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과 식료품까지를
취급하는 업소로는 Wal-Mart가 대표적이다. 경쟁 상대인 K-Mart는 근래 심각한 자금난으로 Chapter 11 을 신청한 상태이고 장래가
썩 밝지 않다. 한때 미국 최고의 부자였던 Wal-Mart의 창업자인 Sam Walton은 죽기 전 유산을 부인과 자녀들에게 동등하게
상속했는데도 그 다섯 사람이 지금 미국의 다섯 번째 부자에 들어갈 만큼 돈이 많았던 사람이다. 그가 이루어 놓은 또 하나의 대형 업소는
Sam's 라고 하는 whole sale store (도매업소). 일년에 $40정도의 회비를 납부하면, 소매상들이 물건을 떼어 오는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사올 수 있다. 다만, 이곳은 치약 한 개, 비누 한 개씩은 취급하지 않으며, 물건을 담아오는 봉투(bag)를 주지 않는다. 대신
가게에서 물건을 진열하고 남는 빈 상자에 물건을 담아 주기 때문에, 고층 아파트의 위층에 사는 사람들은 물건은 담아갈 봉투나 cart를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Sam's의 경쟁상대는 Costco라는 회사인데, 근래에는 상품의 고급화 전략을 펴 도매상에 어울리지 않는 Rolex 나
Omega와 같은 고급 시계에서부터 수천불 대의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상 용품을 비롯한 모든 제품의 수준을 일반
mall 정도로 올려놓은 까닭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나는 Costco에서 시계를 하나 산 적이 있는데, Skagen이라는
$50짜리 시계가 mall의 상가에서는 $100인 것을 확인하고 일주일 내내 뿌듯해 한 적이 있었다.
일반 백화점들도 약간 하자가 있는 물건들을 취급하는 전문점을 따로 개설하기도 한다. Nordstrom Rack이 대표적인 예로써 쇼핑
좋아하는 유학생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장소이다. 이 밖에 TJ Maxx 라는 상점도 유명 메이커의 상품을 할인가격에 파는 곳으로, 안 팔리는
물건의 가격이 시간이 지나면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물건을 ‘찜’ 해놓고 가슴 졸이며 기다리다가 원하는 가격이 되었을 때 구입하는 전략이 필요한
곳이다.(*) 대학교 도서실에서 한 권 밖에 없는 참고 도서를 남들에게 빼앗길 까봐 전혀 관계없는 자리에 꽂아놓고 나중에 혼자 가서 보던 버릇이
있는 ‘일부 몰지각한’ 아저씨 아줌마들은 여기에서도 찜한 물건을 전혀 관계없는 장소에 숨겨놓는 ‘기술’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외화를 절약하자는
애국심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권장할 만한 전략은 아니다. TJ Maxx는 남자들에게도 ‘사랑 받는’ 소수의 상점 중 하나로 Polo와 같은 유명
상표 Y-shits를 $20 이내에, 일반 상점에서 $150 쯤 하는 Kenneth Cole의 남성용 가죽 가방 (brief case)를
$100 미만, 심지어는 $50~60정도에도 구입할 수 있다.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골프 용품을 세일하는 섹션을 유심히 살펴보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다.
내가 Florida에서 들른 이후 관심을 가지게 된 ‘outlet mall'은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데,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철 지난
물건이나 흠 있는 물건이 아닌 ’전혀 이상 없는 물건‘이 취급 품목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Outlet mall이 값이 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유명 상품의 메이커에서는 outlet mall에 납품하는 물건을 따로 노동비가 싼 아시아나
남미 지역에서 만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질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많지만, 유명 메이커 물건을 싼값에 구입하는 것에 지극히 만족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동부의 New York 북단에 있는 Woodbury Common Premium
Outlets 라는 mall은 뉴욕에서 보스톤에 이르는 미 동북부에 사는 교민들은 물론 그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몇 번씩은 들르게 되는
’유명 관광지‘이다. 220여 개의 상점들과 식당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서 지도가 없으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이 곳에는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띤다. 이곳 역시 유학생들이 자주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혹시 부모님이 오시는 경우나 연초에 IRS에서 tax return을
받아 공돈이 좀 생겼을 때 그 근처에 산다면 한번쯤 들러 볼만 한 장소이다. 아주 비싼 물건에서부터 만만한 물건까지 하루에 돌아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물건들이 ’내 자금 사정과는 상관없이‘ 쌓여있는 곳이다. 인기 있는 상점들은 아래 표와 같다.
이 밖에도 옷 한 벌에 세일 가격이 수백불씩 하는 고급 상점들도 있으나, 그런 장소들은 대부분의 독자의 흥미 밖이라고 생각되어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구입하고 안하고를 떠나 여러 유명회사의 물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여자들은 ‘마음의 평강’을
얻는다는 사실. 반면에 남자들은 한 두시간의 한계를 지나면서 식당 외의 다른 장소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내와 함께 이 장소를 두
번 방문했었다. 아내는 대여섯 시간을 별로 사는 것 없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했고,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장소는 아이들을 보며
있었던 K&B Toys라고 하는 장난감 가게였다.
(*) 우리들이 찍어놓는 물건에 ‘침 발라 놓는다.’ 라고 하는 것을 배웠는지, 2002년 10월에 등장한 독일산 Volkswagen 의
광고에서도 어떤 남자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차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문 손잡이에 ’침을 바르는 장면‘이 나온다.
*출처: 코리안네트워크, 글쓴이(안병기)
첫댓글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