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랑하는 한 시(時)가 있다.
이 시는 필자가 어린 시절을 추억할 때마다 늘 마음 속 깊이 존경하는
할아버지로 떠오르는 고 김성환 장로님 -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경애(敬愛)의 표현으로 필자가 늘 ‘할아버지’라 부르던(는) 분 - 을
연상하게 하는 멋진 기도시(祈禱時)로서
인도의 시성 R.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중 일부이다.
님이시여!
오, 나의 님이시여!
나의 간구함에 귀 기울이시며
내마음 깊은 곳 연약한 뿌리를 살피시옵소서.
기쁨도 슬픔도
기꺼이 맞이하게 하옵시며,
내 사랑의 봉사로
풍요로이 열매 맺게 하옵소서.
결코 가난한 자를 거부하거나
오만한 권력 앞에 무릎 끓지 않게 하시며,
일상의 덧없는 일에 내 마음 상치 않게 하소서.
그리고 사랑하는 님의 의지에
온전히 복종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내 미처 구하지 못하여도
언제나 깨끗하고 큰 선물을 보내주신
님이시여!
나로 하여금
이 귀한 선물 받을 자격을 갖게 하신이시여!
결코 가난한 자를 거부하거나
오만한 권력 앞에 무릎 끓지 않게 하시며,
일상의 덧없는 일에 내 마음 상치 않게 하시며
사랑하는 님의 의지에
온전히 복종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할아버지는 언제나 일하고 계셨다.
환자들에게는 자상하신 의사 선생님이셨지만 무시하지 못할 위엄을 지니신 선비이셨으며,
늘 한복을 입고 계신 모습은 하늘나라 천사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이 땅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계시는 듯, 신선처럼 느껴졌었다.
늘 조용조용 말씀하시자만 환자들이나 그 분을 대면하는
그 어느 누구도 그 말씀에 귀기우릴 수 밖에 없게 하는 은은한 능력을 소유하셨던 어른.......
필자는 1967년부터 1973년 초까지 송곡교회를 시무하셨으며,
현재의 교회당을 신축하셨던 고 이종하 목사님의 맏아들이다.
성곡에 머물렀던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의 시간이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간이어서 그랬던지는 몰라도 지금까지도
필자의 인생에 모델이 된 중요한 몇 분의 스승이 성곡땅 생활을 통해 내 마음에 자리매김 되었다.
이러한 사살은 그 분들이 필자의 속내를 아시든 모르시든,
중요하게 생각하시든 그렇지 않으시든 상관이 없는 내 삶의 재산이며,
필자는 그 분들을 마음속에 받들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제 1번에 드는 것이 장수한의원의 기억이며,
다른 한 분은 학생회 지도교사로 교회생활을 통해
인격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셨던 류광세 장로님이시다.
장수한의원.
영풍군 장수면 소재지 길 가의 그다지 크지 않은 허름한 공간.
늘 많은 환자들로 북적이는 공간 속에서 홀로 쉬실 수 있는
공간 하나 마다하시고 종일 환자들의 위로가 되어 주시던 할머니 권사님의 수고,
주변 환경 아랑곳 않고 늘 골방 한쪽에서 미래에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요지부동 공부만 하고있던 덕호 형님(현, 인애가한방병원이사장),
그 당시 필자는 늘 공부 하고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던
덕호 형님이 이해가 안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 속 깊이
‘목적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의 지혜’를 깨닫게 한분이다.
그 형님은 그러한 지혜를 이미 그 분의 십대에 깨우치고 행동하고 계셨다.
그리고 덕순이 누님과 덕회 누님 - 필자의 아버님(이종하 목사)은
장로님 할아버지께서 아버님의 서울 총회신학대학교 최종교육과정
학비지원을 위해 두 누님의 학업을 중단하게 하셨는데
두 분 누님께서 기꺼이 할아버지의 뜻을 수용하고 ‘한의원 일을 돕기로 했다’고,
두 누님들께 인생의 큰 빛을 졌다고 말씀하셨다.
필자 역시도 지금까지 이 두 분 누님 빛을 졌다고 말씀하셨다.
필자 역시도 지금까지 이 두 분 누님들의 순종하는 마음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한의원의 약재를 준비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두 누님의 밝은 모습 속에서 나는 불만스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그 이후로 순종하는 믿음의 결과를 얻어진 그들의 축복된 삶을 보고 있다.
붉은 고추를 특히 맛있다고 하던 친구 대호,
공부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던 친구이지만
마음이 순수했던 장난꾸러기 그리고 아름다운 꿈을 품고 사는 듯
늘 눈이 맑게 빛나던 막내를 덕필.
필자는 이 모든 장수한의원 모습이 장로님 할아버지에 대한
가족들의 믿음에서 이루어진 결과임을 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사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할아버지는 하나님의 앞에 흠이 없는 믿음의 실천을 통해
얻어질 것이 천대에 이르는 가계의 복임을 알고 실천하신 분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이상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현실화시켜내는
작업을 그 손자 대를 통하여 하고 계신다.
필자는 할아버지로 꿈꾸게 하신 일을 그 분의 손자 대에서 현실 속에
이루어가고 계심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할아버지는 하나님께서 할아버지 대에 이루실 일의 한계를 겸허히 수용하였고,
그 손자 대에서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한 이루심의 역사를 확인 시켜주고 계신다.
필자는 아직도 더 이루어 가야할 ‘장수한의원의 꿈 - 하나님의 비전’을 느끼고 있다.
이 꿈이 인간적인 욕심으로 변질되지 않는 한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많은 그리스도인들과 그 기독인들의 복에 더불어
영광을 얻을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기적을 드러내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그분으로부터 본인의 손자들 못지않게 사랑을 받고 성장한 필자는
그 할아버지으 삶을 통하여 개인적으로 얻은 교훈에 경애와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으며, 장수한의원 식구들을 형제로 심중에 깊이 간직하고 살 수 있는 복을 누리고 있다.
필자는 믿음이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임을 이 꿈꾸는 할아버지와 그의 가족들에게서 배웠다.
그리고 지금도 그 가족들을 통해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루실 현실이 될 미래(바라는 것들의 실상)를
밝혀 보는 듯 미리 이루어질 그 미래 속에서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할아버지의 또 다른 한 사람의 손자
꿈꾸는 사람 이 철 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