝나면 추첨을 통해 선물도 준다. 불교관련 서적을 주로 선물하는데, 호응이 좋다고 한다. 법회 출석률이 좋은 신도에게는 개근상도 주고 있다. “매년 두 번씩 시상을 하는데, 결석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어르신들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원감스님 덕에 매주 100여 명씩 참석하는 일요법회는 이제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스님은 “두 달에 한번 열리는 초청법회에는 원로대덕스님이나 저명한 불교학자들을 초청하는데, 300여명이 참석해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됐다”고 덧붙였다. 교육도 소홀할 수 없다. “불교대학 커리큘럼도 서울 못지않다”는 스님은 “기본교육을 비롯해 〈육조단경〉 〈대승기신론〉 등을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원 과정인 학림원에는 실상사 화엄학림의 스님을 강사로 초청했다. “경전공부를 어려워하는 불자들이 많이 계시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깨침이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내용면에서도 웬만한 불교대학보다 앞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뿐만 아니다. 스님은 108사찰 순례단에 동참하면서 신도들의 신행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어느 덧 3기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불교회관 108사찰 순례단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전국의 도량을 답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3년 동안 108사찰을 순례하면서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신도들과 함께 했다. 개원 20년 된 불교회관을 책임지고 있으면서 어깨가 늘 무겁다는 덕림스님. “호남불심 일구기에 여념 없는 금산사 주지 원행스님을 도와 전북지역에 불교신도가 많아지는 그날까지 교육과 포교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 혁 - 1983.03 전북불교회관 건립추진위 구성 - 1986.11 전북불교회관 개관 - 1989.03 화엄불교대학 개설 - 1990.03 대학원 과정 ‘학림원’ 개설 - 1997.03 룸비니어린이집 개원 - 1998.03 전라북도불교자원봉사단 창립 - 1999.07 경로식당 점심무료 공양 시작 - 2006.07 벽성대 케어복지과 불교특별전형 신설 [불교신문 2269호/ 10월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