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
냉면과 형식은 비슷하게 취했지만 완전히 내용이 다른 음식.
우선 면은 밀가루로 뽑았고 육수는 한약재 냄새도 살짝 나는게 시커무튀튀하면서
독특한 향도 나고 얼음이 꺼덩꺼덩 얼어있으며...
잘 찾아 보면 변방 허름한 곳에 진정 밀면의 숨은 무림맹주들이 있으나 타지 사람은 찾기
힘들 터이니 체인점인 가야밀면이란 간판을 찾아들면 평균 이상은 될 것임.
해장용으로 애용하던 저의 밀면 먹는 순서는...
우선 자리에 앉자마자 [거~ 아지매... 육수 한 그릇 퍼뜩 주 보소~] 살얼음 자르르 얼어있는
육수를 청해서 벌컥벌컥 마시고...
미원 향도 좀 나고 한약재 향도 좀 나서 닝닝한 맛이 도니 처음 먹는 사람은 따라하지 마세요.
밀면이 나오면, 전날 술 먹고 속이 한 번 뒤집어진 상태니 면은 못 먹고... 양념다데기 벌겋게
풀어서 살얼음 자르르 얼어있어 시원한 국물만 쪽쪽 빨아먹고 나오면 반은 해장 끝납니다.
해장용이 아닌 평시에는 비빔밀면도 애용하는데... 새콤, 매콤, 달콤이 33.3%씩 환상적으로
조화된 맛을 느껴 보세요.
어쨌든 부산에서는 [우리, 냉면 한 그릇 때리러 갈까?] 보다 [밀면 한 그릇 때리러 가자]는
말이 훨씬 더 자주 사용되고 부산tic(햐~ 누구걸 또 금방 흉내내네?) 한 점심시간의 제의입니다.
돼지국밥...
소뼈 우려낸 설렁탕, 곰탕은 많이 먹어 보았어도 우째 돼지를 가지고 국밥을 만든단 말이고? 라고
의아해 하면 이미 그 사람은 부산 미식가들로 봐서는 음식의 진미를 모르는 촌닭입니다.
돼지뼉따구를 푹 고아서-소 뼈와는 달리 뭔가 촌스러운 쿰쿰한 냄새도 나면서- 허연 육수를 내고
거기다 수육도 몇 점 삐져 넣고 밥 말아 나오면 새우젓 넣고 다데기 넣고 생부추 무친 것 잔뜩
집어넣고(정력에 좋다니 너도 나도 집어넣고... 더 달라고 해서 더 집어 넣고... 경쟁하듯이
잔뜩 집어넣고) 국밥 한 그릇 푹 떠곤, 젓가락으로 국물 속의 수육 한 점 찾아내 그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마늘 한 쪽 된장에 푹 찍어 수육위에 또 올려 놓고...
참 이슬 보다 더 시원한 C1 소주 한 잔 따라 쭉 들이키고는 정성스럽게 퍼 놓은 숟가락을 입속에
가득 넣으면..... 캬~ 조오타~
아들 놈이 거기에 맛이 들려 [아빠... 나, 돼지국밥 먹고 싶은데 여기는 왜 돼지국밥 안 팔아?]
[야 이눔아~ 그런 말 마라. 이 애비가 더 미치겠다]
부산 가면 한번들 맛 보시죠?
첫댓글 밀면, 돼지국밥, 씨락국....갱상도에서 묵어본 대중음식들 중 기억에 남는 몇 안되는 음식들입니다.
저는 부산넘인데...왜 이맛난것들이 서울에서 식당하면 다들 참패한다고들 하니 진짜 모르겟네요...지역마다 특색은 진짜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순대를 된장에 찍어먹는 것은 괜찮았는데....이것도 안 통하데요...ㅋㅋ
순대를 된장에 찍어 먹는것도 알아요? 그게 진짜 순대 먹는 방법인데...
전라도광주에서는 초장에 찍어먹습디다.