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은 어린이들이 주인이 되어 만든 마을도서관을 소개해주신다고 했죠? 어느 도서관인가요?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에 있는 철암도서관입니다. 원래 철암어린이 도서관이었는데 철암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마을의 어린이들이 자라서 청소년이 되고 또 마을에서는 없어서 안될 곳이 되어 마을 전체를 포괄하는 이름으로 바뀌었나봅니다.
철암어린이도서관은 이미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풀뿌리운동사례인데요. 철거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도서관과 공부방의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모금하여 새롭고 멋진 도서관을 만들어 이전했다는 것이 사례의 핵심입니다.
Q2. 태백시의 철암동,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광산이 있을 것 같은 마을이군요?
- 네 철암은 1000미터가 넘는 봉우리 사이에 있는 큰 마을로 하늘 아래 첫 동네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탄광마을이랍니다. 철암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웅장한 저탄장과 선탄장이 철암의 상징이고 모태라고 합니다
Q3. 이전 개소하기전의 철암어린이도서관과 공부방은 언제 누가 만든 것인가요?
- 2003년 4월에 광산지역사회연구소가 제기하여 뜻있는 사람들의 후원을 모아 만들었는데요. 그 전해에 철암마을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태풍 루사가 몰아쳐서 집 수백 채가 잠기고 휩쓸리는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어울리며 살기좋은 마을로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만들었답니다. 개관후 3년동안 책 5000권 모으기 운동, 문화공연 초청, 책 활동, 모둠여행, 마을탐방, 가족나들이, 광활팀(광산지역사회사업팀) 등 어린이활동을 중심으로 온 마을을 누비며 마을교육문화활동의 중심이 되었어요.
Q4. 그런데 그 도서관이 사라질 위기를 맞았던 거죠? 참 고민이 많았겠네요.
-네, 개관 3주년이 되는 2006년. 하천공사, 빈집철거, 도로확장, 임대만료로 옴짝달싹할 수 없이 어린이도서관을 비워야 하는데 새건물을 임대할 돈은 전혀 없었어요. 도서관과 공부방의 실무자인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넉달동안 여러 가지 궁리를 했지만 방법이 없었답니다. 어느 방송에 출연하면 건물을 지어준다고도 하고, '폐광촌', '가난한 아이', '어려운 가정'을 드러내면 지원하는 재단도 있지만, 아이들과 이웃의 인격과 자존심 때문에 그럴수 없었고
남의 돈, 남의 손 빌려서 지은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 도서관이 된다면...콘크리트 벽만 있고 인정과 관심이 없는 건물이라면.
집주인 따로 손님 따로 헛바퀴 돌고, 만날 달라고 조르기만 하는 시끄러운 곳이 될 것 같아서 싫었답니다.
Q5. 그러면 자신들 힘으로 짓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데 그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어떻게 사람들을 모으고 설득했나요?
- 도서관을 어디에 짓고, 언제 이사를 하는지 자주 묻는 아이들과 회의를 하여 상황을 공유하고 ‘우리 손으로 도서관을 짓자’고 마음을 모으고 아이들과 작전을 짰답니다. 마을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돈을 모아 짓는 방식으로 결정하고, 들고 다니며 알릴 수 있는 홍보포스터와 건축기금 모금저금통을 만들고 마을의 빈터를 돌아다니며 도서관 세울 땅을 찾는 일도 정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모여 새로짓고 싶은 설계도를 직접 그렸습니다. 비밀의 방, 비밀창고, 다락방, 수영장, 목욕탕, 2층 옥상, 축구장, 지하 비밀통로, 열람실, 컴퓨터실...
Q6. 정말 신났겠네요. 자기들이 꿈꾼 것을 현실에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모금활동도 즐거웠겠어요?
-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죠. 우리손으로짓자고 결심하고 자신들부터 매일 100원, 200원 돈을 모으기 시작해서 10월말 기공식을 할때까지 7개월동안 아이들이 지치지않고 즐겁게 활동한 것은 자신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간다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의 활동이 마을사람들을 움직여 1000원, 2000원, 만원, 5만원, 10만원을 내게했고 이것이 또 석탄공사를 움직여 땅100평 무상임대와 시설비를 지원하게 했고, 책읽는 사회문화재단 등을 통해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민은행의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마을사람들에게는 멋지고 훌륭한 도서관 자체도 너무 소중한 것이지만 자기손으로 마을도서관을 만들었던 것이 평생 잊지못할 경험이고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Q7.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도서관을 그리고, 모금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데요,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 철암도서관 영상을 보면 건축위원회구성이 나오는데 아이들 21명이 이름이 먼저나오고 어른 12명 이름이 나옵니다. 회의도 어린이들과 먼저 시작을 했고, 어른들이 참여했지요. 돈도 아이들이 먼저냈고 돼지 저금통을 집집이 나눠주고, 어깨띠를 메고 피리를 불면서 모금통을 들고 길거리모금도 어린이들이 했습니다. 이전 도서관 짐정리하고 이사하고 새도서관 청소하고 꾸미는 것 모두 아이들이 중심이 되고 어른들이 지원했어요. 심지어 설계안도 아이들이 2번이나 검토해서 수정했답니다. 아이들이 건물을 짓고 있는 곳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우리 건축주오네 하셨답니다.
Q8. 어린이를 위한 마을도서관이라 해도 어린이들의 부모들이나 마을 어른들이 중심이 되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철암어린이 도서관에서는 어린이에 대한 믿음이 상당히 컸었던 사연이 특별히 있었나요?
-- 철암도서관이 아동사업의 핵심가치와 원칙은 아동의 인격-그 핵심인 자주성을 살리고 아동의 관계를 돕는 것(자신과 가족,친구,이웃, 자연)입니다. 모든 아동사업은 이것을 잘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철암어린이 도서관의 주인은 철암어린이로 운영에서도 어린이들을 주인으로 활동하게 했습니다. 철암도서관에는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에 사회복지학과 대학생들의 광활활동을 합니다. 광활은 아이들이 자기삶에 주인이 되도록 돕습니다. 이 광활활동을 신청한 대학생들을 면접을 실무자선생님과 어린이들이 직접봅니다. 프로그램도도서관운영과 관련해서도 아이들이 회의를 통해 함께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나갔습니다.
첫댓글 풀뿌리여성사랑방에서 푸른(박영미)쌤이 쓰신 글을 가져왔습니다. 풀뿌리교육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교육희망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활동이 아닐까 싶어서요..
철암도서관 함 방문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릉방송의 시사강원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용으로 쓴 원고입니다. 다른 것도 있으니 공상쟁이님이 보고 괜찮다 싶은 것은 스크랩해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