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선후배 야구인들과 팬들이 쾌유를 기원하고 있지만 12일이 지난 30일까지도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들의 병상을 눈물로 지키고 있는 아버지 임윤빈씨(63)는 지난 28일자로 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30일 공개했다. 애절한 심정으로 써 내려간 아버지의 편지 전문을 옮겨 싣는다.
사랑하는 수혁아 어서 일어나거라
세상에 너의 명성이 알려질 때부터 내 이름은 덮어지고 '수혁이 아버지'로 바뀌었지만 그것이 나에겐 자랑이었고 보람이었다. 그 날도 내가 도착하여 보니 경기장은 양팀 응원단의 함성으로 가득 찼고 너는 5번 타자로 배정되어 아버지 기분은 너무나 좋았단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네가 1회에 4구로, 2회에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은 왠지 모를 긴장감과 초조함으로 계속되었다. 그때 네가 많은 관중의 환호 속에 2루를 뛰고는 쓰러졌지....순간 갑자기 쓰러지는 너의 모습을 보고 정신없이 운동장으로 들어가 병원으로 옮겼는데. 벌써 병원에 누워 있는지 10일이 넘었건만 너는 마치 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그렇게 누워있구나.
네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저 야구할게요!" 라고 말했을 때 보수적이던 아버지는 늘 마음이 아팠단다. 그렇지만 너는 많은 인내와 노력으로 야구인의 길로 정진하여 강남중학교와 서울고교를 거치면서 너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우리 가정에 즐거움과 기쁨을 항상 가득 채워 주었다. 고려대학교를 나와 상무팀에 입단하면서 체육인으로서 최고의 선망인 국가 대표가 되어 나라의 명예를 지켰지. 아버지는 네가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김포공항을 떠날 때마다 너무나 마음이 뿌듯했단다. 그런 네가 어떻게 이렇게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단 말이냐.
사랑하는 내 아들 수혁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너의 아들 딸 세현이와 여진이의 간절한 기도가 들리지 않니! 어서 일어나서 아직 초등학교도 못들어 간 이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법도 가르쳐 주고 해야지. 내 아들 수혁아! 아비의 애끓는 절규와 기도가 들리지 않니! 부디 오늘까지만 쉬고 내일 아침엔 훌훌 털고 일어나거라. 어서 일어나 아버지와 같이 아침운동도 하고, 너를 사랑하는 스포츠팬들, 선후배 동료, 야구협회 지도자분들, 각 구단 임직원
들 등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야지.수혁아! 어서 일어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