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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보이
["야 만석아 일어나라 늦겠다 9시다."] 한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인의 목소리가 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오자 텔레비젼이 켜지면서 아침드라마가 비춰지고 있었다 충혈된 눈으로 깨어난 만석은 눈을 비비고 하품을 크게 한뒤 힘겹게 이불을 제치고 발을 제대로 슬리퍼에 갖다대도록 팔을 방바닥에 있는 슬리퍼에 뻗어서 슬리퍼를 신기좋게 가지런히 놓고 방바닥을 슥슥 슬듯이 신을 신고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가 그곳에서 화장실용 슬리퍼를 바꿔신고 수도버튼을 눌러 흘러나오는 물에 자신의 얼굴을 담그고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 본다.
아직 깎지 않은 털이 여기저기 보이고 전체적으로 둥근 네모형이고 눈에 눈꼽이 끼어 비벼대고 물을 묻혀 씻은 자국이 보인다. 이곳에는 만석 혼자만 살고 있다. 물론 만석이를 부른것은 자동응답시스템장치에 의한 시계였다. 시계는 새로 나온 신제품이다 자신의 어머니음성을 녹음한것을 써고 있었다. 이것은 7시에 나오는 말과 8시에 나오는 말이 다르다.
시간별로 늦을때는 늦었다라는 말이 나오게끔 되어있다. TV도 그장치에 의해 켜진다. 만석은 어제 인터넷상에 최태식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그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서둘러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고 있었다 705호 현관문을 나서고 손에는 갈색케이스를 들고 다른 한손은 잠바호주머니에 푹 쑤셔넣고 끈구두를 신고 금속성 소리를 내며 706호 앞에 놓여진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바라본다. 튼튼우유라고 씌어 있다.
앞집주인이 몇주째 집을 나간지 소식이 없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혼자서 중얼거린다.["그 참 이상하네 몇주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잘 다녀가고 오면서 "잘 지내십니까?" 하고 물어보던 그바바리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그사람은 왜 이렇게 쥐꼬리도 안보이는거야."] 의아해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두조각이 나자 입속으로 들어가 닫힘을 누르고 1층버튼을 누른다 잠시 서 있는데 뭔가 밟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발을 들어보니 어제 그손수건이었다.
주인이 찾아가겠지 하고 대수롭게 여긴 어제였지만 오늘은 그손수건이 왠지 달라보였다. 손수건에는 푸른잔디에 개가 한마리 달려가고 있고 그뒤에 아이들이 공을 던지는 장면이다. 밑에는 6.5세계환경의 날 기념이라고 씌어 있다. 그런데 그손수건은 어제와는 달리 약간 찢어져 있었다.
순간 만석을 불길한 징조를 느꼈다. 손수건에 찢어진 부분을 만지다 만석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손수건이 붉은색인데 무엇인가 떨어지는 물방울이 있었다. 철을 손에 만지고 나는 냄새가 났다 피였다. 그것도 온통 손수건을 젖어 놓은 것이다.
혹시 누군가가 살인을 당한듯한 느낌이 강하게 만석의 두개골을 쏘고 있었다. 손이 떨렸다. 자칫 손수건이 떨어질듯 했고 손가락은 검붉은 피가 묻어서 피장갑을 만들고 있었다. 손수건을 한번 짜면 반컵을 받아둘 수 있을듯 했다. 피비린내가 그의 코를 자극했다. 코뼈살에 주름이 잡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근육은 계속 저항하고 있었다. ["이것 잘못 갖고 있다 날 의심하면 어쩌지 고게다 내지문이 이 손수건에 묻었는데 아 안돼겠다."] 만석은 별 생각을 다했다 손에 주먹을 만들고는 ["태워버리자."]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쥐고는 엘리베이터 바닥을 몇방울의 피가 잠든채 흔저을 남기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운이 열리고 어둠이 짙은 지하로 계단에 발을 움직여 서서히 누군가 따라오는지를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심장은 터질듯이 마구 북을 치고 있었다.
어느새 계단이 보이지 않고 B-3이라고 적힌 지하주차장이 보였다. 그때까지도 손수건에는 빗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지하주차장기둥에는 누군가 써놓은 낙서가 보였다. '묘지로 오시오' 스프레이로 짙게 씌어 있다. 의아해하며 계속 불안한마음을 어쩌지를 못했다.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인가보다라 생각하며 만석은 보조개에 주름살이 약간 접혔다. 만석은 떨리는 구둣발을 힘겹게 옮기고 있었다. 숨이 막혀 토해버릴것만 같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핏물은 그침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손은 이미 벌겋게 피옷을 하고 꼭 영화에 나오는 뱀파이어 형상을 한 과물을 보는 듯 했다.
어느새 자신의 차뒤쪽에 서서 타키로 트렁크를 연 다음 그것을 미리가져온 비닐에 넣었다 피는 둥근 도장을 비닐 여러곳에 물들이고 있었다. 막 잡은 가물치가 피를 흘리며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피가 계속해서 비닐에서 빠져나오자 신문지로 그것을 싸서 트렁크 안 카펫밑에 그것을 숨겼다.
그는 막 토할것 같았으나 참고 가져온 케이스도 함께 넣고 트렁크문을 닫았다. 한숨을 쉬고 지하주차장은 상당히 조용해졌다. 만석의 심장은 요동을 멈추고 있었다. 갑자기 만석의 뒤통수가 긁적거렸다. 모기가 있나 하고 툭 만져도 이상이 없자 뒤를 돌아보니 검은 캡을 쓴 한 아이가 잠시 그것을 슬쩍보고 사라졌다.
눈썹을 치켜올리며
목에는 힘이 들어가고 주먹에 땀이 솓구치고 있었다. 피가 곤두서는 듯 했다. 피가 곤두서는 듯 했다. 힘을 주고 만석은 소리쳤다. ["이 쌔꺄 너 누구야 누군데 내하는짓을 훔쳐보고 있어."]
잠시 소리를 낮추고 숨을 멈추며 ["빨리 나와 안나오면.."] 그러면서 볼륨을 높이며 ["죽여버리겠어."] 만석은 자신이 한말에 스스로 놀라면서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리고 가슴팍이 몹시 흔들어대고 있었다. 몹시 당황하여 입이 벌어지고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리고 눈동자는 좌우를 향하고 있었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어디선가 ["으흐흐흐..."] 목이 컬컬하면서 음산하고 기분좋지않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만석은 소리나는 쪽으로 숨을 죽인채 천천히 걸어가 보았다.
그런데 그 기둥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몹시 당황해하며 ["내가 헛것을 보아겠지."] 하고 돌아서는데 날카로운 나이프잭은 이미 그의 몸속을 관통하여 들어갔다. ["억"]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서서히 만석은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희미해져가는 의식속에서 검정색 캡을 눌러쓰고 검은 수건을 흔들고 있는 한 사내아이가 보였다.
10대후반정도로 보였다. 알수없는 표정의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이였다. 눈이 감겨있고 그눈속에서 만석은 방황하고 있었다. 막 누군가 뒤쫓아 오고 있는듯 해보였다.
시커먼 손이 막 그의 목을 조여오고 있었다. 둥글고 흰 원들이 후프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둥글고 흰 원들이 후프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목이 서서히 잠기어가고 콘돔괴물이 그의 물건을 뜯어먹고있었다. ["아 안돼!"] 눈을 떴다 그리고는 숨이 세번 밖을 나갔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곳은 어디인가 위를 보니 천장에는 길다란 현광등이 눈을 비추고 있고 소형냉장고위에는 백장미와 민들레 여러 꽃이 꽂힌 바구니가 보이고 자신의 팔뚝은 가느다란 바늘이 꽂혀저 길다란 호스로 물방울이 떨어져 나와서 자신의 몸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녹색털이불이 덮여저 있고 자신의 옷은 파란줄무늬에 하얀천옷이다 바지도 그렇다 창은 크고 그밖은 차여러대가 도로를 바람을 스치듯 지나가고 있다. 도로건너 억새풀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논이 반듯하게 펼처진 그위를 산이 떠받치고 있다.
그속에서 멀리 여객기 한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고 있다. 고개를 돌리니 흰외투에 청진기를 목에 걸고 턱수염에 안경을 낀 한 사나이가 서 있다.
그옆은 보조해주는 여인이 서서 마실물이 담긴 유리잔을 양쪽손으로 잡고 서 있다. ["아제 정신이 드십니까?"] 상냥한 말투에 어딘지 모를 딱딱하면서도 거친 돌조각이 박힌 목소리로 흰외투가 말했다.
물을 한동안 못마시고 가래가 낀 목소리로 ["여기가 어딥니까?"] 만석이 어리둥절한지 눈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의아해함을 보고 흰외투는 자상하면서도 낮은 음성으로 ["여기는 김포공항근처의 세모병원이라는 곳입니다.
본인은 한 여섯달전에 이곳으로 피출혈이 심한 상태로 급히 실려왔습니다."] 그러면서 흰외투는 만석의 눈치를 잠시 살핀다음 ["피를 워낙 많이 흘렸는지라 급히 수술실로 들어가서 대장부분을 20바늘을 봉합하고 7시간동안 수술을 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을정도의 출혈이었던지라 수술후 6개월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눈을 감고 환자께서 누워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뇌부분에 기억을 담당하는 몇몇 세포가 파괴되어 기억의 80%는 잘 기억나지 않을 겁니다."] 말하는 중에 흰외투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본인이 하마터면 죽을 뻔할것을 살려준 검은 잠바를 입은 한 학생이 이 주민등록증카드를 주고 갔습니다.
본인의 성함을 보니 최태식이라고 되어 있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의사로서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흔들림이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을 하고 있었다.
만석은 안타깝게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만석이 아니라 갖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 같았다. 만석은 이미 자신의 본래 이름을 잊은채 최태식이라는 이름을 여러번 입을 움직이면서["최'태'식' 최태식'..."] 하며 마치 요술에 걸린 꼭두가시인형처럼 말을 처음 배우는 아기처럼 그렇게 되새기고 있었다.
그는 이제 더이상 만석이 아니었다. 거울속에 그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만석은 그것자체도 모르고 있었다. 그가 오직 기억하는것은 검은수건을 흔들고 있는 있는 이름모를 아이였다. 만석의 이마는 주름살이 잡히고 뭔가 기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고뇌하는 괴테의 모습 같았다.
문을 열고 흰외투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짜 최태식은 자신의 본래이름이 아닌 김만석이라 적힌 주민등록증카드를 건내받고 있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주민등록증은 사실 주민등록생성프로그램이라는 즉 인터넷상에서 불법복제프로그램을 주고 받는 이른바 와레즈 사이트들을 통해 사용가능한 주민등록번호를 여럿 만든뒤, 생활정보지에서 가져온 다른 사람사진과 이름,전화번호부에서 배낀 주소등을 컴퓨터스캐너로 조합 스캐닝한 주민증에 주민번호.이름.주소.사진을 합성한 주민등록증을 사용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만석의 것은 진짜주민등록증이기에 최태식은 안심해도 되는 처지였다.
이미 최태식은 만석의 사이트로 들어가 그에 대한 정보를 이미 입수한 상태이다. 이미 최태식은 만석의 사이트로 들어가 그에 대한 정보를 이미 입수한 상태이다. 이미 만석과 얼굴이 뒤바뀐 태식은 만석행세를 하며 길거리로 돌아다니고 705호를 자기집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흰외투를 입은 사람은 다름 아닌 최세준이라는 사람이다. 세준과 태식은 형제였고 그들은 전과 5범에 전문 마약.사기.절도범이었다. 세준은 키174cm에 몸무게68kg의 신체를 지니고 약간 뾰족한 턱에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눈은 하이에나 같았다. 사실 이곳은 병원이 아닌 불법으로 세워진 유령병원이었다. 가짜 의사행세를 하며 마약을 유통시키고 있었다.
사실 세준은 S의대를 졸업하여 성형외과를 졸업한적도 있지만 그것도 사실 범죄에 사용되어 왔다. 그들의 마약은 콜롬비아 칼리카르텔 국제마약조직으로부터 흘러들어와 생산자.밀수입자들을 통해 피라미드식 전파경로를 거치면서 그들에게 압수되어 그들은 주로 이를 담뱃갑속에 숨겨 고사바리에게 이를 팔아넘기고 이것이 전국각지로 유통되고 있었다. 세준은 38의 나이를 말해주듯 이마에는 세상역경을 거친 흔적이 쓰여 있었다.
코는 오똑하고 끝은 날카롭다. 눈매가 날카로워 그는 자신의 조직에서 하이에나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입은 만석과 바뀐 태식의 얼굴을 생각해서 두툼한 입술을 지니게 하였는데 입술이 태식의 것과 비슷하다. 물론 자신의 주민등록증사진도 변조시켜 두었다.세준의 동생인 태식은 키182에 몸무게78로 원래는 약간 퍼진듯한 얼굴에 이마는 둥글고 눈은 약간 크다.
코는 오똑하고 턱과 명치뼈의 윤곽이 들개와 같아 들개로 불린다. 입술이 형과 같이 매끄러우나 지금은 만석의 형상을 하며 들개가 아닌 산적으로 불리면 맞을 것 같았다. 들개의 형상이 만석의 형상이었다. 태식은 가죽점퍼에 비단무늬결에 나일론바지를 입었다. 윗단호주머니가 울렸다.
생쥐라도 들어있는것 같으나 모트로라 휴대폰을 꺼낸 다음 세준에게 건낸다. 울린것은 누군가와 통화할시간이 되었음을 뜻한다. 세준은 몆개의 번호를 누르더니 약간 긴장된 그러면서도 하이에나의 포식의 살기를 띈 눈빛으로 입술을 열었다. ["블랙보이 들리면 응답하라."] 기게마찰음속에서 몇마디가 울려퍼지고 세준의 입술은
["응..알았다..알겠다..그렇게하지.."] 한뒤 휴대폰위전등판이 꺼지고 있다. 말하는 투로 봐서 동료소속 행동대원인것으로 보인다. 금속성 소리의 정체는 사실 전문킬러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이는 겨우 10대후반에 지나지 않는 아이이다. 그아이의 살인수법은 이미 아이의 수준을 벗어나 고도의 식견력을 가진 전문킬러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준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그를 전문적 식견력과 최고보스의 따뜻한 총애를 받는지라 그를 낮추어 대하기가 사실 어렸웠다. 자신도 사실 중간보스격의 위치였으나 아이의 비상함에 그렇게 한다는 것은 사실 무례였다.
그아이는 아이가 아니라 킬러박사라 해도 괜찮았다. 그아이가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면 아마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는 인물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만석이 있는곳에 누군가 놓고간 큰 바구니에 사과,귤,,바나나등 몇개의 과일이 보였다.
카네이션모양의 장식을 한 엽서카드를 정성스레 뜯고 붉은색리본으로 장식된 카드속을 본 만석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종이에 피로 적힌 글씨가 보인다. '퇴원해도 됩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지금 세준과 태식은 어디로 가고 없고 간호사로 보이는 여자도 보이지 않는다.
딱딱하면서도 연한보라빛무늬의 나무등껍질 위로 약간 불룩 솟은 금속성 문손잡이가 서서히 돌아가더니 가죽잠바에 안경을 써고 길쭉한 코에 매끄한 눈매 반듯한 입술 강직한 보조개로 이루어진 사나이가 자신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고 경찰수첩을 꺼내면서 ["당신을 마약밀수 불법매매 절도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인을 선임할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새 만석의 손은 쇠수갑으로 묶여 있다.
의아해하며 그러면서도 몹시 당황하며 자신이 어찌되어가는지도 모르고 난처한 상황이 된 만석은 몹시 흥분된 목소리가 되어 ["저 전 그런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이거 왜 이이러십니까?"] 그렇게 떨리면서 더듬거리다가 ["전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납니다."] 머리를 싸매며 톤을 높였다.
갑자기 최형사는 자상하고 공손한 표정에서 거칠고 사나운 야수로 변하여 목에 힘이 들어가고 악을 쓰며 ["뭐 기억이 안나."] 그러면서 진찰기록부에 최태식이라고 쓰여있는 곳을 가리키며 ["여기 뇌는 정상이라고 되어 있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자꾸 이런 말을 하면 너 공갈혐의로 가중처벌 받아."]
그렇게 말하는 최형사는 자신이 무슨 폭력배 비슷하게 보이는 것 같아 무안하기도 하고 안쓰러웠으나 태식으로 보이는 만석이 바른말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거칠게 다루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고 있었다. ["잔말 말고 따라와."]
너무나 억울한 만석은 두개의 손을 마구 휘저어면서 ["이것 놓으세요. 전 아무죄도 없다구요."] 약간 떨리는 음성과 애원조가 뒤섞인 목소리로 ["기억도 나지 않고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그는 '왜'를 힘주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몹시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는 커져 있었다. 얼굴은 울상이 되어 버렸다. 98윈도우프로세스를 정착시킨 컴퓨터 자판기 위로 손들이 분주히 왔다갔다 한다. 머리에는 빨간색 캡을 쓰고 위에는 짱이라고 적혀있다.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이 없고 사무책상에는 나이프잭과 필로폰, 몇가지 주사기, 톱과 가스총이 보인다. 그옆으로는 술취한 취객이 소란을 피우며 책상에 마구 손망치질 하고 삿대질이다. 한 여성은 장미를 마구 씹어먹는 것을 수사관들이 말리고 있다.
매끈한 머리에 이반장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완전범죄에 대해 생각 중이다 사무용책상 위에는 꽃병과 경위 이영진이라고 적힌 판대기가 놓여저 있다 완전범죄는 극히 드문 경우이나 이번에 김영감살인사건도 그렇고 원래는 자연사처리된 김영감이지만 그의 부인이 없어진것으로 봐서 부인과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쪽으로 수사가 진해되어 가고 있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김영감의 부인은 잠시 잔디손질 좀 하러 나가니까 집을 대신 봐달라 하고 나간 뒤로 소식이 없다. 결국 1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어 검찰은 이에 수사를 다시 하는것으로 결론을 보고 이를 일선 경찰당국에 지시를 내린 상태다.
재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김영감부인 주위사람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고 인근주민들과 군경이 대대적으로 김영감부인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각종 신문과 매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김영감부인찾기를 하고 있다. 김영감의 폐결핵에 의한 죽음 그리고 원인 모를 김영감부인의 행방불명 이것이 이반장의 머리를 싸매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있었다. 김영감은 원래 하루 마을 20바퀴를 돌정도로 건강했다고 한다. 활발하고 어려운일이 있으면 도맡아 하는것도 귀찮아하지 않았다 한다. 그런 그가 각혈로 사망하기 두달전부터 폐결핵을 앓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부인에게는 이사실을 알리지 않고 병원에서도 김영감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남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고 고민도 함께 풀고 싶어하는 그런 그의 마음이 왜 페결핵만큼은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걸까?
그리고 부인은 왜 갑자기 사라진걸까? 이러한내용은 공개수배사건25시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방영돼고 있었다. 물론 김영감의 부인을 찾는 것이고 김영감과 평소에 알고 지내거나 김영감이 왜 그런 행동을 보이게 된 연유를 소지하고 있는 분은 제보해달라는 방송내용이 전국을 통해 시청되고 있었다.
이반장은 이 방송에 출연하여 직접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제보가 이사건을 푸는대 많은 도움이 된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방송에 김영감의 사진과 김영감부인의 사진이 동시에 전국안방TV로 비춰지고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한 사내는 그것을 보더니 알수없는 미소를 던지고 있었다.
안은 어두웠고 그TV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그리고 철커득 소리가 나더니 예리한 나이프잭을 손질하며 나이프잭을 어항속에 붕어를 향해 찔러버린다. 어항의 물이 튀고 순식간에 붕어는 정확하게도 아가미를 찔린채 죽어가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칼에 달린 붕어를 끓는 기름에 튀겨서 쾌활감을 만끽하고 있다.
어디선가 개짓는 소리가 들리더니 왼쪽가슴을 더듬어보더니 모터로라 휴대폰이다. 귀에 갖다대고는 날카로운 눈빛을 띄며 ["여기는 블랙보이 말씀하십시오."] 금속성마찰음이 사내의 귀에 이렇게 울려퍼지고 있다. 한30대 여성의 목소리인데 약간 굵고 컬컬하고 악이 섞인 그러면서도 보스격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은 말이 디지털신호를 통해서 사내의 귀에 달팽이관 하프연주를 하고 있다.
["막주여관으로 가라."] 너무도 짤막하고 어딘지 모를 댕기는 곳이 있는 음성을 받고 사내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죽임을 임무받은 킬러처럼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금속성마찰음을 오고 가고 있었다.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보며 김영감사건이 단순한 폐결핵에 의한 각혈로 보기에는 어딘지 꺼림직한 구석이 있었다.
그러한 생각이 이반장의 담배연기속에서 피어오르는 듯 했다. 이반장의 기억속에서 이런 미스테리한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한 7년전일 것이다. 자신과 성이 같고 이름은 미화라고 하는 여인에 관한 사건이었다. 당시에 그녀와 한방을 사용한 남성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사망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남성들 모두 자연사처리 되었다. 그녀에게서 특징적으로 볼수 있었던 것은 턱과 보조개사이에 난 사마귀였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이 죽는것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김영감사건에서도 행방불명된 부인쪽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그것이 김영감의 죽음을 말해줄수 있을까?
머리를 긁어며 이마에 주름살이 깊이 잡히고 이반장은 안락의자에 몸을 기대어 재떨이에 다죽은 담배에서 마지막힘을 다해 뿜어져 나오는 흐릿한 연기를 보며 이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나라에서 마약범죄의 뿌리를 뽑아야겠다는 결의가 이반장의 머리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어두운 방안에서 백열전구 하나가 자신이 무슨 빛의 새끼인양 작으면서 뜨거운 불빛을 뿜어배고 만석이 몇시간째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끊임없는 심문에 머리가 아픈듯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리고 얼굴은 거의 탈진상태이고 눈은 몹시 충혈되어 멜라닌색소가 빠진 토끼가 되어버렸다.
만석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여전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형사도 몹시 지쳤는지 힘없이 ["계속 거짓말 하지마 너의 기억력은 정상이야!"] 그래도 형사의 체면은 세워야 하기에 그의 목소리는 천장을 울리고 있다. 최형사는 몇시간째 담배만 피웠던터라 재떨이에는 죽은담배만 수북히 쌓여있다. 드디어 잠도 한숨도 자지 못하고 맥이 빠진 만석은 입을 열었다.
["검정색 캡과 검은수건이 음...기억이 나는데 한 중학생쯤 되어보이는 아이였습니다. 키가 꽤 크고.. 키는 한 185정도..그것밖에 기억나는것이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러면서 최형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제 풀려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애원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최형사는 불쌍해보이는지 차분하게 존대표현을 하며 ["좋습니다 그러면 그아이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말씀 좀 해 주시죠."]
이제는 풀려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만석은 몹시 흥분하며 ["어...그러니까 눈은 유난히 둥글고 눈썹은 치켜져 있고 짙었습니다."] 그러는와중에 최형사는 만석이 말하는 내용을 적고 있었다. 이내용을 컴퓨터에 있는 몽타주작성프로그램에 입력시키면 만석이 말한 내용이 프린터를 통해 나오게 된다. 상담원과 같은 태도로 최형사는 ["계속 말해보시죠."] 하던 말을 만석은 계속 이어나갔다.
["입술은 얕고 턱은 뭉툭했습니다. 살은 좀 질기고 거칠어보였습니다. 대체로 얼굴은 둥글고 네모져 있었습니다."] 메모지에 만석이 말한 내용이 다 적혀있었다. 이제 이를 몽타주작성프로그램에 입력시키면 범인의 윤곽이 제시되어 나올것이다 일단 범인의 얼굴은 어느정도 파악되겠지만 범인이 소재하고 있는 곳 혹은 범인에게 당한 장소를 모르면 수사를 하는데 차질이 생기므로 최형사는 이것 가지고는 안돼겠다는 표정으로 ["그애를 본 것이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십니까?"]
만석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잘 나지 않지만 아마 어두운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기억이 잘나지 않는지 머리를 싸매며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더니 ["아! 벽기둥이 있고 그곳에 '묘지로 오시오'라는 글자가 있고 음 그리고 또 차가 있었습니다. 그밖에 별로 기억나는것이 없습니다."] 만석이 말하는 내용을 다 적고 만족한듯 ["좋습니다 그렇다면 주차장에 있었던 거군요 그렇다면 차를 어느 주차장에 두시는지요?"] 어려운 질문을 받은듯 ["그건 잘 모르겠네요 영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러자 ["어떻게 차를 주차하는곳을 모르죠 그참 이상하군요 주차한 곳을 모른다. 하 참 내 원 기가 막혀서 주차장은 기억나는데 주차한 곳을 모르겠다. 다시 잘 생각해보시죠 정말 기억이 안 나는거요?"] 그러면서 답답한지 주전자에 물을 따라 마신다. 만석은 괴로워하며 ["정말 기억이 안 나는군요 주차장모습만 기억나고 사실 저는 제이름도 태식이라는것을 병원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서 이세상에 태어났고 어쩌다 이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군요 왜 제가 주차장이 머릿속에 떠오르는지도 모르겠고요 정말 저는 억울합니다."] 그러면서 머리를 싸매고 탁자에 엎드려 우는 것이다. 최형사는 아무래도 혹시 정신병자가 아닌가 생각되어 그게다가 너무 딱해 보였던지라
["자자 진정하시고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필요할때 부르겠습니다. 태식씨는 일단 인근 여관에 가서 잠시 쉬시고 저희가 부르면 나오셔서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합시다."] 최형사는 만석을 다독거리고 서를 나섰다. 밖은 꽤 추웠다.
여름인데도 제37호 태풍 부엉이가 몰려오고 있어서 바람은 미친듯이 불어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태풍에 대비해서 보호장치를 세우고 의경들도 보초 서는것을 그만두고 서안에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시설물보존장치를 해두고 실내에 들어갔는지라 밖은 썰렁하고 조용했다.
원래는 만석을 경찰서안에서 취침하도록 할 생각이었으나 부랑자나 갈곳 몰라하는 노숙자 그리고 음주자들때문에 방이 차서 만석을 그곳에 재우지 못하고 인근여관에 신세를 질 생각이었다. 일단 태풍이 지나가고 난뒤 다시 만석을 부를 생각이었다.
만석을 급히 투숙시킨뒤 최형사는 밖을 나오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골에 있는 아버지의 1년농사가 이 괴물같은 태풍때문에 다 망쳐버리기때문에 애가 타지 않을수 없었다.전화로 도와드려야하는데 수사일때문에 가지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자 아버지는 염려말라며 하는 일이나 잘 되라며 격려의 말까지 아끼지 않았다.
초생달이 참 밝구나 생각하며 최형사는 서로 들어갔다. 만석은 욕실문을 열고 닫은 뒤 샤워기에 버튼을 눌렀다. 1층투숙실에는 머리는 경기장을 보는것 같이 검은 살색구멍이 꺼져 있고 이마는 세월을 먹은 주름이 깊게 패여있고 돋보기를 쓰고 피곤한지 졸고 있는 여관집주인이 힘이 남아있는 손가락을 움직여 가게부를 쓰고 있다.
어느새 손가락의 근육이 힘을 다하고는 볼펜이 손에서 떨어져 때굴때굴 굴러간다. 밖은 사나운 부엉이가 울어대고 있다. 철문이 쾅쾅거리는데 누군가 돌로 막 치는것 같다. 놀란개가 깨갱거리고 있고 전신줄이 끊어져 불이 나가고 온세상이 어둡게 변하고 있다. 바람이 몹시 부는 와중에도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를 한자는 조용히 모터로라를 꺼내고는 ["도착했습니다. 명령만 내리십시오."]
한편 여관집주인은 눈은 감긴채 검은 눈속에서 한여자를 보고는 ["야 이리와 괜찮아."]하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나이값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사이 이미 검은 선글라스는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또그닥 금속성소리가 났지만 여관집주인은 여전히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2시를 알리는 시계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순간 검은선글라스는 나이프잭을 꺼냈다. 손수건으로 정성스레 먼지를 딱아내었다.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101호실에는 두남녀가 몸을 합쳤는지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검은 선글라스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완전히 갔습니다. 여관집주인과 101호실에 남녀두명 그리고 아마 김만석만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금속성소리가 들리자 ["예 소리없이 해치워버리겠습니다."] 구두를 벗고 센달을 갈아신었다. 신속한동작이었다. 특수신발이었다. 신발자국이 드러나지 않았다.조용히 302호실 문손잡이를 돌렸다. 드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관집주인은 입을 종이에 갖다대고 빨고 있었다.
눈속에서 여인은 갑자기 그의 빰을 때렸다. 그런데 여자의 손 치고는 그것은 너무나 커보였다. 너무 놀라 뒷걸음치더니 눈을 떳다 하얗게 밝고 그곳은 자신의 투숙실이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검은선글라스가 알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너무 놀란 여관집주인은 비상벨을 누르려 했으나 이미 나이프잭이 그 뱃살을 도려내고 있었다. ["억."]
피비린내가 나고 온몸이 몹시 떨리는 여관집주인을 보고 ["조용히 있어 우리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목숨만 살려주겠다."] 배가 도려나간 여관집주인은 몹시 고통스러워하며 이제는 얼마 못 살겠구나 생각하며 ["요요용건이 뭐 뭡니까 살려만 주우시면 시시키는대로 다하고 말고요."]
도려나간 배에 창자가 그대로 비치고 있었고 피는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글라스를 번쩍이며 ["우리를 좀 따라와야겠어."] 101호실에는 두남녀가 격렬한 전쟁을 치르고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성적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듯 옷을 입지않고 막 남자를 조르고 있었다.
["야 신나게 놀았잖아."] 남자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침대시트는 음모와 여러털이 쌓여있고 축축했다. 여자는 쌓인 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자를 쿡쿡 찌르며 ["한번만 더."] 하며 여자는 계속 졸라대고 있었다. 남자는 ["에이 귀찮아 정말 이젠 안돼 이러다가 몸 상해 그만하고 어서 옷 입어."] 그러자 여자는 토라져서 입술을 쭉 내밀며 침대구석켠에 가서 이불을 뒤집어써고 누워버렸다.
["아니 옷을 입어라 했더니 왜 이불을 뒤집어써는거야 어서 빨리 입어라니까."] 그때 문에서 쾅쾅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무슨 일 있어요? 우리가 뭐 급히 방을 비워야 할 일이라도.."] 그러자 문에서 ["술을 갖고 왔습니다."] ["저희는 술 시킨적 없는데요."] 그러면서 남자는 문을 열었다. 순간 나이프잭이 코브라처럼 이리 꼬고 저리 꼬더니 심장을 도려내고 속살을 드러내보이게 하고는 검은 선글라스의 칼집에 들어갔다.
여자는 ["아!..사사살려...주우세요..] 이불을 뒤집어 쓴 여인은 몹시 떨고 있었다. 그러자 선글라스는 여인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는 ["시키는 대로만 하면 목숨만은 보존할수 있어 그러나 어떤 반항도 이 한 칼에 갈수 있다는 것 명심해."] 여인은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 목에 칼이 들어와 있는채 순순히 고개만 끄덕였다. 선글라스는 ["이불을 치워."] 여인은 아무것도 안 입었기 때문에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커다란 무덤 두개에는 꽃술이 피어 그것을 막 터뜨릴것 같았고 깊은 계곡 골짜기 밑으로 검은 수풀이 펼쳐졌다.
미끄한 얼음이 온세상을 수놓고 있었다. 그러자 선글라스는 ["됐어 침대에 가서 누워."] 여인은 이미 여러번의 결합을 하여 지쳤는지라 ["아 안돼 아 아 아니예요."] 그만두려했으나 목숨안 살리고 싶었기에 그리고 집에 있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그녀는 눈에 눈물이 나오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눈물을 쏟을수 없었다.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여인은 가출을 한 십대 미성년자였다. 그리고 죽은 남자도 물론 십대였다.
그러나 두남녀의 사랑은 식을줄 몰라 결국 결혼을 할려고 하였으나 두집안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와 책임을 질수 있는 경제적형편을 따져 극구 반대였기때문에 그 다음날 이렇게 집을 빠져나와 첫날밤 가출을 여관에서 보내고 있는거였다.
그래서 여인은 순순히 너무도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웠다. 그러면서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며.. 킬러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순간 여인은 깜짝 놀랐다. 자신보다 두살정도 어려보이는 아이가 아닌가 그런애가 킬러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천장만 보고 있었다.
킬러는 알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뭘 그렇게 놀라 나도 너와 같은 처지야 아까 그녀석하고는 좀 다를거야 오늘밤은 신속하게 끝낼거야 하지만 정말 황홀할거야 ..으흐흐흐.."] 킬러는 조용히 옷을 벗었다. 그러나 킬러의 눈에 보이는 그여인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고 따뜻한 총애를 아끼지 않는 짱이었다. 짱은 여자였다. 그는 어려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기에 옷을 벗는 것이 꽤 부자연스러웠다.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포르노를 보아오기는 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짱은 서서히 그에게 결합의 묘미를 가르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다음에는 속력을 붙여가며 빠르게 그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였다. 자신의 깊은 계곡으로 그의 통나무가 잘 심어지게 받혀주고 통나무에서 나오는 즙액을 깨끗이 빨아들이면 즙액은 그속에서 올챙이는 자신의 머리와 그속에 머리와 합쳐서 개구락지가 되었는데 얼마안가 그녀석은 무엇인지 모를 괴물에 의해 파괴되어 버렸다. 이미 그는 무덤에 나 있는 꽃술을 먹고 있었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니 벌써 이 경지에 이른 자신이 대견스러워보였다. 서서히 그의 나비는 긴대롱을 무덤을 떠나 넓은 평지를 달리며 깊은 계곡에 다다르고 있었다. 검은 수풀사이로 나 있는 암술로 들어가려고 나비는 긴대롱을 뻗었다.
그러나 나비의 눈은 붉게 변해있었다. 어느새 나비가 사라지고 긴 통나무가 깊은계곡으로 박혀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긴 통나무가 잘 심어지려고 여러번을 쑤시고 있었다. 어느새 모든 평지가 벌겋게 달아올라 그만하라고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통나무가 제대로 심어지지 않았다. 깊은계곡은 통나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였다. 그러나 통나무는 계속해서 쑤셔대고 있었다. 여인은 참으려는 입을 어쩔수 없이 열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래도 통나무는 여전히 쑤셔대고 있었다.
깊은 경험은 통나무의 뿌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놓았고 그러한 통나무는 좀처럼 빨리 즙액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여인을 그를 받아들이기 싫었고 이러한 느낌이 괴로웠기에 ["이제는 그만해 이 미친놈아!"] 그말에 자신도 놀란 그녀는 눈을 뜨고 바라보았다.
물론 통나무는 빠져있었다. 이미 나이프잭은 그녀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아침9시 그곳은 3구 시체의 피비린내로 온통 썩고 있고 바닥에는 구더기들이 기어다니고 있었다.
기자들과 카메라들이 들락거리고 우리가 쳐지고 출입금지팻말이 걸리고 감식반원들이 3구의 시체에 붙어서 이곳저곳을 살피고 시트에 음모와 각종 털들을 수집해서 비닐에 담고 있었다. 김형사와 최형사는 물론 그곳에 도착하여 이곳저곳을 살피고 수첩에 기록하고 있었다.
김형사는 화장대거울을 쳐다보았다. 거울에는 립스틱으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블랙보이 임무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